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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창작 클럽 (2) 울렌 센따루 박물관 (Museum Ullen Sentalu)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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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창작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065회 작성일 2017-09-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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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카르타>
                       울렌 센따루 박물관 (Museum Ullen Sentalu) -2   
 
 사공 경
 
- Royal Room Ratu Mas 
 
다음 방이 라뚜 마스(Ratu Mas)를 기념하는 방이다. 라뚜 마스는 족자 술탄 하믕꾸부워노 7세의 손녀인데, 1915년에 솔로 최고의 부자 술탄 빠꾸부워노 10세와 결혼해서 솔로로 간다. 그녀는 17살의 어린 신부였으며 술탄은 49살이었다. 술탄은 아이가 없어서 두 번째 결혼을 한 것이다.
 
젊었을 때 술탄은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같이 현대적으로 장식했었다. 잘 생기고 마른 체형이었는데 자기가 받은 휘장과 훈장을 모두 붙일 수 있도록 살을 찌웠다고 한다.
 
외국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왕이다.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그녀의 유산은 피부에 좋은 웰빙 음료수인 Wedang Ratu Mas(생강차 종류)를 만드는 법이다. 라뚜 마스는 모자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 대부분 프랑스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일면식도 없이 정략 결혼한 마리 앙투아네트가 생각난다.
 
 
내면의 불행을 사치로 벗어나려고 했던 그녀들. 모자를 좋아하는 그녀는 앙뚜아네트처럼 낭만적이었을 것이다. 그 모자는 나는 퍽 외로웠다고. 사랑에 목말라있다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그 모자들은 정물화처럼 놓여있다. 그녀들의 삶처럼. 왕족의 사진뿐만 아니라 전통 결혼예복도 보관되어 있다. 그 외에 순금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팔찌, 머리핀, 팔에 묶는 뱀과 같은 장식품도 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초상화를 자세히 보면 중지에 반지를 낀 사람은 없다. 신을 상징하는 중지가 완벽해서 장식품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지에 낀 반지는 살림 잘하는 여자의 상징이며 남자는 살림살이에 대한 책임을 상징한다. 결혼반지를 끼는 약지(jari manis), 엄지는 완벽함을 상징한다. 
 

- Ruang Putri Dambaan (Gusti Nurul)
 
구스띠 누룰의 사진을 보관하는 곳은‘매력적인 공주’를 뜻하는‘putri dambaan’방이다. 2002년 그녀가 81살 때 박물관에 그녀를 기념하는 전시관을 만들었다. 그곳에는 어린 시절 사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그 중의 하나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1937년, 네덜란드에서 당시 16살인 누룰이 줄리아나 비에게 결혼 선물로 춤을 추는 사진이다. 뛰어난 미모에 다재다능한 그녀는 승마와 테니스, 수영도 즐기는 현대 여성이었다.
 
누룰 공주는 다이애나 비만큼 얼굴이 예뻤다. 그러나 파파라치에게 쫓겨 다녔던 다이애나 비와 달리 매일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남학생과 왕자들이 뒤쫓아 다녔다.
 
수카르노 대통령도 청혼을 했다고 한다. 눈이 높아서 30살이 된 1951년에 솔로 망꾸느가라 왕자 야르소 (Yarso)와 결혼했다. 군인인 남편을 따라 반둥에서 살았다. 미인박명이라지만 그녀는 슬하에 7명의 자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2015년, 94세(1921년 생) 때 돌아가셨다. 한생애가 다아가도록 한 자리를 변함없이 지켜주는 박물관에서 이 소녀는 참 행복해 보인다. ‘아름답고 깊은 솔로 강의 새들은 어디로 날아가나.’를 걱정하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열망을 지켜나가는 완벽한 아름다움은 박물관에 머문다. 이 작은 공간에서 그녀의 몸짓은 뜨겁게 역사 속을 흘러가리라.
 
 

긴 복도에서 전시되어 있는 유물 Koridor Retja Landa 

Ruang Sasana Sekar Bawana로 가는 긴 복도에 힌두 상들이 전시되어 있고 복도 창 너머 안뜰 서쪽에 석가모니의 여행을 묘사하는 보로부두르 사원과 같은 큰 부조가 보인다. 그 큰 부조는 기울어져 있다. 왜냐하면 보로부두르가 세계 7 대 불가사의가 아니라고 의도적으로 왜곡한데 대한 저항의 외침이다. 
 
 
-아름다운 술탄 테라스 방 Ruang Sasana Sekar Bawana
 
자바의 특별한 행사에 관한 사진 같은 그림을 전시해 둔 전시관이다. 1989년에 다이애나 비와 찰스 왕자가 끄라톤 족자를 방문하여 술탄 하믕꾸부워노 10세 (Hamengkubuwono X)와 술탄비 헤마스(Hemas)가 그들을 맞이하는 그림이다. 현재 술탄 하믕꾸부워노 10세는 족자의 주지사직도 맡고 있다. 
 
다이애나 비는 축복을 상징하는 끌라빠 잎으로 만든 자누르 (Janur)를 목에 두르고 있다. 그림 속의 다이애나 비는 충분히 축복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데, 고독해질 시간의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갖지 못한 채 그는 파파라치에 쫓겨 1997년 저 세상으로 간다. 그림 속의 그녀는 행복해 보이는데... 참으로 아프고도 아픈 그림이다. 

그 외에 솔로의 신성한 춤인 부도요 끄따왕 (Budoyo Ketawang) 그림도 있다. 이 그림은 솔로 술탄 아궁 한야끄라꾸수마 (Agung Hanyakrakusuma) 즉위식 때 춤을 추는 장면이다. 9명 처녀가 2시간 내내 춤을 춘다. 춤추고 있는 동안 남쪽의 여왕 끼둘(Nyi Roro Kidul)여신이 와서 같이 춤을 춘다고 믿는다. 그래서 무희가 10명이 된다. 1년에 한 번 이 신성한 춤을 춘다고 한다. 자바인들의 끼둘 여신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는 장면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끼둘 여신은 초록색 옷을 입고 인도양에 가면 그녀가 데리고 간다는 전설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 춤은 끄라톤 마따람을 세운 술탄 세노파띠(Senopati)와 여신의 영혼결혼식 때부터 유래한다. 기쁨과 성스러운 향연이자 비밀문서처럼 아름답고 웅장하다. 지금도 족자와 솔로의 술탄들은 끼둘 여신에게 왕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혜를 구한다고 한다. 시공을 가로 질러서 온 무변한 신의 사랑일까. 그대 있는 곳까지 가다가 파도소리에 밀려 되돌아 온 환(幻)일까. 
 

박물관은 언제나 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은 듯한 회색 톤의 사진(그림)에는 역사에 대한 구도(求道)의 흔적이 남아 있는 듯하다. 사진 앞에 서면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변함없음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깨달음이 우리를 고해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과속 성장이 만들어낸 직선의 사고에서 탈피해 인생을 느리게 성찰하고 싶거든 이 곡선의 박물관에 가라고 말하고 싶다. 굽이 많은 강물이 더 소리치며 흘러가듯이 곡선으로 된 박물관의 외침을 들으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풍요로운 노스탤지어를 꿈꾸게 하는 사진 속에 내재되어 있는 힘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또 다른 에너지로 세상을 견디어내게 만든다. 
 

PS. 왕궁은 이스타나 Istana와 구별되게 이슬람 왕국에서 사용하는 끄라톤 Keraton)으로 왕은 힌두왕국에서 사용하는 Raja와 구별되게 술탄 Sultan, 왕비를 술탄비라고 지칭했음

사진: 울렌센따루 박물관 웹사이트
주의사항: 사진 촬영 금지 입장료: 성인 Rp 30,000 / 5-16세 Rp 15,000
외국인: 성인 Rp 50,000 / 5-16 세 Rp 30,000
월 휴관 / 화-금 8:30~16:00 / 토-일 8:30~17:00 
Jl. Boyong KM 25, Kaliurang Barat, Sleman, Yogyakarta 0274-895161 Website: ullensentalu.com 
 
 
* 이 글은 '데일리 인도네시아'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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