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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창작 클럽 (213) 한-인니 수교 50주년을 맞는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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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창작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681회 작성일 2023-05-0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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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 수교 50주년을 맞는 소회 


이강현 (재인도네시아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인도네시아 인문창작클럽 회장)

  

2023년은 나의 조국 대한민국과 내가 반평생을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1949년 12월 대한민국은 인도네시아 공화국을 승인했고 1966년 8월에 영사 관계를 수립했다. 그 해 12월 주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개설되었고 1973년 9월 대사급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그때로부터 50주년이 되는 해가 바로 2023년인 것이다.


양국이 수교를 맺고 반세기를 함께 지나왔다는 것은 매우 의미 깊은 일이다.


이에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올해 한-인니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양국에서 각종 문화, 학술 행사 교류 등 다양한 기념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 한-인니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발효를 시작으로 9월에 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과 매경·코리아 헤럴드 등 민간 부문의 국제세미나 및 대규모 K-POP 콘서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정치,외교, 군사,방산, 경제, 문화·예술, 체육 분야 등에서 약 40여 건의 다양한 행사가 양국에서 연간 개최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주요 행사들을 추진할 ‘민관실행위원회’가 지난 1월 30일에 출범했고, 주인도네시아 대사 및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장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인 내가 공동위원장직을 맡게 되었다. 또한 학술·정무, 경제, 문화·관광·예술, 홍보 분과위원 등 민관 40여 명이 함께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밧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최대 보유국으로 세계 매장량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전기차 분야 공급망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주석(2위) ,금(5위) ,보크사이트(6위) ,석탄(7위) 등 방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원자재 부국이자 2억 7천만 명 인구를 가진 아세안 최대 경제 시장으로서 현재 전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국가임에 틀림없다. 


또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지난 1월 1일자로 발효된 한-인도네시아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를 통해 인도네시아 수출 시 품목별로 무관세 또는 관세 감축 혜택은 물론 그동안 미개방 됐던 온라인 게임 및 문화 콘텐츠, 유통 서비스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런 기류는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동반 관계를 중시하던 대한민국에 오히려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전년 대비 약 45% 급증하면서 전체 투자액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처럼 인도네시아 내 투자가 급증한 것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원자재 관련 다운스트림(downstream)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지난 11월 G20 의장국으로서 발리에서 열린 B20 및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뤄내며 인도네시아는 국제 사회에 존재감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 


따라서 그동안 인도네시아의 시장 잠재성과 미래의 가치를 보고 엄청난 지원과 인프라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일본과 중국 이외에도 최근에는 미국,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이 인도네시아에 한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정부 차원의 특별한 경제적 지원없이 실리만을 추구하는 외교 정책을 펼쳐온 것이 사실이다. 한마디로 주는 것보다는 가져 가는 것에 몰두한 것 같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민간 기업들도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수출 전초 기지화와 장기적인 플랜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것에 급급하다 보니 그야말로 치고 빠지는 식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아직도 동남아 국가와 국민을 무시하는 우월 의식이 만연하다. 


특히 이 나라를 지탱하는 국민적 이슬람 정서에 대한 이해가 몹시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최근 선택이 다양해진 인도네시아 측에서 느끼는 우방국 순위에서 대한민국은 점점 더 멀어져 질 수도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한-인니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현 시점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냉정히 짚어보자면, 인도네시아는 '떠오르는 해'로 국제 사회에서 각광 받는 현 시점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그동안의 서로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자원 외교의 파트너가 될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에 무한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타 국가들과 경쟁의 위기 속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두 나라의 외교 관계를 경축하고 우의를 다지는 여러 행사들로 일 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선진성과 경제적 무한 가치를 바르게 알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교 및 경제 측면에서도 대한민국이 이 나라에서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줄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새로운 마인드로 인도네시아를 바라보아야 한다. 문화적으로도 일방적인 K 컬처 확대가 아니라 쌍방 간에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여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반평생 이상을 보냈고 종교도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인도네시아 여성과 결혼해 살고 있다. 내 아내는 나와 결혼 후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해서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고 매년 겨울이면 구순이 넘은 나의 아버지를 인도네시아에서 모시는 며느리로 살고 있다. 


나의 세 아들은 양국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두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숙명적인 양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교민들도 이 나라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로 인도네시아 국민의 밝은 미소와 순수한 마음을 이야기하곤 한다. 


나 역시 인도네시아의 경제적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이 나라 국민들의 아름다운 미소와 따뜻한 마음까지 대한민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읽고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더 큰 가치를 일구어내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한-인니 수교 50주년은 누구보다 반갑고 값진 의미로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또 다시 60주년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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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현 재인도네시아 KOCHAM 회장(왼쪽)과 까으 끔 후은(Kao Kim Hourn) 신임 아세안사무총장 / 대한상공회의소와 주아세안 대한민국대표부와 공동으로 주관한 '아세안 사무총장과 아세안 한인상공인연합회와의 대화' 행사에서/2023.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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