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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 문화 연구원 하리 다르소노와 함께 한 뮤지컬 하이티 자선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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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기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6,187회 작성일 2017-09-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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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리 다르소노와 함께 한 뮤지컬 하이티 자선 파티
                                                           
                                                                                 박송숙 (가정주부)
 
한*인니 문화원의 공지로 알게 된 파티, 실은 이 행사 이전에는 '하리 다르소노'의 영향력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공부를 조금 해보니 이분은 인도네시아의 패션 디자인, 음악, 미술 분야에서 천재 예술가라고 평가되는 인물인데, 어린 시절에는 ADHD로 인한 파괴적인 성격 때문에 학교를 6번이나 옮겨야 했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아트와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그 과정 역시 순탄하지는 않았으며, 음악, 미술 치료를 통해 ADHD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난관을 극복하고, 영국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여, 마침내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도네시아로 돌아와 패션과 디자인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많은 부를 축적한 기념비적인 인물이었다. 현재는 해리 박물관과 재단을 설립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는, 이 시대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인물이었다.
 
파티 당일(행사 시간이 오후 2시 30분), 아이 하교 픽업을 남편에게 부탁했는데, 다행히 남편 일정이 가능해서 그날의 환상적인 경험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자카르타로 온 뒤, 전업 주부 주인을 만난 탓에 밖으로 나올 기회가 없었던 격식 있는 드레스가 오랫만에 햇빛을 보았고(미안하다, 드레스야), 평소보다 진한 메이크업으로 변장을 하고(아이쿠야, 누구신지), 지인들과 함께 파티 장소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그날의 주인공 하리 다르소노 박사가 직접 참석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면식 한번 없었지만, 그는 입구에 서서 친절하게 참석자 개인 의상에 어울리는 모자를 하나씩 씌워 주었다. 순간, 그날의 주인공이 하리 선생님이 아니라, 바로 나인 듯한 황홀한 착각에 빠졌다. 그날 내가 쓴 모자(파티 후 반납)는 영국 왕실 부인들이 공식 행사에서 착용하는 화려하고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이티 파티라 함은 애프터 눈 파티보다는 좀 무거운, 디너파티보다는 좀 가벼운 다과모임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김에 유래를 찾아보니, 원래 하이티는 영국 노동자들이 오후 5~7시 사이에 먹던 간단한 저녁 식사를 의미했는데, 일을 마치고 이른 저녁을 먹는다하여 High Tea라고 불렸다고 한다. 여기서, High는 '높은'이 아니라 '이른'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1600년 후반, 당시 영국 국왕 찰스 2세에게 시집 온 포르투갈 공주 캐서린이 처음 도입한 '출출할 때 티를 곁들인 다과'의 의미였는데, 19세기경 영국 귀족 부인들이 꽃과 보석으로 테이블을 장식하기 시작하면서, 테이블에 자리가 부족해 접시를 높게 쌓아 올이기 시작했던 것이 지금의 High Tea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이런 '하이티'에 '뮤지컬'이 붙은 파티 타이틀에 의하면, 풍성한 다과와 함께 유명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를 옴니버스 식으로 공연하나? 라고 혼자 짐작했던 나의 상상은 따로 무대가 없는 파티장소을 보고 사라졌다. 너무 큰 것을 기대 했나 조금 아쉬웠지만, 그랜드 피아노가 한대 놓여 있었기에, 일단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해당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에, 여유 있게 자유로운(그러나, 어색한!) 포즈를 취하며, 지인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평소 입을 기회가 없는 칵테일 드레스와 모자 덕분에 기분이 훨훨 날았는데, 때마침 서빙된 된 다과는 내 마음에 뜬구름을 더하기 충분했다. 먹는 것이 아까웠던 폼 나게 장식된 다과들.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입에 넣으니 혀끝에서 살살 녹던 파스텔 톤의 마카롱, 허기를 달래주던 핑거푸드들은 공연 무대가 없는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부드러운 커피와 향기로운 티까지.. 파티 장소 아야나 호텔의 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호텔 문화 가성비 최고의 도시는 방콕이라고 믿던, 나의 10년 넘게 지속된 편견이 금가는 순간이었다.
 
따뜻한 담소와 달콤한 다과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소개를 맡은 분이 하리 다르소노 박사를 그랜드 피아노 앞으로 모셨다. 하리 다르소노 박사가 직접 소개한 오늘 행사의 취지는, 소정의 참가비(15만루피아/1인)와 자선 경매 대금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주 아닌가! 그 순간 나는, 하리 다르소노 선생님의 까치집 헤어스타일은 셀러브리티의 유행을 앞서가는 헤어로, 더 나이들어 보인다고 오해했던 둥근테가 귀여운 해리포터의 안경으로, 그의 작은 키는 작은 무대를 압도하는 거인의 키로 둔갑하는 환상적인 마술을 경험했다. 아무렴 어떤가, 오늘을 충실하게 즐겨보자.
 
하리 다르소노 박사의 피아노 연주, 친구 음악가의 플루트 및 색소폰 3중주와 함께 얼굴이 주먹만한 미녀 가수 및 어깨 넓은 남가수의 등장은 파티 분위기를 클라이맥스로 올릴 준비가 된 것을 암시했다. 
 
 
몇 곡의 연주와 노래가 지속되며,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마침내 최고의 하이라이트 곡이 진행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All I ask of You' 남녀 듀엣 공연이었다. 이곡은 한국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감명 깊게 내게 향기롭게 추억되는 멜로디인데, 크리스티나와 라울이 달콤한 사랑의 밀어를 주고받는 사이, 곡을 주고 목소리 주며 물심양면 지원한(?) 크리스티나에게 느낀 배신감을 아프게 노래하고 있는 팬텀의 처절함이 묘하게 어우러진 곡이다. 그랜드 피아노 옆 좁은 공간에 마련된 소박한 무대였으나,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내 아름다운 추억을 소환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리 다르소노 박사가 직접 디자인한 실크 숄(앞뒤 좌우가 같은 작품이 단 하나도 없었다)와 유화 그림, 아야나 호텔 스위트룸 숙박권 등의 물품이 자선 판매되었다. 아마도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마음도 얼굴도 아름다운 부인들이 기꺼이 구매했으리라!
 
자선 판매를 마치고, 하리 박사가 흥겹게 피아노를 연주하며,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시간은 우리의 뜨거웠던 분위기를 부드럽게 식히고 있었다. 나는 그 혼란한 틈에 피아노 연주중인 박사님 옆에 앉아 사진을 찍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양해 없는 내 행동을 무례하게 느끼시지는 않았을까 살짝 걱정해 본다. 박사님, 죄송합니다!
 
귀가하는 차안에서 지인들과 방금 전의 열기를 곱씹으며, 즐거운 경험담을 공유하는 시간이 빠질 수 없지 않은가. 1시간 넘게 길 위에 서 있게 만든 자카르타의 퇴근 차량 행렬조차 우리를 즐겁게 했다면 누가 믿을까.
 
이미 어두워진 후에야 집에 도착한 나는 행복한 추억을 가득안고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날따라 남편과 아이가 어찌나 예뻐 보이던지! 후후. 
색다른 기회를 주신 한*인니문화연구원 사공경 원장님, 고맙습니다!!
여보, 아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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