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문화 연구원 [제14회 인도네시아이야기 일반부 대상] 까시 이야기/ Kisah Kassi / 조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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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인도네시아이야기 일반부 대상- 주인도네시아대한민국 대사상
[소설] 까시 이야기/Kisah Kassi
조은아 (주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얀띠는 생일 선물을 사러 가자고 했다. 내 생일은 일주일 후였다. “내일까지 사야 돼. Pilih aja.” 뭐냐고 물어도 가보면 안다며 나를 재촉했다. 까까는 작년에 머리띠를 선물했다. 그전에도 줬다는데 내가 기억하는 건 그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얀띠는 어릴 땐 아무것도 해줄 필요가 없다며 할머니 말을 흉내 내곤 했다. 나를 나은 건 엄마지만 나를 키우는 건 얀띠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얀띠와 나는 서로의 말을 자주 썼다. 할머니는 내가 인니어 쓰는 것보다 얀띠가 한국어 하는 걸 더 신기해했다.
나는 얀띠 손에 이끌려 아파트 지하로 연결된 몰로 향했다. 급히 교복을 갈아입느라 맺혔던 땀이 몰에 들어서자 사르르 증발했다. 나는 얀띠 손에 들린 지갑을 보았다. 엄마가 잘 안 쓴다며 준 핑크색 뱀 가죽 지갑이었다. 올해는 초등학생이 된 해라 특별한 선물을 주겠다고 얀띠는 한 달 전부터 말해왔다. 월급이 얼만지는 모르지만 한 번씩 시골 동생들한테 보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몰은 사람들로 붐볐다. 특별한 행사 때면 항상 그랬다. 유아용품 행사 때는 아기랑 젊은 부모가, 캐릭터 행사 때는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만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얀띠는 내 손을 잡고 행사장 쪽으로 비집고 갔다. “와-” 그곳은 마치 밀림 같았다. 또 사막 같기도 했다. 작은 동물원처럼 별의별 동물들이 부스에 있었다. 등이 뾰족한 사막 거북. 손바닥만 한 햄스터. 자세히 봐야 하는 애기 카멜레온. 징그럽게 변한 어른 카멜레온. 엄마 손가락 정도의 작은 뱀. 나보다 훨씬 긴 대왕 뱀. 인형인 척하는 부엉이. Salak 같은 피부에 갈라진 혀를 가진 도마뱀 등. 개와 고양이가 아닌 신기한 동물이 가득했다.
얀띠는 동그래진 나를 쳐다보았다. “다정, Mau apa?” 나는 곧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다 신기했고 갖고 싶은 게 많았다. 얀띠는 천천히 보고 뭘 사고 싶은 지 알려달라고 했다. 나는 매장에 적힌 숫자로 가격을 알 수 있었다. 구경은 뭐든 되지만 살 수 있는 건 그렇지 않다는 거쯤은 알만한 나이가 됐다. 얀띠 지갑에 얼마가 들었느냐에 따라 내가 사야 할 게 결정된다는 것도.
“까까. 얼마 있어?” 나는 선택의 폭을 좁히기 위해 금액을 확인하고 싶었다. “Yang seperti itu nya mahal sakali.” 나는 조명 아래 바위처럼 엎드려 있는 사막 거북을 가리키며 말했다. 작은 것도 내 머리통보다 컸고 제일 큰 놈은 할머니 엉덩이보다 더 컸다. 펜스에 걸린 나무판에는 작은 게 1 juta, 큰 건 3 juta 라고 쓰여 있었다. 얀띠는 좀 놀란 눈치였다. 얀띠가 지갑을 열었고 나는 까치발을 하고 핑크 지갑을 들여다보았다. 십만 루피 지폐가 대략 다섯 장, 오만 루피와 이만 루피 지폐도 몇 장씩 보였다. “근데 나 거북이 싫어해. 저기가 보자.” 이번엔 내가 얀띠 손을 끌고 다른 부스로 향했다.
***
“오자마자 또 데리고 나갔어. 몰러, 뭘 사주신대.” 딸에게 딸의 따님 동선을 보고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정의 방에는 급히 벗어 던진 교복이 구겨져 있었다. 얀띠는 지난주부터 다정의 생일을 기다렸다. 선물 사주겠다는 사람이 받을 사람보다 더 목을 빼고 있었다. 여기 애들이 원래 그런지 얀띠가 유난스러운 건지, 하여간 나는 얀띠가 신기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봐서 그런가 얀띠는 다정을 제 핏줄처럼 대했다. 제 자식인 양. 제 동생인 양. 제 자식도 동생도 심지어 제 나라 사람도 아닌 아이한테 그랬다.
남편 없이 키운 딸년은 성격이 똑 나 같았다. 나처럼 생각보다 말이 먼저였고 그 말들은 죄다 가시투성이였다. 억척스럽고 무식해 뵈는 엄마를 정아는 참 싫어했다. 싫은 티를 감추지 않는 딸년에게 나도 입만 열면 욕부터 뱉었다. 어떻게든 내게서 빨리 벗어나려는 딸에게 나는 제발 그러라고 했다. 알아서 혹이 떨어져 주면 나는 땡큐라고 했다. 대학 입학 후 정아는 그토록 원하던 자취를 시작했다. 설이나 추석처럼 시급을 더 쳐주는 연휴에는 어김없이 알바를 더했다. 하도 연락이 없어 죽었나 싶을 때 귀신같이 한번 들렀다. 그렇게 일 년에 한 번 정도 얼굴을 보고 살았다. 악착같은 것도 닮았는지 취업하기 힘들다는 시대에 졸업하자마자 회사에 들어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자 그나마 오던 걸음도 하지 않았다. 남의 돈 뺏는 고됨을 배우겠거니, 기대는 내 속 제일 구석진 곳에 처박고 살았다.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정아 곁에 한 놈이 서 있었다. 한눈에 알아봤다. 내 딸 힘들게 할 위인이라는 걸. 고집 세 보이는 눈매와 실눈처럼 얇은 입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제껏 먹은 나이가 허튼 거 투성이지만 사람 가리는 눈썰미는 자신 있었다. 다른 놈은 없었냐. 생각만 하려던 게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둘은 좋지 않은 표정을 한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남자 보는 눈도 나를 닮았나. 그 말은 승용차가 연기를 뿜고 출발한 후에 나왔다. 그래도 일말의 기대를 해보았다. 나를 닮았어도 에미보다 더 배웠으니 낫지 않을까. 그러길 바랐다.
엄마에게서 그렇게 탈출하고 싶었던 딸년은 결혼하자마자 아예 나라를 떴다. 비행기로 일곱 시간 날아가는 더운 나라로 간다고 했다. 끼고 살던 자식이 아니어선지 별 실감도 나지 않았다. 지긋지긋해 하던 나라를 떠나 딸년이라도 원대로 잘 먹고 잘살기를 바랬다. 그건 진심이었다. 적도에 도착했다는 첫 소식 이후 이년 반 만에 정아에게 연락이 왔다. 와달라고 했다. 비행기 표 보내줄 테니 와줄 수 있겠냐고. 몇 년 만에 들은 딸애 목소리가 생소했다. 콕콕 가슴을 찌르던 투가 아니었다. 낮았고 지친 목소리였다. 짐 쌀 때 뭘 넣어가냐 물었다. 어려서 잘 먹던 자반 고등어가 갑자기 떠올라서였다. 나 입을 여름옷이나 챙겨오라던 정아는 전화를 끊기 전 망설이던 말을 뱉었다. 애기 옷이나 좀 사 오던지. 여자 아기라고 했다. 얼마 전 돌이 지났다고 했다. 이름은 다정이라고 했다. 혹 뗀 줄 알았더니 하나가 더 생겼네. 뇌를 거치지 않은 말이 또 튀어나왔지만 전화를 끊은 뒤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정이 작은 플라스틱 어항을 보물단지처럼 안고 돌아온 건 거의 두 시간 만이었다. 다정은 찢어지게 웃고 있었다. 문도 열어주고 다정이 벗은 신발도 정리한 얀띠 역시 비슷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오늘 안 오는 줄 알았네.” 보던 드라마가 끝나 리모컨으로 미우새를 틀던 참이었다.
“할머니, 까까가 생일 선물 사줬어.” 다정은 플라스틱 어항을 내보이며 말했다. 오늘의 게스트는 이찬원이었다. 나는 미스터 트롯때도 막걸리 영탁보다 귀염 상인 이찬원을 응원했다. “까까 일만 더 생겼네. 물 갈아 댈래면.” “물 안 갈아도 돼.” 나는 그제야 이찬원에게 시선을 떼고 다정을 돌아보았다. “봐봐. 비어디 드래곤. 귀엽지?” 별사탕 같은 다정의 눈동자를 마주한 뒤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물고기가 아닌 것이 그 안에 들어있었다.
“아이고 이게 뭐야. 뱀 새끼야?” 나는 기겁했고 다정은 짓궂게 웃었다. 저만치 있던 얀띠도 비슷하게 따라 웃으며 쪼르르 부엌으로 들어갔다. “뱀 새끼 아니고 도마뱀. 비 어 디 드 래 곤.” 다정은 나를 가르치듯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 내 딸이 낳은 딸은 내 딸처럼 따갑지는 않았지만 엉뚱하고 발칙했다. 정아에게는 없던 제 편이 있어서일까. 그림자처럼 저를 따르고 챙기는 얀띠 덕분인지 내 딸 키울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정에게 발견하고 있었다. 찢어지게 웃는 미소라던가. 밉지 않은 버르장머리라던가. “하여간 이상한 나라야. 희한한 걸 다 팔구.” 나는 손톱만 한 얼굴에 가느다란 꼬리를 단 그것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
나는 작년 연말부터 털이 없는 애완동물을 검색했다. 귀여운 동생을 바라지만 아빠가 없어서 불가능하니까. 강아지나 고양이를 갖고 싶은데 엄마는 내게 알러지 비염이라는 병이 있다고 했다. 알러지랑 비염이 있어도 키울 수 있는 동물에 파충류가 있었다. 손가락에 감길만한 작은 뱀을 찾아 보여줬을 때 할머니는 입을 떡 벌렸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얀띠만 날 보고 웃어줬다. 아마 까까는 그때부터 고민했는지 모른다.
고민한 결과를 사 들고 우리는 날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할머니는 퇴근한 엄마를 보며 계속 투덜거렸고 까까는 죄진 것처럼 할머니를 피했다. 가방을 든 채 우뚝 선 엄마 앞에 나는 플라스틱 통을 내보였다. “할머니는 선물도 안 줬으면서.” 조그맣게 말했는데도 할머니는 티비를 보며 내 말을 들었다. “내가 누구 땜에 더운 데서 고생인데, 니가 할미한테 선물을 줘야지.” 엄마는 피곤한 얼굴로 할머니를 쳐다봤다. 할머니는 뱀 새끼 어쩌고 계속 궁시렁거렸지만 목소리는 작아졌다.
엄마는 할머니만큼 말을 많이 안 하지만 우리 집에서 제일 무섭다. 사실 할머니도 엄마를 무서워한다. 티를 안 내려고 하지만 이제 나도 아는 게 많아졌다. 할머니는 항상 엄마를 보지 않고 중얼거리고 엄마는 할머니를 똑바로 보면서 말한다. 약한 사람은 센 사람을 못 쳐다보는 거라고 얀띠가 그랬다. 착한 까까는 그걸 알면서도 그렇다고 할머니를 무시하지 않는다. 우리는 둘 다 엄마 말을 잘 듣는다.
착한 우리, 나랑 까까는 귀여운 비어디를 보여주며 엄마에게 설명했다. 호주에 사는 이 도마뱀은 목 주위 가시 같은 비늘이 턱수염처럼 보여서 비어디드 드래곤이라고 불리지만 순전히 생긴 것 땜에 붙여진 이름이고 실제로는 평화롭고 온순한, 그래서 애완 파충류로 많이 키우는 동물이라고.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이 해츨링은 절대 뱀 새끼가 아니라고. 엄마는 생전 처음 보는 생명체를 신기하게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역시 욕하던 할머니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게 얼마야?” 엄마는 얀띠에게 물었다. 우리는 오십만 루피나 주고 샀다는 걸 할머니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얀띠는 엄마에게 거의 귓속말처럼 말했고 할머니는 들고 있던 리모컨으로 슬그머니 티비 소리를 줄였다. 다행히 듣지는 못한 것 같았다. “으이그.. 얼마든 간에 저런 걸 돈 받고 파는 놈이나 사는 놈이나..” 할머니는 다시 티비 소리를 키우며 계속 으이그 으이그 했다. 엄마는 신경 안 쓰게 하라고 나와 까까에게, 특히 까까에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너무 신났지만 크게 소리 지르지는 않았다.
저녁을 먹은 후 나는 모아둔 용돈을 꺼내 보았다. 사실 얀띠 돈은 좀 부족했다. 비어디를 키우려면 꼭 사야 하는 것들, 사막같이 만들어 줄 모래와 전구가 필요한데 그것까지 사지는 못했다. 나머지는 내 돈으로 사기로 하고 돌아온 거였다. 얀띠는 선물을 사줬으면서도 미안하다고 했다. 내 용돈을 쓰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세상에 얀띠보다 착한 사람이 있을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까까만큼 착한 사람은 못 봤다. 할머니가 까까 반만 닮아도 좋을 텐데. 자려는데 엄마가 들어와 선물을 건넸다. “엄마도 미리 줄게. 한국에서 유행하는 거래.” 종이가방에는 아이브 굿즈가 들어있었다. “와.. 감사합니다..” 나는 엄마에게 좋아하는 척했다.
그게 뭔지, 한국 애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인터넷으로 알고 있었다. 근데, 사실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 애는 나뿐이니까. 학교 친구들한테 아이브는 한국 애들만큼은 아니었다. 엄마가 나간 후 나는 불을 끈 채 탭을 켜보았다. 역시 짱 비쌌다. 예쁘긴 한데 조금 아까웠다. 그 돈이면 모래도 전구도 더 좋은 집도 살 수 있었다.
인터넷은 검색하면 거의 다 알려주긴 하지만 모르는 것도 있다. 나는 아직 아빠 얼굴을 찾지 못했다. 엄마는 아빠가 한국에 있다고 했다. 죽은 건 아니라고. 그냥 우리와 같이 살지 않는 거라고. 계속 그럴 거라고도 했다. 엄마는 이름도 얼굴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아빠를 찾지는 못했지만 이혼을 알게 됐다. 이혼을 찾고 알게 된 게 또 있었다. 이혼하면 아빠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엄마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거였다. 아빠가 없는 게 좋진 않지만, 엄마가 없는 건 더 싫을 것 같았다. 아빠가 있으면 한국에 살아야 할 거고 그럼 까까도 없을 테니까. 나는 엄마랑 까까랑 사는 게 좋다. 할머니는.. 그렇게 좋진 않지만 엄청 싫지는 않다. 나는 이혼한 사람들 사진을 많이 찾아봤다. 아무리 봐도 엄마는 없었다. 그래서 결국 아빠도 찾지 못했다. 어쩌면 엄마 아빠는 이혼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 인터넷에서 찾아야 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파충류 키우기. 비어디 먹이. 비어디 집.. 찾아볼 게 너무 많아졌다. 나는 탭을 끄고 이불을 덮고 내일 살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기억했다.
***
다정이 사 온 징그러운 도마뱀 새끼는 하루가 다르게 몸이 커졌다. 그때마다 작아진 옷을 벗어제끼듯 몸피를 떨궜다. 허옇게 들뜬 껍질을 덜렁덜렁 달고 있을 땐 더, 더 징그러웠다. 다정은 인터넷에서 봤다며 각질처럼 일어난 몸피를 절대 일부러 떼지 않았다. 보기 싫어 몇 번이나 떼려고 할 때마다 같은 편인 얀띠가 귀신같이 나타나 말렸다. 어려서 선입견이 없는 건지 애가 특이한 건지, 다정은 그 모습도 귀엽다고 난리였다. 껍질이 떨어질 때마다 그놈은 오렌지색으로 진해졌다. 작을 땐 잘 보이지 않던 얼굴 테두리 가시도 점점 커졌다. 다정은 그것에게 까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얀띠가 주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놈의 특징인 가시 때문이라고도 했다. 제 에미를 닮아선지 말하는 게 똑똑했다. 인터넷 때문에 요즘 애들이 죄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정아에게 들으니 호주 사막에 사는 걸 밀매로 인니에 들여오는 모양이었다. 우리나라 개 농장처럼 교배시켜 알을 낳게 하고 부화시킨 새끼들을 판다고 했다. 그러니까 까시 놈도 호주가 아니라 생뚱맞게 적도에서 태어난 놈이었다. 그런 걸 애지중지하는 다정을 보니 비슷한 처지라 끌리는가 싶었다. 저도 생뚱맞게 여기서 태어난 새끼니까. 저도 까시 같다는 걸 다정은 알기나 할는지.
연락을 받고 이곳에 왔을 땐 이미 이혼을 마친 후였다. 정아는 그닥 사랑의 감정으로 결혼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그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한 사람이었고 결혼하면 사랑이든 우정이든 아무 감정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했다고. 내 꼴을 보고도 결혼이란 걸 하겠다 할 때부터 불안했다. 정아는 하나의 생활 방식쯤으로 결혼을 선택했다. 그래서 아이가 빨리 생긴 건 좀 당황스러웠다. 애가 잘 들어서는 체질인 건 예상 못 한 사실이어서 저도 놀랐고 그놈도 놀랐다고. 그놈이 놀란 이유는, 하지만 정아와는 달랐다. 어느 시점부터 그놈은 외도라는 짓을 하고 있었다. 개인 기사를 쓰고 개인차를 사용하는 이곳에서 외도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라는 걸 정아는 뒤늦게 알게 됐다.
얀띠는 그놈의 회사 기사 소개로 시골에서 올라왔다. 기사의 먼 친척뻘 되는 사이라고 했다. 순진하고 착한 얀띠는 타지에서 임신과 출산을 한 정아를 정성껏 도왔다. 살갑진 않아도 잔소리 없고 현지인을 무시하지 않는 정아를 기사와 얀띠는 좋게 본 모양이었다. 독박육아 중이던 정아에게 그들은 고민 끝에 그놈이 하는 짓을 알려주었다. 썩을 놈은 아파트 근처에 싸구려 주택까지 얻은 상태였다. 바람피우는 놈을 태워다주고 태워오던 기사는 정아를 볼 때마다 양심이 찔렸다고 했다. 정아는 곧장 이혼을 요구했다. 여기 법으로 이혼하고 한국에 신고했다. 이혼녀가 된 정아는 갓난애를 안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또 한국인 얼굴에 먹칠하는 그놈을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회사와 교민 사회에 까발리겠다는 정아의 날 선 협박에 그놈은 집을 주고 떠났고 정아는 젖을 떼고 현지 한국 회사에 취직했다.
가까스로 정신 줄 부여잡고 일련의 사건을 끝낸 후에야 정아는 고아 아닌 제게도 피붙이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 원수 같던 엄마가 그제야 생각났다. 팔자도 유전인가 싶었다고 했다. 엄마 탓 같기만 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는데 제 깜냥은 작더라나. 어린 다정은 거의 종일 얀띠 손에서 크고 있었다. 작고 왜소한 얀띠도 고작 열여덟 어린 애였다. 시골 동생들도 제가 다 키웠다지만 우리 식은 아니었다.
다정은 자라며 나와 얀띠 언어를 헷갈리지 않고 똘똘하게 구별했다. 학교 들어갈 때가 되니 아는 것도 나보다 많았다. “할머니. 까시 고향은 나무가 많지 않대. 바람이 너무 건조해서 초원이 되지 않은 평야래. 까시랑 엄마가 거기서 태어난 거래.” 까시 농장 얘기를 해주려다 진지한 별사탕 눈을 보고 그냥 삼켰다.
“여기처럼 햇볕이 엄청 쎄고 까시처럼 흙이 오렌지색이래. 코베니 아카시아랑 유칼립투스같이 잎이 작은 나무들만 살 수 있대. 따뜻한 바위에서 까시 아빠가 까시 엄마한테 이렇게 청혼하고 결혼했대. 거기가 바로 사바나야.” 다정은 고개를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요상한 자세를 흉내 냈다. 엉뚱방뚱한 가시나는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얘기를 까시한테 들었다며 뻥도 쳤다. 드라마 대사 마냥 니 딸은 내 딸보다 위인 듯싶었다.
***
오늘 까시 몸길이는 28센티였다. 처음 집이었던 플라스틱 통은 이제 까시보다 작아졌다. 그동안 귀염둥이는 쑥쑥 자랐다. 생각보다 편식했는데 야채는 남겼고 밀웜은 주는 대로 계속 먹었다. 호박이나 시금치, 청경채에 칼슘 가루를 뿌려 주면 입에 하얀 가루를 묻혀가며 앙앙 먹었다.
엄마와 나는 주말마다 밀웜을 사러 갔다. 그곳은 깨끗한 동네가 아니었는데 동네 꼬마들도 거의 맨발로 돌아다녔고 닭도 막 돌아다녔다. 첫날 밀웜 든 봉지를 들고나오다 닭한테 공격당한 후로 엄마는 차를 대고 창문만 내린 채 사고 있었다. 밀웜을 처음 사 갔을 때 할머니는 까시를 봤을 때만큼 소리를 질렀다. 징그러운 게 지 같은 것만 먹는다며 할머니는 종일 으이그 했다. 영양가 높은 단백질을 먹고 까시는 며칠에 한 번씩 탈피하며 잘도 컸다.
나랑 얀띠는 탈피 기간에 더 자주 까시 집을 들여다보았다. 떨어져나온 조각을 할머니 잔소리 전에 얼른얼른 치워주었다. 면적이 넓은 몸통이나 꼬리는 일주일 정도 걸렸지만 앙증맞은 손가락 발가락은 이삼일이면 깨끗해졌다. 탈피 기간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온욕이었다. 평소에도 한 번씩 해줬는데 탈피 때는 더 자주 시켰다. 따뜻한 물에 얼굴만 나올 정도로 담가주면 까시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까시는 온욕이 좋다고 했다. 원래도 조용한 까시는 온욕할 때는 더 조용해졌다. 끝나면 춥지 않게 수건으로 감싸 열등과 UVB 등이 켜진 따뜻한 집으로 옮겨줬다. 그리고 탈피하느라 고생하는 까시에게 특별 간식 칼슘 가루 뿌린 밀웜을 줬다. 할머니는 거실 소파에 앉아 그 과정을 지켜보고 으이그 하셨다. 이찬원 나오는 티비는 안 보고 우리를 더 많이 쳐다봤다. 까시가 밀웜을 먹을 때는 리모컨을 든 채 다가와 내려다보았다. 징그럽다며 왜 자꾸 들여다보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까시의 돌기는 탈피할수록 진짜 가시 같아졌다. 사실 만져보면 하나도 따갑지 않고 말랑말랑하지만, 순둥이 까시를 보호하기 위해 무서운 가시 역할을 해야 했다. 멋진 가시로 변해가는 게 나는 뿌듯했다. 얀띠가 그러는데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할머니도 까시의 가시를 만져본다고 했다. 처음보다 더 자주 까시 집 앞에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는데 얀띠가 나타나면 휙 돌아서거나 빨래 널었냐, 지금이 몇 시냐 괜히 물어본다고 했다. 그러고 자리를 뜬 뒤에 보면 일광욕 중인 까시 몸에 이불이 덮여있다나. 얀띠는 할머니도 사실 까시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근데 나는 잘 모르겠다. 좋아하면 예쁘다 해줘야지. 으이그 말고. 근데 다행히 까시를 때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어보니 그렇지 않다고 했다. 까시가 너무 착해서 그렇게 말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어느 주말 엄마와 까시 밥을 사러 가는데 할머니가 따라나섰다. 엄마는 도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할머니는 알았어 알았어 했고 덩달아 얀띠까지 처음 온 가족이 외출했다. 그곳은 할머니가 잔소리할 것투성이라 우리는 좀 걱정이었다. 차를 세우고 밀웜을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는 맨발 애들과 닭들을 쳐다봤다. 할머니는 아이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홍홍 웃기도 했다. 엄마랑 한 약속 때문인지 걱정한 잔소리는 없었다.
밀웜을 받고 돈을 건네는 사이 할머니가 불쑥 주인에게 물었다. “저게 귀뚜라미여?” 당연히 주인도 얀띠도 알아듣지 못했고 엄마가 인터넷을 검색해 물어보았다. 까시의 특식 귀뚜라미는 그렇게 할머니 덕에 사 올 수 있었다. 집에 가져온 귀뚜라미는 깊숙한 통에 잘 넣었다. 하지만 봉지 밖으로 튀어나온 귀뚜라미를 아무도 잡을 수가 없었다. 밀웜은 무섭지 않은데 톡톡 튀는 귀뚜라미는 좀 무서웠다. 까시를 사랑하지만 나도 얀띠도, 당연히 엄마도 손으로 귀뚜라미를 잡지 못했다. 소리만 지르는 우리를 보며 할머니는 쯔쯔했다. “손톱만 한 거 놓고.. 얘들이 무섭지 니들이 왜 무섭냐.”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쑥- 손을 오므려 쥐었다가 옆에 있는 까시 집에 넣어주었다. “와-” 할머니한테 놀란 건 살면서 처음이었다. 신기한 건 까시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아는 먹이라는 듯 톡톡 튀는 그것을 능숙하게 잡아먹었다.
날이 갈수록 까시의 오렌지빛은 더 진해졌고 무늬도 점점 예뻐졌다. 우리는 까시 집을 두 번이나 바꿔줬는데 마지막 집을 주문할 때는 할머니도 돈을 보탰다. 우리는 두 번째로 할머니한테 놀랐다. 얀띠 말처럼 어쩔 수 없이 할머니도 까시 귀여움에 반한 것 같았다. 정말로 할머니는 더 자주 까시에게 다가갔고 안 좋아하는 척하느라 혼자 계속 잔소리를 한다고 얀띠가 알려주었다. 얀띠는 할머니가 혼자 떠드는 말은 못 알아듣겠다고 했다. 솔직히 나도 어떨 때는 잘 못 알아듣는다고 얀띠에게 털어놓았다. 하여간 착한 까시 덕분에 할머니는 조금씩 착해지는 것 같았다. 까시 덕분인 건 또 있었다. 우리 가족은 까시 덕에 자주 주말에 외출하고 있었다. 까시가 온 후로는 좋은 일이 많아지고 있었다. 우리 집은 점점 그렇게 행복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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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면 까시의 세 번째 생일이었다. 우리는 까시가 집에 온 날을 생일로 정했고 내 생일과 합쳐서 생파를 해왔다. 그즈음 까시는 거의 탈피를 하지 않았다. 오래 살면 십 년까지 사니까 까시는 서른이 넘은 어른이었다. 열 한 살이 되는 나보다 나이가 많아졌지만 귀여운 건 똑같았다. 그사이 가장 많이 달라진 건 할머니다. 까시가 어른이 되고 내가 십 대 청소년이 되는 동안 할머니는 어린이가 되고 있었다. 신기한 건 둥실둥실하던 몸이 애들처럼 작아지고 있었다.
어느 날 엄마는 평일에 휴가를 내고 할머니와 병원에 다녀왔다. 엄마는 할머니가 아파서 작아지는 거라고 했다. 그동안 할머니는 계속 작아지고 있었지만 우리는 잘 눈치채지 못했다. 매일 조금씩 작아졌는데 매일 보는 우리는 눈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알 수 있던 순간들이 있었다. 얀띠가 할머니 혼잣말을 못 알아듣겠다 했을 때. 할머니가 거의 종일 까시와 대화한다고 했을 때라도 눈치챘어야 했다. 할머니가 나를 보고 정아 이년아 하는 걸 본 후에야 엄마는 할머니 병을 눈치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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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내게 음식이 물린다고 했다. 하긴 맨날 똑같은 걸 삼시 세끼 먹는 건 식사가 아니라 고문이겠다 싶었다. 어찌저찌 생겼고 이렇게 저렇게 움직인다고 설명했는데 나는 뭔지 단박에 알아챘다. 귀뚜라미를 사다 줬을 때 까시는 신이 나서 먹어댔다. 바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는 걸 보니 내 배가 다 불러왔다.
생긴 건 까칠한 게 보기랑 다르게 무척 얌전했다. 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따뜻한 데서 쉬고 주는 밥 먹고 문 열어주면 밖으로 나와 여기저기를 겅중겅중 돌아다니는 게 다였다. 기특한 건 제집 더러워질까 봐 볼일은 꼭 밖에서 보는 거였다. 개 고양이처럼 오줌 따로 똥 따로도 아니고 깔끔하게 한 방에 해결했다. 할머니- 하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영락없이 동상처럼 서서 볼일을 봤다. 깔끔쟁이 아니랄까 봐 어디 안 묻게 하려고 요령껏 꼬리를 틀어 올렸다. 나는 목소리만 들어도 뭘 할지 알고 물티슈 들고 대기하다 얼른 치워줬다. 그럼 고맙습니다- 하고 겅중겅중 마저 마실을 다녔다.
까시는 자주 제 고향 얘기를 했다. 그곳은 나무가 적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평야라고 했다. 오렌지색 흙이랑 잎이 작은 나무가 있는 사바나에서 엄마 아빠가 만났고 그래서 지가 태어났다고 했다. 나는 까시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다. 그 애가 사바나에 가본 적도 살아본 적도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말해주지 않았다. 여기서 살 애가 아닌데 어쩔 수 없이 태어나 타지에서 살게 됐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그걸 알면 왠지 속상할 것 같아 그랬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해주면..
그 애가 내 잘못을 알게 될 것 같아 그랬다. 지 엄마가 왜 이 먼 데로 오게 됐는지. 누가 그런 마음을 먹게 했는지. 내쫓지는 않았지만, 곁에 두지도 않았던 모질었던 누군가를 알게 될까 봐. 그게 나 인 걸 알게 될까 봐.. 내 어린 자식 마음에 상처 준 것들이 자꾸 떠올랐다. 해주지 못한 숱한 것들이 자꾸 생각났다. 좀 봐달라고 말 좀 들어달라고 부러 가시를 세우는 자식을 입으로 때렸던 내가. 매일 소리치고 욕을 뱉던. 그만 좀 해. 정아 이년아. 이 웬수 같은 딸년아. 평생 목구멍에 박혀있던 쓰린 그것들을 그만 뱉어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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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살 수 있다는 통계에는 조건이 있었다. 잘 키웠을 경우. 잘 키운다는 게 밥을 잘 주고 목욕을 자주 시켜주는 게 다가 아니었다. 적절한 양을 적당히 분배하고 찬 대리석 바닥을 돌아다니지 않게 해야 했었다. 우리는 사랑하는 만큼 까시에게 먹이를 줬다. 태양에 달궈진 뜨거운 모래 위를 걸어야 할 까시가 차디찬 돌바닥을 겅중거리면 귀엽다고 유난 떨었다.
까시가 언제부터 내게 말하지 않게 됐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난 자랐고 학년이 높아졌고 친구가 많아져 바빠지고 있었다. 속이 거북하다고 그만 먹어도 될 것 같다는 말만 알아들었어도 까시는 십 년 넘게 살았을지 모른다. 근데 어쩌면 까시가 바꾼 건지도 몰랐다. 얘기 나눌 친구를 내게서 할머니로. 할머니가 더 좋아 내게 말을 걸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엄마는 까시 덕에 치매였던 할머니가 많이 티 나지 않았고 외롭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할머니는 까시에게 마지막까지 사랑을 퍼주었다. 과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온종일 까시를 먹이고 씻겼다. 그런 할머니는 어느 순간부터 까까를 경계했다. 생김새가 다른 걸 본능으로 인식했던지 낯선 사람 대하듯 놀래 얀띠는 가능한 할머니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래서 까시의 과식을 말리지도 못했다.
까시는 비어디의 최다 사인 중 하나인 장 막힘으로 네 번째 생일을 함께하지 못했다. 까시가 떠났을 때 자신의 식사는 잊고 까시만 챙겼던 할머니는 거의 누워만 있었다. 우리는 까시를 상자에 담아 화장시키고 그 재와 흙을 담은 유칼립투스 화분을 할머니 침대 곁에 놓아줬다. 할머니는 티끌만큼 남은 기운을 거실 소파로 와 눕는 데 사용했다. 티비를 틀어 뒀지만 할머니는 항상 까시가 없는 빈집만 쳐다본다고 얀띠가 알려주었다.
어느 날 내 간식을 챙기고 설거지하는 얀띠를 빤히 보던 할머니가 내게 물었다. “뉘셔..? 니가 이쁘대? 잘해주네..” 어느 날 얀띠는 까까 방에 놓인 돈을 들고나와 엄마에게 건넸다. 할머니가 몰래 방에 가서 두고 온 거라고 했다. “할머니 nya suka Yanti. 얀띠가 다정이한테 잘 해줘서.” 엄마는 그 돈을 돌려받지 않았고 그런 일은 할머니가 일어설 기운이 있을 때마다 한 번씩 일어났다.
나는 가끔 으이그 하는 할머니 목소리가 듣고 싶다. 예전엔 까칠한 느낌이었는데 이제 떠올리니 동글동글한 말이었다. 티비를 틀어놓은 채 소파에서 잠든 할머니는 아기 같았다. 할머니는 이제 얀띠보다, 나보다 더 작아 보였다. “손, 잡아 줘. 이불도, 덮어줘.” 얀띠는 할머니가 까시에게 했던 것처럼 하자고 했다. 나는 하얗게 변한 할머니를 쓰다듬었다. 할머니는 하나도 따갑지 않았다. 할머니의 가시는 어느새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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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조은아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수상할 수 있도록 마음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쓸 수 있게 한, 잠시 우리 가족 곁에 머물다 떠난 까시에게 고맙고,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네요. 좋은 글을 읽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좋은 글을 쓰는 일은 무척 고된 일이더군요. 그래서 자주 멈춰 서고 머뭇거리고 딴짓을 합니다. 산만해진 저에게 이 상은 따끔한 채찍이자 달콤한 꿀에 절인 당근 같습니다. 느리겠지만 천천히 걸어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으로 착각하겠습니다. 착각 안에서라면 고된 시간을 좀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신체의 일부와도 같은 가족에게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이런 귀한 자리를 빌려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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