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생태 이야기 한국 초등학생 부문 최우수상] 초록의 나라, 옅어지는 초록/김지율 (JIKS G5) > 한인니 문화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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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 문화 연구원 [제4회 생태 이야기 한국 초등학생 부문 최우수상] 초록의 나라, 옅어지는 초록/김지율 (JIKS 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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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기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025-11-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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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문화연구원 제4회『생태 이야기』문학상  

한국 초등학생 부문 최우수상-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장상


(수필) 초록의 나라, 옅어지는 초록

Negeri Hijau, Hijau yang Memudar


김지율 (JIKS G5)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적도의 태양이 쏟아지는 땅인 그곳에,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적도 아래의 나라에 5개월 전 나는 왔다. 자카르타 공항을 나서는 순간 한국의 공기와는 전혀 다른 습한 공기는 마치 열대 우림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듯 온 몸을 꿉꿉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숨 막히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끈적함마저도 정겹게 느껴졌다. 마치 인도네시아의 자연이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환경 속에서의 나날들이 이어져가며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하나 둘 눈에 들어오는 이곳의 인도네시아는 어디를 가든 초록초록한 나무들이 무성하다. 마치 식물원에 와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초록색은 눈의 피로를 줄여준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노트, 교실의 벽 페인트, 사람들이 많이 머무는 카페 등에서 초록색 디자인을 많이 만나기도 했던 것 같다. 정말로 초록색 배경 속에 있으면 아무래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그것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초록색이 가득한 곳,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야자수 나무가 길게 뻗은 가로수길이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야자수 잎은 햇빛에 반짝이며 내가 적도의 나라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은 또 어찌나 시원한지, 나는 이 길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 길을 걸을 때면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야자수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만이 귓가를 맴돈다. 마치 자연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듯하다. 힘들었던 일, 속상했던 일도 야자수 그늘 아래 걷다 보면 어느새 잊게 된다. 


야자수는 마치 나의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 같다. 특히, 주말 아침 평일처럼 눈이 떠진 날이면 아빠와 함께 그 길을 걷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한다. 그 속에서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라 더 좋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종종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과 함께 야자수 가로수길을 걷는다. 가족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웃고 떠드는 시간 속에 우리 가족은 더 행복함을 느끼면서 인도네시아에서의 소중한 추억으로 차곡차곡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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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있다. 매일 아침, 알람 소리로 잠을 깨던 한국에서의 삶과 달리 이곳에선 새들의 노랫소리에 눈을 뜬다. 한국에서는 듣기 힘들었던 다양한 새들의 지저귐은 나를 새로운 하루로 이끌어준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 점점 밝아지는 바깥 풍경 속에 창문을 열고 깊게 숨을 들이쉬면, 상쾌한 공기가 깊숙이 스며든다. 그럴 때면 잘 보이진 않지만, 나무에 앉아 ‘뾰롱 뾰롱, 삐리릭 삐리릭’ 울어 대며 아침이 왔음을 알리는 새소리는 너무나도 특별한 경험이다.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서 새소리를 듣는 시간은 마치 자연이 선물하는 아름다운 모닝콜 같다.


구글 지도로 바라본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초록색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었다. 그 지도 아래 내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섬나라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주변의 파란색 바다는 그 초록을 더 선명하게 해 주는 것 같았다. 길게 늘어진 섬 주변으로 수많은 작은 섬들도 초록을 더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하늘을 가릴 듯 솟아오른 나무들은 마치 거대한 성벽처럼 숲을 감싸고, 그 아래에는 이름 모를 풀과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숲길을 걸으며 흙냄새, 풀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숲속에서 만나는 작은 곤충들, 다람쥐들은 나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특히,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은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한국에서도 별을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맑은 밤하늘과 쏟아질 것만 같은 별들은 숲속에서의 순간을 더 신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도마뱀을 만났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꿈틀거리는 꼬리와 징그러운 비늘은 공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집 안에서도, 길에서도 도마뱀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마뱀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작은 몸으로 벽을 타고 다니는 모습,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은 마치 만화 캐릭터 같았다. 아직 만져볼 용기는 없지만, 언젠가는 도마뱀과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도마뱀은 깨끗한 환경에서만 산다고 한다는데 우리 집 주변에 산다는 것은 이 동네가 그래도 깨끗하다는 의미일까?


나는 얼마 전, 인도네시아 전통 시장에 방문했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시장 한 켠에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 더미였다. 플라스틱 병, 비닐봉투, 음식물 쓰레기 등이 뒤섞여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뛰어놀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겉으로만 보이던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에 속았던 것일까? 초록초록한 나무와 파란 하늘 그리고 쉽게 만날 수 있는 곤충과 동물들, 그 뒤에 감춰진 심각한 환경 문제를 깨달았다.


자카르타 시내의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내가 있는 브카시 라플레스는 파란 하늘과 깨끗한 공기 때문에 모르고 있었지만, 자카르타 북부에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다. 매캐한 매연은 하늘을 뿌옇게 만들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게 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 공장 굴뚝에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자카르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다. 특히 건기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져 마스크 없이는 외출하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나는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슬픔을 느꼈다. 


인도네시아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먼저,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늘 텀블러를 들고 다니려 노력했고 내 가방에는 물건을 사면 담아올 에코백을 넣고 다녔다. 플라스틱 물병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다녔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했다. 또한,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며,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자카르타의 공기가 나빠지지 않게 노력했다. 


나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업들이 환경 보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하고,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역할만큼 인도네시아 국민의 생각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세대의 인도네시아 국민이 누려야 할 환경을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가고자 하는 생각, 쓰레기 분리수거의 필요성 인식 등 자연을 대하는 이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세계 4위의 인구 강국이 마음을 먹고 자연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날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을 알지만 한 명 한 명 실천한다면 분명, 인도네시아의 자연환경은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을 것이며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인도네시아의 자연을 사랑한다. 야자수 가로수길을 걸으며 느꼈던 상쾌함, 숲 속에서 들었던 새들의 노랫소리, 도마뱀과 함께 했던 작은 추억들은 모두 나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는 인도네시아의 자연이 파괴되지 않고, 영원히 보존되기를 바란다. 인도네시아에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꾼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울창한 숲과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도네시아를 만들고 싶다. 나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푸른 하늘 아래, 나의 꿈은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수상소감

한국을 떠나 적도 아래 자카르타에 살게 되면서 내가 몰랐던 지구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후 환경이 변화하면서 지구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이곳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초록색 숲과 나무가 가득해서 놀라웠습니다. 한국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맑고 파란 하늘과 초록의 나무, 숲 덕분에 마음이 더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분을 표현하여 수상까지 하게 되어 더없이 큰 기쁨을 느낍니다. 


앞으로 자연을 보다 소중히 여기고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인도네시아의 자연을 더 많이 느낄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자연을 가족과 친구,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많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자연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깨끗한 지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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