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나들이] 창작, 요리와 필묵 사이 / 모경 이창숙 > 자필묵연 自筆墨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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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묵연 自筆墨緣 [고국 나들이] 창작, 요리와 필묵 사이 / 모경 이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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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025-10-0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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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경 이창숙(牟坰 李昌淑) / 1963년 경기도 이천 출신이다. 부군과 함께 그간 한국에서 쌓은 요리 실력을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펼치고 있다. 틈틈이 글쓰기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두루 소통을 즐긴다. 창의적이고 푸짐함으로 승부하는 요리는 입소문이 자자하다. 일요일이면 산행, 틈이 나면 골프를 즐기며 음식점 운영으로 빼앗기는 에너지를 충전한다. 앞서 서예를 즐기던 남편의 권유로 붓을 잡아 문인화에 능력을 발휘 중이다. 서울서예대전에 수회 입선했고, 자필묵연 정기전에도 꾸준히 참여한다. 


창작, 요리와 필묵 사이 

모경 이창숙


서예 학습에 앞장섰던 남편이 어느 날 저를 이끌었습니다. 칼과 국자로 하루를 버티던 제 손이 붓을 들고 난초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이었습니다. 서예공부와 갈림길에서 문인화를 선택한 것은 “부군께서 서예를 하시니 문인화를 공부하시면 잘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라는 선생님의 권유에 따른 것입니다. 남편의 서예공부를 늘 옆에서 지켜본바 저도 문인화가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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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 같은 난향/ 2024년 서울서화대전 입선작 


기초 선긋기 연습을 어느 정도 마치고 난초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붓과 먹향은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상인 줄 알았는데 붓을 잡고 문인화를 공부하다보니 제가 마치 문인인 듯 기뻤습니다. 선 하나에 숨결이 담기고, 번짐 속에서 마음이 차분히 풀렸습니다. 어설픈 능력으로 그려내는 난초지만, 저는 그것을 통해 저도 모르게 위로를 얻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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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부는 대로  


저는 요리사로서 평소 메뉴 변화를 즐기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요리를 변형해서 내놓기도 하지요. 시장에 갈 때면 기존 식재료보다 새롭게 개발할 식재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두리번거립니다. 그렇게 시도한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그것이 제게 환희입니다. 


문인화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리에서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하듯 난초 선과 구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선생님도 “요리에서의 창의력이 화선지위에서 발휘되는 것 같다. 기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 하나에 자기의 느낌과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십니다. 약간 다른 점도 있더군요. 저는 음식이란 푸짐해야 한다는 생각이 투철한데 난초는 때로 몇 선의 청초함이 멋의 극치라고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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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향기로  


<‘적도의 묵향 고국나들이 Ⅲ>에 참여하게된 것은 그야말로 여러 의미에서 전환인 듯합니다. 남편은 글씨, 저는 난초. 부부가 나란히 각자의 작품으로 같은 전시에 서게 되었으니 부부전시가 바로 이것 아닐까요? 서로 다른 장르를 학습하지만, 결국 하나의 무대 위에 함께 선다는 것이 신기하고도 기쁜 일입니다. 작품을 두고 “당신 글씨가 낫네, 내 난초가 낫네.” 하며 티격태격하는 그 순간마저 즐겁습니다. 언젠가는 부부 합작품을 즐길 날도 오리라 생각합니다. 


부족하고 서툴지만 정성만은 가득 담았습니다. 제 난초가 전시를 찾은 분들 마음에 잠시라도 푸른 향기를 전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전시는 제게 삶의 무게 속에서 얻은 ‘뜻밖의 선물’이자, 남편과 함께 나누는 또 하나의 행복입니다. 감사합니다. 


-을사년 가을 모경 이창숙 


[아호 이야기/ 인재 손인식]

행동으로 베풀고 더불어 즐기며


요리의 장인 모경 아사께서는 경기도 이천군 모가면 서경리 출신입니다. 모경 아사의 최초 세포가 생성되고 자란 고장을 두루 살피다가 그야말로 그 고장의 풍수와 문화를 아호에 넉넉하게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경의 <牟>는 ‘소우는 소리’ 또는 ‘보리’의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역시 가장 많이 쓰이는 뜻은 ‘크다와 넓다’입니다. 모가면은 모는 본래 暮자인데 아호에 쓴 牟는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의 모이며 우리나라 지역 이름에 아주 많이 쓰이는 자입니다. 뒤에 오는 경과 음양과 획수와 어울림을 감안한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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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牟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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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昌淑 


모경의 <坰>은 넒은 들을 의미하는 글자로 고향인 서경리의 坰인데 모가면 지역이 45%의 평야지대이고 농산물과 가축, 과일까지 풍부하게 생산되는 지역이므로 이 의미를 대변하는 글자입니다. 


여기에 당호를 덧 붙였는데요. 이천하면 단번에 떠오르고 또 잘 잊히지 않은 것이 설봉산입니다. 설봉산은 이름도 아름답지만 이천을 대표하는 산으로 그 이름을 딴 문화행사가 있고 이천쌀과 도자기를 빛내는 축제로 이름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오래전에 설봉초등학교 교사 연수를 맡아 1주일에 한 번씩 나들이 삼아 몇 년간 오간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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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峰


하여 모경 이창숙 아사께 雪河堂(설하당)이란 당호를 함께 수호하였습니다. 모경과 함께 설하, 또는 설하당을 함께 쓰신다면 운치 넘칠 것 같습니다. 아호 모경이나 당호 설하당에 담긴 뜻으로 치면 ‘所處以號’ 즉 태어난 곳을 바탕으로 삼은 작호법을 중점으로 한 것입니다. 이는 아호 작법 중 율곡이나 퇴계에서 시사하듯 가장 많은 작호 형식이지요. 역시 이름과 같이 아호 또한 많이 사용할수록 더욱 아름다운 아호가 될 것이니 스스로 노력하여 널리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모경 이창숙 여사께서는 “열심히 하는 자 따라갈 수 없고 노력하는 자 이길 수 없다”를 좌우명 삼고 배품과 일에 대한 성취감을 즐기며, 지금처럼 건강하게 매 순간을 즐기고자 한다고 말합니다. 기꺼이 행동하며 베풀며 더불어 즐기는 모습이란 이웃들이 익히 아는 바 행동하는 실천의 에너지는 그가 부군과 함께 운영하는 음식점 <소양강>을 중심으로 주변의 귀감이 됩니다. 


아호에 어울리는 아취 넘치는 작품들이 이어질 것을 기대하며, 때를 맞아 부군 추산 거사과 부부전의 결실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가을 산나루에서 인재 손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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