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묵연 自筆墨緣 [고국 나들이] 사랑하는 사위 용진에게 / 무불 김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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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불 김유만 / 1987년 재인니 한국법인 파견 근무자로 인도네시아에 첫발을 디뎠다. 1991년 개인 사업을 시작하여 35년째 제조업과 물류운송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2009년 서예에 입문 매년 자필 묵연 정기전에 출품했으며, 혼자 여행하기를 즐기듯 필묵의 맛을 한가롭고 은근하게 음유하기를 즐긴다. 2012 ~ 2025년 현재 서울서화대전 초대작가 및 대한민국서예대전 6회 입상, 2014년 울산 태화강 깃발전, 한글서예 특별전 2025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출품했다.
사랑하는 사위 용진에게
무불 김유만
용진아,
어느덧 너희가 결혼한 지 5년이 되었구나. 시간이 흐를수록 너희 둘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모습이 점점 더 단단해지고 아름다워 보여, 아버지로서 큰 기쁨과 안도감을 느낀다.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느꼈던 첫인상이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어 늘 고맙고 대견한 마음이 다. 진실하고 성실하며, 상대를 먼저 배려하려는 너의 태도가 나와 네 장모에게 큰 믿음을 준단다.
▲ 절임 최경옹묘지명/ 2025년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작
특별히 감사하는 것은 우리가 한국에 머물 때면 바쁜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마음 써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너의 마음씀씀이다. 또한 부모로서 더 바랄 것이 없는 것은 딸 민서가 너의 따뜻한 마음과 성실함 속에서 안정과 행복을 누리고 있음을 우리가 느끼는 점이다.
20대에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지? 이성애에서 부부애를 거쳐 미운정 고운정이 쌓여 나가겠지.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할 때에도 서로 정성껏 돌봐주는 인간애로 삶을 끝까지 함께하는 부부가 될 것을 믿는다. 아직 아이는 없지만, 너희가 잘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히 훌륭한 부모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날이 오면 두 사람이 더불어 만들어갈 새로운 가정의 모습도 정말 기대된다.
▲ 養生之道(양생지도)/ 몸과 마음을 함께 나누며 가꾸어나가다.
▲勤行讀書 悠趣自樂(근행독서 유취자락)/ 근면하게 행동하고 독서하며
멀리 보고 나아가면 스스로 즐거우리니.
용진아, 이번 나의 취미생활 중 하나인 서예를 통해 <적도의 묵향 고국나들이 Ⅲ>를 펼치게 되며 내가 왜 너를 선뜻 떠올렸을까? 너는 이제 나에게 단순한 사위가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진심으로 믿고 아끼는 한 가족이며 또 아들이라는 신념 때문일 것이야. 한편으론 취미생활이 주는 여유 감성 아니겠니? 너도 좋은 취미생활, 특히 부부가 함께 취미생활을 잘 가꾸기 바란다.
▲泰山河海(태산하해)/ 태산과 강과 바다같이/ 2024년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작
용진아. 나이 많은 장인이지만, 너에게 배우는 것이 많다. 그래서 너를 떠 올릴 때면 늘 마음이 든든하다. 하니 크고 작은 일에 언제든 망설임 없이 의지하고 생각을 나누자^^ 비록 멀리 있어도 항상 너희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늘 건강한 가운데 행복한 날들이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25년 9월 자카르타에서, 장인이
[아호 이야기/ 인재 손인식]
없고 아니고, 하여 두루 가능하나니
無不(무불)은 글자 그대로 “아니 될 것이 없음”, “제약이 없음”, “무엇이든 가능함”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긍정과 부정이 겹쳐져 결국 “가로막는 것이 없다”는 의미로 확장되며, 이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이 아호 주인공의 삶의 태도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無不
▲金有萬印
아호 無不이 두루 사용되자 필자에게 왜 그의 아호를 ‘無不’로 지었는가를 묻는 질문이 수차 있었다. 질문은 대체로 무불 김유만 거사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는 동호인들이나 지근의 지인들로부터 나왔다. 그 질문 안에는 그가 평소 조금은 독특한 성향을 지니고, 말이나 행동, 취미까지 조금은 개성이 강한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무색무취로 시류와 섞이기 보다는 스스로의 길을 열어가려는 기질에 대한 부러움 섞인 항의(?)랄까^^ 필자는 무불 거사의 이 중의적 특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에, 오히려 작호에 고민을 거듭했었다.
무불께서는 대체로 침묵을 지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필이 꽂혀 말을 시작하면 길게 이어지기도 한다. 내면의 에너지가 차오르면 폭발하듯 쏟아내는 성격이랄까? 그래서 무불이 되었을까? 태생적으로 무불이었을까? 그런데 처음 수호할 때 그는 정작 이 아호를 싫다고 했다. 부담스럽다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그에게 딱 맞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모두가 딱 무불이라고 공감하는 그의 아호가 되었지만.
▲김유만
▲무불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주목받고 싶어 하는 면이 있다. 이는 ‘무불’의 의미처럼 제약 없이 드러내고자 하는 모든 사람의 욕망과도 맞닿아 있다. 무불께서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가급적 어떤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했고, 자유로운 사고와 실행으로 사업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아호가 그에게 하나의 사업적 지침이 될 리 있었겠는가만, 어쨌든 ‘무불’이라는 아호가 그의 현재와 매우 잘 어울린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무불(無不) 거사께 무불은 단순한 별칭이 아니라, 독창적인 성격, 제약 없는 사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태도, 그리고 인생과 사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힘을 아울러 대변하는 상징적인 별칭이라 하겠다. 참으로 흥미로운 아호가 김유만 거사의 무불이 아니랴.
-산나루 주인 인재 손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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