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나들이] 고국 나들이 전시에 부쳐/ 여청 최소영 > 자필묵연 自筆墨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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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묵연 自筆墨緣 [고국 나들이] 고국 나들이 전시에 부쳐/ 여청 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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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글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80회 작성일 2025-10-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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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청 최소영(如靑 崔小英) / 27년 전 남편 직장을 따라 인도네시아에 정착. 7년여 전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필묵연 찌서당에 발을 들였는데, 여러 사정으로 쉼이 반이다. 올해 초 다시 자의로 붓을 잡았다. 붓끝에서 전해지는 힘과 종이 위를 스치는 먹빛의 흐름이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매력에 빠져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정성스럽게 먹을 갈아주는 남편과 성장한 두 아들의 응원은 주변의 부러움 대상이다. 주1회 가족처럼 만나는 찌서당 회원들이 늘 감사한 에너지원이다. 서울서예대전과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 입상했고, 자필묵연 정기전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참가했다. 


고국 나들이 전시에 부쳐

여청 최소영


저는 충남 안면도에서 태어나 갯바람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삶을 배웠지요. 안면도에서는 학생 때에도 바지락을 캐고 조개껍질을 까는 일, 그리고 가사를 돕는 일은 공부를 하는 것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는데요. 조개껍질 까기 대회에서 받은 상은 제가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받은 상 못지않게 자랑스러운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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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幸福(행복)/ 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함 


그런데 이 안면도 태생의 특성이 붓끝으로도 드러나는 거예요. 자필묵연 찌서당에 입문한 이후 기초와 표현력도 모자라면서 과감하게 붓을 휘두르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스승님께서는 그 거친 것을 “장점이니 끝까지 잘 살리라”고 격려해주십니다. 심지어 함께 공부하는 분들 중에도 그걸 부러워하는 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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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좋은 날 


제가 태평양을 건넌 것은 스물일곱 어느 날이었습니다. 안면도 앞 바다 수평선 너머 어딘가에 있는지도 몰랐던 인도네시아로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서였습니다. 어느덧 27년이 흘렀네요. 인생의 절반을 바다 건너 타국에서 살아왔습니다. 어느덧 제 나이 쉰을 훌쩍 넘겼고요. 타국살이 우여곡절도 많았고, 고국과 가족이 못내 그리워서 혼자 울기도 했지만, 낯선 땅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당당히 뿌리내렸네요. 갯벌과 조개껍질을 주무르던 제 야무지고 억척스러운 몸과 마음 덕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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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졸이지 말고 


사실 이건 다 남편 덕입니다. 주재원이던 남편은 때를 만나 창업을 했고 굳건히 다져왔습니다. 성장한 두 아들은 이미 슬하를 떠나 고국에 유학 후 직장인이 되었고요. 여전히 저만 바라봐주는 남편은 예나 지금이나 제게 뭐든 하고 싶은 것 다하라고 합니다. 뭐든 다 해봤댔자 ‘손오공 부처님 손바닥’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죄다 남편의 배경아래 있어요. 서예와 골프를 즐기고 이웃과 더불어 여행을 하는 것 등 모두다요. 


남편은 골프, 색소폰, 풋살 등 취미생활을 즐기는데 그 중에서도 골프 실력이 뛰어나 지역 클럽챔피언을 먹기도 했습니다. 틈이 나면 먹을 갈아주고, 제가 붓을 잡고 연습을 하노라면 평론에도 열심인데 이래도 저래도 칭찬 일색입니다. 문제는 그 사이비 평론에 제가 늘 힘을 얻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서울서예대전과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상의 힘이었고 자필묵연 정기전이나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참가 등도 무난히 치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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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보영 님 시/ 2020년 대한민국서예대전 입선작


서예에 매진을 하지도 또 썩 뛰어나지도 못하지만 서예는 제 마음을 붓끝에 담는 수련입니다. 골프는 바람과 호흡하는 제 삶의 여유이고요. 이번 고국 나들이 전시는 그런 제 삶의 한 자락을 고국의 가족과 옛 벗들에게 풀어내는 자리라고 스스로 규정합니다. 안면도의 갯바람과 인도네시아의 햇살을 섞어 그 속에서 단단해진 제 이야기가 먹빛에 스며, 보는 이들에게 공감되기를 바랍니다.


이 전시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로 이끌어 주시는 인재 선생님과 늘 지지고 볶는 찌서당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새깁니다. 더욱 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9월 여청 최소영 


[아호 이야기/ 인재 손인식]

세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인 


아호 여청(如靑)을 작호 할 때다. 최 아사의 고향 충남 태안군 고남면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살펴보았다. 여청의 세포에는 어떤 정서가 숨어있을까 해서다. 그곳은 여청에게 늘 듣던 대로 바지락, 김, 낙지 등이 특산물의 주종을 이룬다는 것을 문헌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의외로 문화재와 관광지 등도 많아서 놀랐다. 필자가 국내에 있을 때 문화답사 차 몇 번 간 내포지방 여행지 중 익숙한 곳이 많아 또 놀랐다. 


그러나 이 공부는 공부에 그쳤다. 인상파적 발상으로 아호를 그냥 ‘如靑“으로 확정했고 다른 회원들의 느낌도 그의 이미지와 잘 부합한다는 소감이었다. 아호 짓기에는 늘 이처럼 두루 살피지만 정작 선택은 인상파적일 때가 많다. 세상사 무엇이던 숙려기간이 필요하듯 두루 살피는 시간 또한 크게 쓰이지 않더라도 결코 그냥 헛된 낭비는 아니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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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청 최소영


아호 여청으로 불린지가 꽤 되었을 때다. 여청께서 三愛堂(삼애당)이란 당호의 주인이 되었다. 당호의 바탕으로는 평소 여청께서 즐겨 밝힌 좋아하는 것과 희망 사항이 뭉뚱그려졌다. 이 뭉뚱그림을 관통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옳거니 무릎을 딱 친 것이 사랑愛자다. 그는 자주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 중심엔 부군과 두 아들이 있다. 그러니까 여청의 愛는 세 남자를 향한 사랑이다. 좀 더 정확히는 첫째는 자기 愛, 둘째는 남편 愛, 셋째는 두 아들 愛라고 할 수 있다. 


당호를 三愛堂이라 확정 짓고 나서 한 이틀 다시 되뇌며 살펴보니 三愛堂은 애초부터 여청의 당호였다는, 아니 어느 누구보다도 여청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당호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청의 고향 지역에서 三을 취할 이유도 분명했다. 그의 고향 인근 지역 서산의 백화산성 정상부근 바위에 새겨진 마애삼존불이다. 필자는 마애삼존불 관람을 세 번이나 했다. 덮이지 않았을 때 한 번,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보호막으로 덮인 다음 두 번을 갔었다. 그 미소에 반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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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靑崔小英印


삼존불의 미소는 해의 위치에 따라 다른 미소를 자아내는데 덮개를 덮은 이후로는 단체가 갈 경우 긴 대나무에 전구를 달아 이동하며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달라지는 불상의 미소를 연출해 준다. 누구라도 힘들 때 그 미소를 떠올리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리라. 


이런 이유 말고도 三이 지닌 의미야 따로 참 많다는 것 두루 아실 거다. 천부경에서 설명하는 三의 뜻이나 동양철학의 三을 접어놓더라도 사전에서 三과 연관된 단어만 찾아봐도 三이란 글자의 오묘함과 폭 넓음을 쉽게 알 수 있다. 


愛의 의미 또한 무궁무진하니 여기선 사랑을 잘 표현한 시 한 구절로 대신한다. “花落憐不掃 月明愛無眠(화락연불소 월명애무면) 꽃이 떨어지니 가엾어 쓸지를 못하고, 달이 밝으니 사랑으로 잠을 이룰 수 없네.” 이에 여청과 삼애당의 작호기에 가름한다. 


-인도네시아 보고르 산마을 山羅樓 주인 인재 손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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