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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221) 42년 만에 온 친구의 카톡 편지 /이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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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산책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97회 작성일 2023-03-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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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온 친구의 카톡 편지

 

이태복(시인, 사산자바문화연구원 원장)

 

 

내 동기 친구에게 쓰는 편지

내 어린 시절 18살의 기억 속에 그 시간이 있었네

지금은 아무리 돌아보려고 해도기억이 없네.

날 기억이라도 한련가 ?

, 이준태 일세!

늘 숨어서 훔쳐보는 것처럼

시인의 글 근황을 지켜보고 있는 평범한 노인 일세!

잘 지내는 모습 부러우이.

건강하시고 기억하는 친구 일랑 세월을 보탬주세.

그냥 친구

이름이 보고픈 친구일세.

 

이준태.

 

감이 잡히지 않는 카톡 편지가 왔다. 보낸 이의 프로필 사진을 확인해 보니 코미디언 백남봉을 닮았는데 누군지 전혀 몰라 답장이 난감하다. 이럴 땐 실수해도 잘 넘어가는 회신이 필요하다. 용기 내어 답장을 썼다.

 

안녕 하세요?

일찍 잠이 들어 한밤에 깨어 뒤척이다가 시계를 보니 밤 두 시

눈을 떠 카톡을 확인해 보니 시 같은 정겨운 안부의 글이

그리운 고향 밤 마당에 내린 싸락눈처럼 도착해 있네요.

! 18세 때  친구라면  무조건 반갑습니다.

작년 소설 출판기념회 때 한국 가서 42년만의 친구들을 만났는데,

일부 기억이 안나 환장하고 당황스러웠어요.

이 준 태?

기억이 날듯 말듯한데, 죄송스럽게도 기억이 안 납니다.

친구라는데 혹시 포철공고 때, 그 순했던 친구 아닌가 싶네요.

그 친구 이준태는 기억이 나거든요.

학창시절도 그랬듯 답안지 찍기(?) 틀리면 엄청나게 쪽팔림.

조금 늦은 이 아침에 전화 할 테니 치매 걸리기 전에 꼭 기억을 살려 주세요.

그리고 실수일지 모르니 일단 정중하게 

꾸뻑’ 


이태복 배상.


며칠 전 장기간 병치레 마치고 나서 몸이 약해져 시력저하에 건망증까지 심해지고 의욕까지 상실해 서망앗(semangat, 인니어로 용기라는 뜻)! 용기 백배 내어 스마트폰을 방에 둔 채, 기 살려 보려 하루 종일 아래층에서 취미 삼아 연구원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었다. 저녁에 카톡 확인 하니 준태에게서 회신이 와 있었다.

 

좋은 아침!

맞네! 백승팔이랑 친했던 친구, 준태!

먼 이국에서 시인이랑 소설가랑 문화원장하고 지낸다는 소식은 들었네.

최복용 교수 친구랑, 기반회(기계과 반창회) 처음 만들었을 때,

문득 내 인생에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았었지.

난 왜 고등학교 때 기억의 시간이 별로 없을까?

지금까지의 살아 온 인생 중에 별 추억이 기억이 없었던 시간.

친구는 포스코 안 갔었나 ?

난 억지로 다녔던 그 시간(학교생활)

그래서 친했던 친구가 별로 없었던 거 같아

그렇게 공고를 다녔고 내 적성이 안 맞는다는 것을 느꼈어.

스무 살에 방황을 했고 

지난해 길었던 공무원 정년 퇴직하고 비로소 자유가 된 거 같아.

지금은 경기도에서 딸네 집 근처에 살게 되었네.

인생이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일세!

그렇게 기다렸던 자유, 무료함을 견디기가 어렵네.

내일모레 3월에 다시 일을 시작하네.

이제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하리라.

그 즈음에 멀리 있는 친구가 문득 생각났어!

아름다운 인생이란 도대체 뭘까 ?

잘 지내시게

건강하게 내 주위 잘 돌보며 배려하는 모습 행복한 인생으로 잘 마무리 하세

고마우이 !

 

준태.

 

오늘 하루는 카톡이 고객을 잘못 만나 하루 종일 홀로 울고 있었다. 다시 회신을 보냈다.

 


아침부터 카톡을 두고 무료를 달래는 취미 생활로 

연구원에 필요한 소품 만드느라 이제야 카톡을 보네.

미안하이!

준태 친구.

내 기억이 맞아 다행이네!

넌 참 순한 친구였었지.

지금 길에서 만나면 몰라보겠어.

프로필 사진을 다시 보니 백남봉 같아 ㅋㅋㅋ

행복해 보여 보기 좋네.

나도 공고는 적성이 안 맞아, 포철 6년 근무하고

군 특례 받은 후 총알같이 튀어 나와 구두닦이 하며

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네.

부모 애간장 다 태우고! ㅠㅠ

민들레 꽃씨처럼, 지금 이렇게 자바 오지까지 날아 와 예인으로 살고 있네.

어떤 이는 나를 한량(閑良)이라 하는데 듣기 싫지 않군.

준태 친구는 자유가 무료하다했지?

나 같은 사람은 공무원 했으면 따분했겠어.

프레임에 너무 오래 길들여져서 그럴 걸세!

대부분의 직장생활이 그렇지 않은가?

이기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난 주위를 의식 안하는 영혼의 자유를 가졌나보네.

내가 행복해야 남이 행복하다는 식의 단세포랄까?

성경에는 자녀들이 예언하고, 청년들이 환상을 보고, 아비들이 꿈을 꾼다고 했던가?

사실, 내겐 지금이 제대로 한량 노릇하는 적기라네

난 아직 꿈이 많아

무료 할 시간도 없다네.

준태 친구도 이제 노후 준비도 했겠다, 하고 싶은 것 하고 살게나!

세상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존경받는 인물들이 그걸 못해 후회하고 죽은 이들이 태반이라네!

스티브 잡스가 후회했던 것 중에 하나가 여행이었다더군!

난 물론 노후 준비 없이도, 지 멋대로 잘 살고 있네만 이시대 사회 통념의 가치는 돈인데 그걸 못하니 요즈음 정치인들이 말하는 이해충돌이 가까운 곳에서 가끔 일어난다네!

어떤 이는 나를 한량보다 더 폄하해!

또라이 라고도 말하지.

또라이도 필요한 곳이 있어서 난 그곳에 살고 있다네.

이렇게 사는 게 행복이지.

노년에 내 생각났다니 기분 좋네

아마 한국 알리기 작은 사회사업 일환으로 곧 한국 가야 할 일이 생겼네.

가면 연락함세!

지 멋대로 사느라 몸을 안 챙겨 늙어 가니 아프더군.

지난 두 달, 엄청 아팠어.


PS.

건강이 최고여.

친구 건강하게…….


20232월 28

인도네시아에서 준태 친구 복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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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산자바문화연구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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