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산책 164 > 풍장 (風葬)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인도네시아에서 지낸 세월이 어느덧 40년이나 되었다. 오랜 해외생활을 이유로 선산에 모신 부모님의 묘소를 참배한지가 몇 년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 날 큰 형님으로부터 부모님의 묘지
수필산책
2021-06-25
<수필산책 163> 마법의 원탁 하연수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감사) 얼마 전 해외에서 공부를 마치고 온 딸이 또 공부하러 간다는 말을 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던 우리 가족에게 딸의 취업소식은 생명수 같은 선물이었다. 그렇지만 젊은이들이 어렵게 들어간 큰
2021-06-18
< 수필산책 162 > ‘습관’에 대한 명상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내방의 커다란 창가에 포근한 아침 햇살이 방안 깊숙이 들어온다. 새롭게 하루를 맞는 기분이 신선하고 새롭다. 특히 베란다를 통해 올려다보는 높고 푸른 하늘은 온
2021-06-11
<수필산책 161> 와이파이 좀 나눠쓰시죠 이재민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친한 친구의 선배라고 소개받은 P가 있었다. 마주칠 때마다 항상 허리를 깊게 굽혀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사람이 참 단정하고 공손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 3년 전부터 P는 내가
2021-06-04
< 수필산책 160 > 코코넛 빗자루의 교훈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열대 각 곳에 서식하여 남국의 정취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야자수에 얽인 추억도 많고 매력도 다양하다. 야자수는 우리 인간에게 주는 유익함도 수없이 많다. 한마디로 야자
2021-05-28
< 수필산책 159> 듣기의 기술 전현진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말이 넘쳐난다. 눈뜨면 쏟아지는 정보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휘청이곤 한다. 두 손은 하늘을 향해 뻗어 올려 누구보다 높은 곳의 말을 잡으려 한다. 딛고 선 발은 땅에서 한 뼘도 올라서지 못하면서 두 팔만 허공을
2021-05-21
<수필산책 158> 스승과 제자 하승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최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씨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 최초의 연기상이라는 사실 때문에 국내 언론들로
2021-05-14
<수필산책 157> 인니어 해프닝 ‘Puyeng puyeng!’ 함상욱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Puyeng puyeng 뿌영뿌영! (머리 아프구만!)” “저기, 이거 맞는 거지?” “이 숫자 틀린
2021-05-07
<수필산책 156> 거짓말에 관한 설화[說話]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옛날, 옛적에 과거 산을 지키는 신이 있었다. 이 과거 신은 신선만이 먹는 '진실' 이라는 열매를 키우고 있었는데 매년, 이 열매를 수확할 때만 되면 두 마리 짐승이 나타나서는 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한
2021-04-30
<수필산책 155> 타임머신 이재민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거실 시계의 배터리가 다하여 멈추어 버렸다. 말끔한 건전지를 찾아 교체해 주었더니 다시금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장난기가 발동하여 거꾸로 바늘을 돌렸더니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갔다. 순간
2021-04-23
<수필산책 154> 가을과 남자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꽃이 피는 화창한 날씨의 봄을 일컬어 여성의 계절이라고 한다. 봄은 골짜기에서 얼어붙은 눈과 얼음이 녹아 낮은 지대로흐르며 물기를 머금은 대지가 만물을 품어 꽃과 열매를 풀어내듯,
2021-04-16
<수필산책 153> 나의 피터 팬은 어디로 갔을까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한 달을 준비하던 본사와의 회의가 끝나고 오늘은 기필코 일찍 퇴근하겠다는 일념으로 급한 보고서만 몇 개 처리하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코로나 때문에 럭다운 하던 시절이 그리울 정도로 오늘 수디
2021-04-09
<수필산책 152> 창공에서 느끼는 ‘푸에르토프린세사’ 강인수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나의 비행기는 인천에서 출발하여 도착지인 자카르타까지 2시간 50분이 남은 시점에 있다. 현재 지도상 자카르타까지 거리는 2402km 지점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내
2021-04-03
< 수필산책 151> 작은 여유 송민후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봄과 여름사이 남쪽의 아침바람은 지나온 계절을 닮았다. 달리는 차창을 헤집고 들어오는 바람이 차가운 실크 스카프가 뺨을 스치고 가듯 부드럽다. 비개인 하늘에 구름이 무겁게 매 달려있다. 늘 아쉬움이 남는
2021-03-26
< 수필산책 150 > 그릇이 들려주는 이야기 하승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최근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주민의 야드 세일 (Yard Sale), 즉 중고품들을 자기집 마당에 늘어놓고 판매하는 공개 장터에서 사기그릇 하나가 35달러
2021-03-19
< 수필산책 149 > ‘마유목’ 이야기 한화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강원도 평창군’ 이라고 하면 동계 올림픽이 떠오르는 동시에 적도 나라에서는 시원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재작년 겨울, 시누이 가족의 배려로 그곳에 1박 2일 짧
2021-03-12
<수필산책 148 > 아침 산책길 도화지 전현진 / 한국 문협 인니지부 회원 아침 산책은 상쾌하다. 아침에 눈 뜨기가 어려워 그렇지, 운동화만 신으면 현관문 밖을 나서기는 일사천리이다. 햇살이 눈부시게 화창한 날에도, 선선하게 구름이 낀 때에도 부슬비 내리는 아침에도 일단 나선
2021-03-05
<수필산책 147> 눈물이 없습니다 이재민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눈물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서 저는 오래전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내 삶의 배가 잘 가고 있는가?“ 깊은 회의감이 몰려올 때였습니다. 늘 일을 핑계로 술에 취해
2021-02-26
< 수필산책 146> 어머니의 김치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오래 전, 첫 직장을 대구로 발령 받고 자취 생활을 하던 시절, 어머니가 해주셨던 추억속의 김치를 떠올려 본다. 어느 날, 남은 김치를 다 털어 김치 찌게를 끓이고 나니 집에 김치가 딱 떨어졌다. 회사에 출근
2021-02-19
< 수필산책 145 > 나시고랭 (GILA) 에피소드 함상욱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파란색, 빨간색 불꽃이 춤을 춘다. 우리나라의 포장마차 같은 이곳, 인도네시아의 길거리 식당에서 파는 음식인 나시고랭 GILA의 매콤한 향이 나의 뇌를 찌른다. 무슨 이유일까? 음식 이름 뒤
2021-02-11
<수필산책 144> 돈과 사람과 인생에 대한 명상 서미숙 / 수필가,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코로나19’라는 세계적 펜데믹 사태를 겪고 있는 이 시기에 부자는 더 큰 부를 창출하고 저소득층은 생계를 위협하는 경제적 위기를 겪고
2021-02-05
< 수필산책 143> 불혹에 만나고 싶은 형들 하승창 / 한국문협 인니지부회원 “형, 참말이오?” 공자를 만나서 진심으로 묻고 싶은 말이다. 1981년생인 나는 한국 나이로 작년에, 만으로는 지난주에 불혹의 나이가 되었다. 불혹(不惑)은 논어에서 유래한 단
2021-01-29
< 수필산책 142 > 막걸리 한잔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요즘 티비에서는 트로트 열풍이 한창이다. 그중에서 ‘막걸리 한잔’ 이라는 노래가 많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가을엔 산행 차 강원도에 놀러 갔다가 영탁이라는 상표의 막걸리
2021-01-21
<수필산책 141> 걷고 싶은 우리에게 고함 강인수 / 한국문협 인니지부 부회장 스마트폰이 열어준 새로운 혁명의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생활의 편리함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행복해 했다. 손안에 든 핸드폰에 은행이 있고 가게가 있고 배움이 있다. 회상해
2021-01-15
< 수필산책 > 달콤한 수술 (Operasi Manis) 전현진 / 제4회 적도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자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오늘은 수술 날이다. 나는 옷을 갈아입는다. 들어서기도 전에 기다리는 이들을 만난다. 가볍게 눈빛 인사를 한다. 들어가서 거품을 내어 손을 꼼꼼하게
202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