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책 189> 마녀, 매력적인 그녀 전현진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옛날 옛적에 얼굴이 하얗고 머리가 까만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공주는 매일 아침 눈 뜨고 싶을 때 일어나고, 나풀거리는 옷들을 즐겨 입었어요. 예쁜 옷이 구겨질까봐 행동은 조심스러울
수필산책
2021-12-17
<수필산책 188 > 친구에게 들려주는 나의 공간 이야기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나에게 나의 공간이란 개념이 생긴 게 아마도 중학교쯤 이었던 것 같아. 온 나라가 88 서울올림픽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우리 가족은 시내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지. 잘 알겠지만 그
2021-12-10
<수필산책 187> 고향이 무엇이길래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은 꿈을 키워주던 어머니의 품속 같다. 가난에 찌든 초가집 주변의 어지럽게 흩어진 지푸라기와&nb
2021-12-03
< 수필산책 186 > 살라띠가 쿠쿠밥솥 소동 이태복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우리가 살아가면서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는 작은 사건 하나에서 문화의 담을 담쟁이처럼 넘어 현지 문화 속에 흡수되어 살고 있다. 두 해 전 업무상 중부자바 쁘르워다디 시골로 나
2021-11-26
<수필산책 185> 남해여행에서 깨달은 행복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쫓기듯 젊음의 의욕이 끝없이 넘쳐나던 적도의 황혼이 붉게 물들고 있다. 인고를 쌓아 올리며 하늘 끝을 점령한 기다란 야자수처럼 석양에 비치는 역정의 그늘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그리움들이 있
2021-11-19
<수필산책 184> 빈 페인트 통에 대한 감상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세월은 참 빨리도 흘러간다. 코로나와 몸부림치며 씨름한지도 2년, 세월이 흐르는 속도는 언제나 같으련만 전 세계가 갑자기 부닥뜨린 펜데믹과 씨름하는 동안 뉴스마다 코로나 전쟁의 진퇴에 대한
2021-11-12
<수필산책 183> 연탄 집 복실이 이재민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나의 유년 시절, 살갗 따가운 바람 한 점이 휙 불기 시작하면, 변두리 우리 동네 사람들은 월동 준비로 분주했다. 아줌마들은 이집 저집을 차례로 돌며 김장 김치를 함께 담갔다. 간혹 200포기 300포기를 담그는 집이 있으면
2021-11-05
<수필산책 182> 질밥 스카프와 마스크 하연수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감사) 소리 없는 번개가 멀리 서쪽 하늘에 흔적만 보여주고 사라진다, 하늘 가득한 구름 가장자리에 언뜻언뜻 은빛 테두리가 보인다. 사람들은 곧 코로나 공존시대가 온다고 한다. 이곳 인도네시아 땅그랑
2021-10-29
<수필산책 181> 존재하지 않는 가치에 대한 매료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튤립이라는 꽃을 모르시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튤립은 오랜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다 년생 화초로 아름다운 꽃을 가진 식물이다. 오늘 갑자기 튤립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이 특정 대상에 대한 매
2021-10-22
<수필산책 180> 나의 운수 좋은 날 강인수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은 제목과 다른 반전에 반어로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로 패러디 화 되었다. 그만큼 이야기 거리를 만들기에 참 좋은 작품이다. 그러나 내가 겪은 나의 운수
2021-10-15
<수필산책 179> 렉터 박사의 저녁 식사 하승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붉은 토마토소스 위에 올려진 하얗고 거대한 통 새우들, 식탁에 놓인 '새우 파스타'를 보고 있는 내 머릿속에 숱한 의혹들이 교차한다. '좀 작은 새우를 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
2021-10-08
<수필산책 178> 격리의 기억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출국 날 아침, 공항버스 안의 나는 항상 불안과 초조로 가득하다. 온갖 출국에 관련된 서류들을 잘 챙겼는지 빠뜨린 물품은 없는지 굳게 입을 다문 캐리어를 열어서 내 눈으로 확인하고픈 욕구와 이 버스 안에서 저 큰 캐리어를
2021-10-01
< 수필산책 177> 추석날의 단상 서미숙 / 시인,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코로나 19’ 덕택에 작년부터 한국에서 추석을 보내게 되어 기쁘지만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명절 때면 맏이로서 조상을 모시고 차례를 지냈던 일들이 주마등
2021-09-24
<수필산책 176> 초심자의 길 전현진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어느 해 가을, 친구들과 함께 부산행 기차 안에서였다. 절에 가자는 건 순전히 내 제안이었다. 가본 적 없는 곳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사찰이 있는 산으로 향했다. 등산로 입구의 안내도는 명료했다
2021-09-17
<수필산책 175> 새끼고양이 집 떠나던 날 하연수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감사) 야생 고양이들이나 버려진 고양이들이 우리 집 현관에 와서 밥을 먹고 간다. 가끔 새끼를 밴 고양이들도 찾아온다. 그러다 우리 집 어느 공간에 자리를 만들어주면 새끼를 낳고
2021-09-10
<수필산책 174> 몬도가네의 시대를 걸어가며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모처럼의 귀국이지만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고 들어와 치료받으며 보낸 3개월, 이제는 목발 없이도 산을 오를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다. 산을 노루처럼 달려 오르고 뛰어내려
2021-09-03
<수필산책 173> 시청 앞 지하철, 그리고 파인애플 이재민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All the leaves ara brown~~~으로 시작되는 캘리포니아 드림의 첫 소절이 흘러나오면, 나는 조건반사처럼 영화 ‘중경삼림’의 몇 장면을
2021-08-27
해외문단 특별기고 /수필산책 172 가깝고도 먼 우정 이건기 / 수필가 (한국문협 싱가포르지부 회장) 좋은 친구와 이웃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우정과 사랑과 정을 만드는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은 마음이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로망이다. 어떤 친구가 우리 인생에서
2021-08-20
< 수필산책 (171) 한국문단 특별기고> 그때 그 골목길은 지금도 있을까 최원현 / 수필가 (한국수필가 협회 이사장) 여름이었다. 차에서 내리니 저만치 느티나무 당산나무가 먼저 한눈에 들어왔다. 저 나무를 돌아 지나가면 탱자나무 울타리의 골목길 첫
2021-08-13
<수필산책 170 /한국문단 특별기고 > 나의 든든하고 아름다운 녹색 배경 공광규/시인 고향 솟골은 오래된 느티나무와 자귀나무꽃과 노을이 아름다워서 인생의 저녁도 아름다울 것 같은 마을이다. 솟골과 지초실을 경계하고 있는 구불구불했던 냇물은 폭이 작아서 이름이
2021-08-06
<수필산책 169> 그리움 이재민 / 힌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내 나이 여덟일 때, 내 아버지는 형제와 같다던 친구에게 빚보증을 잘못 선 죄로 집에 올 수 없었다. 내 어머니는 5남매 건사를 한다고 남의 집 식모살이를 전전하여 집에 올 수 없었다. 빚이 무언지도
2021-07-30
<수필산책 168> 진시황이 되다 이태복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무슨 꿈인지 요란했지만 깨어보니 기억도 안 나는 꿈을 꾸다가 불편한 잠자리를 옮기려 팬티 바람에 2층 조글로에 갔다. 새벽녘 어스름에 쏟아질듯 빛나는 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걸음을 멈추게 해 테라스 의자에 앉아 주제 없는
2021-07-23
<수필산책 167> 털에 대한 단상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어릴 적부터 난 몸에 참 털이 많았다. 아버지도 많으셨고 삼촌도 많으셨고 할아버지도 많으셨다. 심지어 고모들도 많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이미 코밑에 거뭇거뭇 콧수염이 보이기 시작하던 것이 졸업 할 땐 봐주기 힘들 정도로
2021-07-16
<수필산책 166> 대항해 시대 하승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목숨이 아깝거든 돈과 적하를 놓고 썩 꺼져! 안 그러면 뜨끔한 맛을 보게 될걸?” 사오십 대의 ‘아재’들 중에는 아마 이 멘트를 기억하는 사람들
2021-07-09
<수필산책 165> 인연 강인수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사람과 사람의 추억은 기억의 공간이 얼마나 넓고 크냐에 따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소중한 인연은 그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함께 했던 추억은 해를 거듭할수록 사탕의 단물을 다 빨아내고 남는
2021-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