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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소식 "응원박수에 울먹이다 발표 까먹어도"…한국어 말하기 대회 축제 한인뉴스 편집부 2019-05-1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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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표정으로 발표 듣는 본선 진출자들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경희대 국제교육원과 연합뉴스 공동주최 '제22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본선 진출자들이 참가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서 사용하는 말은 물론 사고방식과 역사도 다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쩜 '오해'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음으로는 친해지고 싶어 하지만 역사나 정치 등의 문제가 우리들의 사이를 어렵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구라타 요츠하, 일본)
 
14일 오후 제22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린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크라운관은 발표자들의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이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900여석을 꽉 채운 내외국인 관객들은 참석자들의 발표 내용에 공감하며 시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객석을 떠나지 않고 열띤 환호성을 쏟아냈다.
 
경희대 합창단 글리(Glee)의 축하 무대로 시작된 대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회 초반에는 긴장이 풀리지 않은 참가자들의 귀여운 실수가 이어졌다.
'나의 정체성에 눈을 뜨게 해 준 한국'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 프랑스인 코모이 발렌틴은 발표 중간 터져 나온 응원의 목소리에 큰 감동을 해 울먹거리며 발표를 이어갔다. 당황한 발렌틴은 결국 발표 내용을 잊어버려 서둘러 발표를 마무리했고 격려의 박수가 터졌다.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로 일본에서 온 구라타 요츠하(13)가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카와이"(일본어로 귀엽다는 뜻)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내겐 너무 특별한 한국', '평화의 길, 더불어 사는 세상' 등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 다수는 세계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는 한국의 매력에 주목해 발표를 이어갔다.
 
인도네시아 출신 비르니아나 미따는 한국 생활 중 자신과 외국인 친구들에게 도움을 줬던 이름 모를 수많은 한국인을 거론하며 "비록 '대한민국은 경쟁사회다, 이기주의적인 면이 많다'고 말하지만 이런 모습을 포착하게 될 때마다 종종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한국 사람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하곤 한다"고 감사해했다.
 
대회의 또 다른 주제인 '평화'에 주목하는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타지키스탄에서 온 사파로바 쇼호나는 1990년대 타지키스탄 내전을 설명하며 "너무나 많은 상실, 고통, 어려움과 굶주림이 있었다"며 "다행히도 지금은 모든 것이 지나갔다. 서로에 대한 인내와 이해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구라타는 경색된 한일관계에 대해 "소중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사이좋은 한국과 일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며 "제발 우리들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몽골 참가자인 바야르수렝 바더르즈는 몽골 북한 식당에서 만난 북한 아주머니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남북 구별 없이 모든 한국 분들이 서로 손잡고 함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이 곧 올 거라 기대합니다"고 바랐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발표자들의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다. 고려인 4세 손이리나는 고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자신의 뿌리인 한국을 소개하며 파 뿌리를 흔들기도 해 청중들이 크게 웃었다.
대회 중간 흥겨운 판소리 공연을 펼친 김명자 명창은 즉석에서 관객을 무대 위로 올려 화합의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상은 '싸는 문화, 한국'을 주제로 발표한 후쿠시마 아키(일본)에게 돌아갔다.
후쿠시마씨는 서로를 감싸 안는 한국의 '정'(情) 문화를 쌈 음식에 비유하며 우리나라의 따뜻하고 끈끈한 인간관계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해 큰 호응을 얻었다.
 
경희대 국제교육원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에게 축제의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1998년부터 시작됐다. 대회 첫해부터 올해까지 70개국에서 1만여명의 외국인이 참가해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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