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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교 | “일본은 지금 나쁜 애국심이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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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작성일15-08-20 15:39 조회5,9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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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 우익 스즈키 구니오가 본 ‘아베의 일본’
 
“경쟁할 좋은 좌파가 사라져
우파만 증식하고 있는 형국
이념 생태계 파괴될까 걱정
위안부는 없었다고 우기고
독도 때문에 한·일연대 버려
이런 배외주의, 애국 아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하면 당장 떠오르는 단어는 ‘우익(혹은 극우)’‘애국심’이 아닐까.
하지만 일본 우익운동의 대표적 거두인 스즈키 구니오(鈴木邦男·69·사진)의 생각은 달랐다. ‘진정한 우익’도 아닐뿐더러 ‘좋은 애국심’도 아니란 거다. 1970년 극우 민족운동단체인 ‘잇스이카이(一水會)’를 동지들과 결성해 현재 최고고문을 맡고 있는 그는 “오른쪽으로 확 기울어버린 일본 사회가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우익의 우익 비판 인터뷰는 도쿄 긴자(銀座)의 본사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주요 내용.
 
-아베의 자민당이 압승했다. 일본정치권이 우익의 마당이 된 건가. 
“지금 우익적 주장을 하고 있는 정치인은 천적이 없어진 동물과 같다. 잘난 척 하고 증식은 되고. 이대로는 생태계가 파괴돼 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애국심이란 이름을 내걸고 ‘내가 가장 애국자’라고 서로 큰 목소리 내는 콘테스트(경연장)처럼 돼 버렸다. 나도 40년 가량 우익 운동을 해 왔지만 예전만해도 좋은 ‘적’들이 있었다. 좋은적(좌파)이 있어서 비로소 우리는 단련되고 공부가 됐다. 이제는 그게 상실돼 버렸다. 그러니 잘못된 애국심이 판을 치는 것이다.”
 
-아베 또한 늘 ‘애국심’을 외친다. 
“한마디로 배외(排外)주의는 애국이 아니다. 일본만 좋아지면 되고 한국·중국은 관계없다고 하는 건 진정한 애국심이 아니다. ‘대일본 애국당’이란 우익단체를 만들었던 아카오 빈(赤尾敏·1899~1990)이란 대표적 우익 운동가의 경우를 보자. 한국과 일본이 섬(독도)를 놓고 옥신각신할 때 일본 내 민족주의자들은 ‘섬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우익의 거두인 아카오는 ‘섬보다 한·일 연대가 더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다’고 했다. 더 소중한 가치를 찾는 게 진정한 애국심이다.”
 
-아베는 미·일 동맹을 소중히 여기지만 정작 한국이나 아시아 주변국에는 너무 무심한 것 아닌가. 
“애국심에 대한 일본 내의 오해는 ‘일본의 잘못과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반일적이다’고 여기는 데서 비롯된다. 예컨대 ‘위안부 문제는 없었고, 외국에서 만들어 낸 거짓말’이라거나 ‘식민지로 삼았지만 인프라구축 등 좋은 일을 많이 했으니 감사해야 한다’고 당당히 하는 일본 정치인, 국민이 있다. 난 이를 부끄럽게 생각한다. 일본은 ‘폐를 끼쳤습니다’고 해야 한다. 그게 진정한 애국심이다. 일본은 겸손한 민족인데 최근 잘난 척 하는 민족이 돼 버렸다.”
 
- 같은 우익으로 우익 정치인 아베를 비난한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는데. 
“좌익으로 전향한 것 아니냐는 말도 듣긴 한다(웃음). 하지만 변한 건 내가 아니라 좌와 우를 가르는 ‘축’이다. 예컨대 개헌이라고 하는 것도 미시오 유키오(三島由紀夫·70년 도쿄의 육상자위대본부에 난입해 자위대의 나약함에 대한 각성과 천황에 대한 충성을 외치며 연설한 뒤 자결한 극우 작가)가 자살하며 비로소 외칠 수 있었던 무거운 주제다. 그때까지만 해도 입에 올릴 수 없던, 말 그대로 생명을 걸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걸 지금 너나 할 것 없이 주장하고 있는 게다.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그는 70년 미시마의 할복을 보고 감동을 받아 ‘잇스이카이’를 결성해 27년간 회장을 맡았으나 이후 ‘건전한 우익’의 기치를 내걸며 일본 사회의 ‘균형’을 주장하고 있다.)
 
- 정치인도 정치인이지만 그걸 지지하는 일본 사회도 문제 아닌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사건이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고 본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에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 한국·북한·중국에 죄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북한의 납치 사실 시인 이후 그 같은 ‘과거의 역사’는 사라지고 반대로 ‘일본이 피해자’란 생각이 급속하게 번진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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