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대통령이 촉발시킨 ‘백발 후계자’ 논란 > 정치∙사회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치∙사회 조코위 대통령이 촉발시킨 ‘백발 후계자’ 논란 정치 편집부 2022-11-29 목록

본문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 (인스타그램@ganjar_pranowo)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스터디움을 가득 채운 수천 명의 지지자들에게 2024년 대선에서 ‘백발의 지도자’를 뽑아달라고 요구하며 실질적으로 자신이 속한 투쟁민주당(PDI-P) 정치인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를 강력히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신호를 보냈다.
 
27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조코위는 “낮은 곳에 내려와 자기 몸이 더러워질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중들의 신발 속으로 들어갈 각오가 된 지도자들에게 투표하십시오. 그러한 성정은 그들의 외모에도 드러납니다. 그들은 민중에 대한 걱정으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합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민중을 사랑하는 마음에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린’ 후보들을 마음에 두라고 지지자들을 종용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서 2024 대선 잠재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자주 상위권을 차지하는 은발의 간자르를 공공연히 지목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발언은 조코위 대통령과 간자르 주지사가 대통령 생가가 있는 수라까르따와 동쪽 경계를 맞대고 있는 까랑안야르(Karanganyar)군의 쫄로마두(Colomadu) 시장을 불시 시찰하고 나서 며칠 후에 나온 것이다.
 
그간 조코위 대통령은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나 아이를랑가 하르따르또 골까르당 당대표 등 유력한 잠재후보들에게 지지를 공공연히 밝힌 바 있으나 이번 간자르에 대한 암묵적인 강력한 지지발언이 앞으로 선거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천 명의 열성 지지자들 앞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누산따라 연합운동 측이 조직한 글로라 붕까르노 경기장(GBK)에서의 대규모 정치집회에는 수천 명의 조코위 대통령 극렬지지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고 그들 중에는 쁘로고(Progo) 등 다양한 조코위 지지 자원봉사단체들이 포함됐다.
 
그들이 타고 온 버스들이 수디르만 거리에 길게 늘어서 장사진을 이루면서 토요일 아침 자카르타 중앙통에 정체를 유발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대통령이 자신이 벌려놓은 프로그램들을 관철시키기 위해 연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너를 내걸었다.
 
2024년 이후
하지만 조코위는 대통령 3연임이 헌법상 금지되어 있어 있으므로 그 대신 자신의 유산을 계승할 후보에게 표를 달라고 군중들을 종용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일궈온 것들을 계속해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이것을 계승해 나가는 것은 비단 2024년과 2029년의 선거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2045년의 인도네시아의 전성기(Golden Indoensia)를 맞기 위함입니다.”
 
그가 골든 인도네시아라고 표현한 2045년은 인도네시아 독립선언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이전에 인도네시아 발전의 주요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정부의 비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국가연구혁신기구(BRIN)의 정치연구원 피르만 누르(Firman Noor)는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유산을 계승할 후보들을 밀어줄 용의가 있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고 말한다.
 
조코위가 마음 속에 둔 유력한 인물로는 ‘백발의 후보’(간자르), 두 번이나 그와 대선에서 맞붙었던 ‘전직 장군’(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 그리고 그가 선호하는 후보 중 하나인 아이를랑가 하르따르또 경제조정장관을 꼽을 수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그의 임기 내내 행정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동부 깔리만탄으로 이전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고 그가 남길 유산의 정점이 될 이 466조 루피아(약 40조 원)짜리 프로젝트 구현을 담보하기 위해 현재 투자자 유치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선거개입?
글로라 붕까르노에서의 행사는 정치유세를 방불케 하는 것이었고 조코위 대통령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대선후보 지명권이 전적으로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에게 있다고 반복적으로 강변하고 있는 투쟁민주당으로서는 매우 탐탁지 않은 것일 수 있다.
 
투쟁민주당의 주류는 2024 대선출마를 노리는 메가와띠의 딸이자 당 고위간부인 뿌안 마하라니와 경쟁관계에 있는 간자르를 당의 대선후보로 지명하는 것에 회의적이다.
 
투쟁민주당 데디 예브리 시또루스(Deddy Yevri Sitorus) 의원이 비록 조코위 대통령을 대놓고 비난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토요일 GBK 집회가 2024 대선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과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성명에서 자원단체들은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부정행위 의혹을 일으키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을 비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대신 지지자들을 비난한 것이다.
 
그는 중부자바 찌안주르에서 진도5.6 규모의 지진으로 318명이 희생된 상황에서 이러한 집회를 연 행사 조직 주체측도 덩달아 비난했다.
 
데디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코위 대통령으로서는 선택의 여지없이 해당 행사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스스로 변명해 주었는데 피르만 연구원은 이것이 조코위 대통령과 투쟁민주당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쟁민주당은 대체로 대통령을 조심스러워하지만 정작 조코위 대통령도 투쟁민주당의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입장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그의 지지자들도 정당 측 생각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간 조코위 대통령과 메가와띠 투쟁민주당 총재 사이에 형성되어 있던 힘의 균형추가 조코위 대통령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지지자들이 조코위 대통령을 투쟁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아니라 개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대통령이 당의 노선을 벗어나 보다 광범위하고 자유로운 입지를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라고 피르만은 분석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2024년 선거판을 좌지우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피르만은 큰 틀에서 보면 그들 역시 소수집단에 불과하다고 정의했다.
 
따라서 2024년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각 당들이 대선후보들을 공식적으로 지명해야 하는 데드라인에 근접하면 조코위 대통령 강성지지자들의 목소리도 결국 잠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PT. Inko Sinar Medi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