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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정당 통합개발당의 리더십 위기 정치 편집부 2022-09-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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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0일 수하르소모노아르파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이 한 업무협약에 서명 후 이를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 교사들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화가 난 당내 인사들에 의해 지난 4일 통합개발당 총재직에서 해임되었다. (자카르타포스트/ydp)
 
2024년 선거를 1년 반 남겨두고 가장 연조 깊은 이슬람 정당인 통합개발당(PPP)이 말실수로 이슬람 성직자들을 격노케 해 당 지지율을 급락시킨 수하르소 모노아르파 총재를 전격 해임하면서 혼란 속에 빠져들었다.
 
9일 자카르포스트에 따르면, 2020년 전임자인 무하마드 로마후르무지 전 총재가 부패혐의로 구속되자 공석이 된 당 총재직을 꿰어 찼던 수하르소가 지난 5일(일) 반뜬주 세랑에서 열린 전국실무회의에서 다수 당원들의 결의에 의해 총재직에서 밀려난 것이다.
 
그와 동시에 현 대통령 자문위원이자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당 자문위원회 무하마드 마르디오노 위원장을 신속히 추대하여 수하르소가 돌아올 길을 차단했다.
 
마르디오노는 2025년 수하르소의 잔여 임기까지 총재대행으로 당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마르디오노는 6일(월) ‘수하르소가 당에서 해임된 것이 아니라, 적절한 표현을 찾자면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당 지도자로서의 기능을 중지시킨 것’이라는 신박한 논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수하르소는 그렇지 않아도 2020년 다른 사람의 개인소유 제트기를 사용하는 등 사례와 향응을 받았다는 부패의혹 등 최근 여러 스캔들에 휘말려 구설수에 올라 있었고 자카르타 당사에서는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봇물을 터뜨린 것은 사람들이 성직자를 만나려 할 때마다 돈봉투를 준비해야 한다고 한 8월 15일의 발언이었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당내 3대 감독위원회인 샤리아 위원회, 윤리위원회, 자문위원회가 지난 8월 수하르소에게 두 차례나 사퇴를 권고했으나 수하르소는 내부규정 위반이라며 해당권고들을 일축한 바 있다.
 
당 자문위원회 우스만 또깐 사무차장은 현 정부의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이기도 한 수하르소가 괜한 분란을 일으켜 통합개발당을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에 노출시켰으므로 그의 퇴진을 강제하기 위해 3대 위원회가 일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현재 통합개발당은 전국실무회의 결과로 나온 수하르소의 해임을 지지하며 해당 당직변경 내용을 법무인권부에 등록하려는 쪽과 마르디오노를 당의 총재대행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쪽,그렇게 두 개의 캠프로 갈라진 상태다.
 
수하르소는 자신의 해임이 발표된 지 며칠 후인 7일(화)당의 자카르타 주의회 의원모임을 불시 방문하여 자신이 아직 통합개발당의 공식적인 총재라면서 기습적으로 방어전을 펼쳤다. 당원 전체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총재를 실무회의 일부 당원들이 뒤집을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뒤섞여 있던 그 자리에서 자신이 2020년 12월 9차 전당대회를 통해 통합개발당의 총재로 선출되었으니 이에 불복하는 이들이야말로 물러나야 한다며 기염을 토했다.
 
파라마디나 대학교의 이슬람 정치분석가 아흐마드 코이룰 우맘은 수하르소의 스캔들이 전통적 무슬림 유권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통합개발당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개발당은 기본적으로 이슬람 정당이며 각 지역의 이슬람 기숙학교 네트워크가 가장 충실한 지지기반이다.
 
‘돈봉투 받는 성직자들’이란 서사는 이제 수하르소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고 이는 통합개발당의 콘크리트 지지 기반인 끼야이(이슬람 교사들)들과 산트리(이슬람 기숙학교 학생들)들 사이에 거대한 반감을 불러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맘은 주장한다.
 
샤리프 히다야툴라 국립 이슬람대학(UIN) 정치분석가 아디 쁘라잇노는 수하르소의 해임이 그에 대한 당내 불만을, 그것도 빙산의 일각 정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수하르소의 미미한 실적과 무능으로 당이 동력을 잃었고 당이 2024 대선판 입장권을 얻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했으므로 이에 크게 실망한 통합개발당 엘리트들의 누적된 불만이 수하르소의 해임이란 형태로 터져 나온 것이다.
 
아디는 당 지도부 교체가 2024 선거를 앞둔 통합개발당의 전반적 자세와 입장을 쇄신하기보다는 갈등을 악화시켜 결과적으로 선거승리가 아닌 당권 경쟁에 모든 역량을 소진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조코위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승리했을 당시에도 통합개발당은 극심한 내부갈등을 겪었다. 당시 조코위를 지지했던 무하마드 로마후르무지가 그해 10월 동부자바 수라바야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선출되었는데 자카르타에서는 이에 맞서는 행사가 열려 원로 정치인 잔 파리즈(DjanFaridz) 역시 총재로 선출된 사건이 있었다. 1년 넘게 당을 양분하던 이 갈등은 결국 법정에서 무하마드 로마후르무지가 승리하며 종결되었다.
 
한편 아르술 사니 부총재는 이러한 당내 갈등과는 별도로 통합개발당이 골까르당, 국가수권당(PAN)과 제휴하여 함께 결정한 정당연합 통합인도네시아연대(KIB) 안에 여전히 머물 것임을 분명히 했다. 통합개발당은 해당 정당연합을 통해 대선판 입장권을 획득한 상태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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