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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교회의 수호자였던 버카시 시장의 두 얼굴 보건∙의료 편집부 2022-01-1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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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맛 에펜디 버카시 시장(가운데)이 남부 자카르타 부패척결위원회(KPK) 건물에서 심문을 받고 나오고 있다.(콤파스TV 영상 캡처)
 
지난 5일 부패척결위원회(KPK)는 버카시 시장 라흐맛 에펜디(Rahmat Effendi)를 뇌물수수혐의로 체포했다.
 
버카시 시장은 ‘진정한 종교의 자유 수호자’라고 불린 명망 높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뇌물수수범으로 체포되면서 그동안 쌓아 올린 그의 화려한 이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자신과 측근들 배만 불리려 권력을 남용하고 국가의 돈을 착복한 끝에 법정의 심판을 기다리는 다른 수십 명의 지방 자치단체장들과 같은 부류로 전락했다.
 
라흐맛 버카시 시장은 무슬림 인구가 지배적인 인도네시아에서 강경 이슬람 그룹들의 정치적, 물리적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북부 버카시 소재 산타 클라라 성당을 끝내 지켜낸 사건으로 현지 소수 종교인 카톨릭 신도들의 추앙을 한 몸에 받은 인물이다.
 
그는 2019년 8월 11일 이 성당의 운영허가를 내주며 현재 카톨릭 커뮤니티가 자신들만의 예배 처소를 갖고자 했던 21년간의 기다림에 보답해 주었다. 그 자신은 무슬림이었던 골카르당 정치인 라흐맛 시장은 그렇게 소수 종교집단을 끝내 지켜낸 결단과 용기로 국내외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당시 성당은 모든 합법적인 건축허가를 획득하고서도 해당 지역에 카톨릭 성당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혐오한 강경 이슬람단체들의 반대에 막혀 성당건물에 십자가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지난 주 뇌물수수범으로 KPK에 체포된 것이다.
 
수사관들은 그에게서 50억 루피아(약 4억1000만 원)를 압수했다. KPK는 그가 특정 사업가들의 물품 조달과 토지양허 프로젝트에 특혜를 준 대가로 해당 금액을 수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라흐맛 시장은 시청 요직으로 승진을 원하는 현지 공무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57세인 그는 2012년, 당시 시장이었던 목타르 모하마드(Mochtar Mohammad)가 뇌물죄로 유죄를 받아 수감되면서 시장 대행이 되었고 이듬해 지방선거를 통해 정식 시장으로 취임한 후 2018년에는 대세를 밀어붙여 경쟁자들을 간단히 떨쳐내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런 그가 뇌물혐의로 체포된 사실은 버카시 시민들은 물론 많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의 사건에는 다른 많은 지방 자치단체장들이 똑같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전형적인 패턴’이 엿보인다. 돈의 유혹에 대한 굴복, 그리고 자신이 권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운 사람들, 단체들 ,정치집단들에 대한 부채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한편, KPK는 여세를 몰아 지난 목요일 북부 뻐나젬 빠서르(Penajem Paser Utara)의 군수도 뇌물 혐의로 체포했다.
 
그간 입법부와 행정부가 KPK 관련법 개정을 통해 KPK와 지도부를 약화시키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분명히 보여왔고 피를리 바후리(Firli Bahuri) 현 KPK 위원장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현재 상황에서도 이 두 건의 고위공직자 체포를 통해 KPK는 자신만이 여전히 인도네시아 부패방지를 위한 최후의 보루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피를리가 KPK 수장이 된 후, 그동안 권력자들의 비리를 끈질기게 수사해온 우수한 수사관들을 조직적으로 대거 해고하면서 전국적 비난의 십자포화가 KPK 머리 위로 쏟아진 상황에서 말이다.
 
지난해 11월 자카르타 부패사건 법정은 전 남부 술라웨시 주지사 누르딘 압둘라(Nurdin Abdullah)의 뇌물수수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4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누르딘 전 주지사 역시 체포되기 전까지만 해도 깨끗한 공직이력과 공감 넘치는 비전으로 인도네시아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여겨지던 인물이었다.
 
라흐맛 시장은 이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만일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항소와 판례검토 요구 등을 불사할 것이다. 과거 많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소수 종교집단을 보호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였던 그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용기를 내지 않을 리 없다.
 
한편 KPK는 이러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부패척결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대체로 실패했다는 지배적 평가를 불식시키기 위해 라흐맛이나 누르딘보다 더 큰 물고기를 낚으려 팔을 걷어붙여야만 하는 상황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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