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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부 한정판 발간한 에카 꾸르니아완 작가의 신작 '우물' (Sumur) > 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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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 | 2천 부 한정판 발간한 에카 꾸르니아완 작가의 신작 '우물' (Sum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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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작성일21-09-12 22:19 조회7,8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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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ur’는 2020년 펭귄북스의 작품집 ‘두 행성의 이야기들’(Tales of Two Planets)에 ‘우물’(The Well)이란 제목으로 번역본이 먼저 출간되었다. (JP/Gisela Swaragita/Gramedia)

원래 인도네시아어로 쓰여진 ‘우물’(Sumur)는 2020년 9월 펭귄북스의 작품집 ‘두 행성의 이야기들’(Tales of Two Planets)의 일부로서 ‘우물’(The Well)이란 제목을 단 첫 영문 번역본이 먼저 출판되었고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그라메디아 뿌스타카 우타마(PT Gramedia Pustaka Utama – GPU)에서 얼마전 인도네시아어본도 출판되었다.

이 중편소설은 2천 부만 한정 출판되었다. 책 안에 포함된 책갈피에는 ‘이 책은 단 한 번만 인쇄될 것이므로 희귀본이 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호랑이 남자’,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 등 작품이 한국에서도 번역본으로 나온 바 있는 에카 꾸르니아완(Eka Kurniawan) 작가는 그것이 단지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실제로 이 책을 읽고 소장하고 싶은 사람들만을 위해 쓴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어차피 도서 판매가 바닥을 치고 있는 팬데믹 시대에 이런 얇은 종이책을 사서 보려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의 출판이 단 한 차례 인쇄로 끝난다고 천명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곧 매진되었고 더 이상 그라메디아 서점 매대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은 50페이지 정도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형태의 판본으로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에카는 장담했다.

그는 현재 다른 짧은 소설들을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작품이 또 다른 작품선집에 포함되거나 메스미디어에 내용이 실리는 건 많은 시간이 흐른 후의 일일 것이라 말했다. 매우 긴 시간이란 해당 작품의 저작권이 그의 사후 70년이 지나 소멸한 후에나 일반 매체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에카는 그의 ‘호랑이 남자’(Lelaki Harimau)의 영어번역본 ‘Tiger Man’이 2016년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3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대부분의 오프라인 서점 매대와 온라인 서점에 진열되어 있다.
 
▲에카 꾸르니아완의 작품들 (Courtesy of goodreads.com/-)

치명적인 로맨스
‘우물’은 기후위기와 마을의 사회적 구조를 뒤흔든 물 분쟁으로 인해 죄절되고 만 토입(Toyib)과 시티(Siti)의 가슴 저미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짧은 분량의 중편 소설임에도 감수성 예민한 독자에겐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북받치는 감정과 여운을 오래 남긴다. 에카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들을 피해 쉬운 언어로 기후변화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우물’에서 묘사하는 시골사회의 갈등은 작가는 서부자바 타식말라야의 농촌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직접 겪었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우물이나 샘을 사용권을 놓고 벌어지는 농부들 개인간, 집단간, 또는 농부들과 권력자들 사이의 비슷비슷한 분쟁 이야기를 어려서부터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땅그랑 지역 찌뿌땃(Ciputat) 자택에서 다른 소설들을 쓰던 막간에 이 소설을 썼는데 어쩌다가 이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당시의 특별한 동기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쩌면 단지 회상에 젖어 어머니의 집에 있던 마르지 않던 그 특별한 우물을 떠올린 것 같다. “우리 동네엔 마르지 않는 우물이 딱 두 개가 있었어요. 우리 어머니 집 말고 또 다른 우물은 모스크 근처에 있었는데 건기가 되면 마을 사람들이 거기 모여들어 바글거렸어요.” 그는 그렇게 회상했다.

비극적 운명의 초상들
에카는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즉시 메모해 두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 메모들을 선반에 넣어 두었다가 적당한 때가 오면 꺼내 본다는 것이다.

“한 번에 모든 스토리를 써내려 가는 건 아닙니다. 처음엔 짧은 초안을 갈겨쓰죠. 나중에 시간이 나면 거기에 다른 요소들을 더 가미합니다. 플롯을 바꾸기도 하고요. 애당초 확정된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에요. 아무튼 난 검토해 볼 만한 스토리 초안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글 쓰는 과정에 대해 물었을 때 에카는 이렇게 대답했다.
 
▲2016년 3월 13일 자카르타에서 자신의 책 ‘O’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에카 꾸르니아완 작가 (The Jakarta Post/Wienda Parwitasari)

그는 ‘두 행성의 이야기들’ 편집자인 죤 프리맨(John Freeman)이 작품집 참석의사를 물어왔을 때 그 제안에 걸맞는 작품으로 ‘우물’을 먼저 떠올렸다고 한다.

“그때 스토리를 쓰기 위해 나한테 필요한 것은 시간과 분위기뿐이었어요.” 에카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과정은 2-3일이 걸리기도 하고 몇 달,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이미 아는 것, 영화나 책, 다른 사람들의 경험으로부터 습득한 생각들에 크게 의존하며 그것들을 자신이 관심을 가진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방식을 쓴다고 말한다.

우물’의 두 주인공 토입과 시티는 그가 보유한 불행한 등장인물들 실제 컬렉션의 일부일 뿐이다. 그의 전작 소설들과 단편소설들 역시 범상치 않은 인생을 살아온 불행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그들 대부분은 종국에 죽거나 감옥에 갇히거나 미쳐버린다.

에카는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도 실제 세상 사람들처럼 자신 앞에 펼쳐지는 세계를 통제할 아무런 힘도 없는 존재들이라고 묘사한다.

“전반적인 구도가 스토리 전개의 향방을 결정하지만 한 등장인물이 나중에 이렇게 될지 저렇게 될지를 미리 결정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는 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등장인물을 특정한 상황 속에 던져 넣으면 그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 결말 또는 파국을 향해 쇄도하는 것이죠.”[자카르타포스트/번역제공: 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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