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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교 | 인니 `처녀성 검사` 경험한 여군지원자들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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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작성일21-08-25 19:43 조회17,6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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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인도네시아군이나 경찰에 지원한 여성들은 선결 조건으로 처녀성 검사를 요구받았다.(JP/Donny Fernando)
 
“2015년 경찰 아카데미에 들어갈 때 처녀성 검사를 받는 건 당연한 통과의례라고 생각했다.”는 린땅(가명)은 18세가 되던 해 동부자바 마디운(Madiun) 경찰학교에 지원했다.
 
인도네시아 군경 여성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강요되었던 처녀성 검사는 인권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와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많은 국제기관과 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도 1965년 이후 수십 년간 시행되어왔고 육군에서도 바로 얼마 전까지 여성들이 자원입대 할 경우 반드시 응해야 하는 선결조건이었다.
 
27세의 우찌(Uci) 역시 2014년 경찰에 지원할 당시 남성 친척 지원자도 비슷한 검사를 받았다는얘기를 듣고 처녀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실제 군대나 경찰 지원 과정에서 남녀 모두 생식기 검사를 받지만 남성 지원자의 경우 생식기 보건 측면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여성 지원자는 처녀성 판정에 좀 더 치우쳐 있었다.
 
우찌는 국가가 확인하려 하는 부분이 ‘성적 순결’이라면 남성 지원자들이 그와 사뭇 다른 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남성의 성적 순결을 물리적, 생물학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찌는 여성이 임신할 경우 군복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지만 자신의 성적 순결 여부가 군복무 적합성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청 의료보건센터장 아투르 땀삐(Arthur Tampi) 경무관은 2014년 당시에도 처녀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지원자를 당장 불합격시키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지 처녀성상실이 확인되면 관련 포인트를 적게 주었을 뿐이고 다른 부분의 포인트들을 모두 합산해 합격 여부가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인트를 기준한 해당 판정시스템에는 지금까지도 모호한 부분들이 남아있다.
 
기대할 수 없는 연대감
린땅은 경찰학교 지원 당시 검강검진을 받기 위해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상의를 벗고 바지만 입은 채 일렬로 줄을 섰을 때 검사를 담당한 여의사의 말에 느꼈던 당혹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지원자들의 불편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던 현장에서 한 지원자가 가슴을 손으로 가린 것을 본 여의사는 “너희들은 운이 좋아. 전엔 여성지원자들도 남성 의사들이 검사를 했어. 그러니 손 내리고 똑바로 서!” 라고 말했다고 한다.
 
린땅에게는 그것이 마치 같은 성의 여의사가 검사를 하면 전혀 불편하지 않을 거라는 둔감함으로 들렸고 조직 내 계급차이 만큼이나 여의사와 여성지원자 사이의 공감대나 연대감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린땅이나 우찌 모두 여의사나 여성 간호사에게 처녀성 검사를 받았지만 그 고통이나 수치심은 조금도 경감되지 않았다.
 
사랑의 이름으로
군인과 결혼하려는 약혼녀들에게도 건강검진이란 이름으로 유사한 검사가 강요되었다. 그 검사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설명하기 어렵다.
 
32세의 제슬린(가명)은 2014년 한 해군장교와 결혼했다. 결혼이 결정되자 생각지도 못한 요구를 받았다. 지금의 남편인 당시 남자친구는 해군 고급장교의 아들이었고 사람들은 그와 결혼을 준비하는 제슬린이 아직 처녀인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처녀성 검사를 거치는 것이 그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제슬린은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는 과정 전체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같은 과정을 겪어야만 했던 몇몇 다른 친구들도 걸을 수조차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첫 15분 동안은 정말 말도 못하게 아팠다.”며 그 검사가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러웠다고 증언했다.
 
제슬린의 남편은 당시 결혼 전제조건으로 제도화되어 있던 그 규정으로 제슬린이 고통을 감내했던 당시의 상황과 스스로의 무력감을 자책했다. 이렇게 진행한 혼전 처녀성검사의 결과는 이후 남성 측이 예정대로 결혼할 것인지를 결정할 참고사항의 하나로서 배우자에게 공개되었다.
 
제슬린은 “군 장교와 결혼하려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처녀성 검사를 강요받는 것도 그중 하나이고 정치에 진출할 수 없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할 수도 없다. 군 장교와 결혼하려면 그런 조건들을 모두 감내해야 한다.”고 체념한 듯 말했다.
 
마침내 찾아온 변화
올해 8월 육군사령관 안디까 뻐르까사(Andika Perkasa) 대장은 인도네시아군에서 처녀성검사 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활동가들과 많은 시민들의 수십년간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에 앞서 처녀성검사 폐지를 위한 청원에 7만 명 이상이 서명한 바도 있다. 예전에 이미 처녀성검사를 받았던 이들도 한 목소리로 이 발표를 환영했다.
 
▲2021년 8월 10일 인도네시아군 여성지원자들에게 대한 처녀성검사 폐지를
발표하는 안디까 뻐르까사 육군사령관 (Kompas.com/Courtesy of Dispenad)
 
린땅은 “그 발표를 듣고 너무 기뻤다. 나는 그 굴욕적인 검사를 받은 후 달리기 테스트에서 떨어졌고, 그런 트라우마가 생길 만한 일을 겪고서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제슬린은 “나는 벌써 세 아이를 가진 엄마가 되었고 저 발표가 이젠 나에게 아무런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지만, 여성이 더 이상 처녀막이 있느냐 없느냐로 재단되는 일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기쁘기 그지없다.”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여성대상폭력에 대한 국가위원회(Komnas Perempuan)는 이 새로운 정책이 취지에 맞게 시행되도록 국가와 시민사회가 관심을 두고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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