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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인니 지부 게시판 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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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려놓음 (전편)김형석(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 회원)2013년 12월 엄청 춥던 날 인천공항을 막 빠져나오니 차가운 공기가 머릿속까지 전달된다. 연말이라 그런지 공항 터미널 주변 여행객 옷차림이 내 눈에는 다들 살찐 곰처럼 보였다. 나는 7시간 전만 해도 인도네시아 뜨거운 열기 속에서 숨을 쉬고 있었다. 이렇게 뜨거운 날씨에 있다가 갑자기 겨울로 계절을 넘나들 땐 여태까지 차가운 공기가 에어컨도 필요 없이 느낄 수 있는 짜릿짜릿함이 너무 좋았다.하지만 이번 방문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하는 온몸이 무력감에 힘겨운 …

  • 훌쩍 떠난 흔적 이태복 (시인, 사산자바문화연구원장) 떠나는 차를 막을 수 없어 손만 흔들고 연구원에 들어선다. 손님 떠난 휑한 연구원에 머르바부 산에 걸린 구름같은 적막이 흐른다. 고도가 낮아지고 항공기 착륙 후에 고막천공이 회복된 듯 그제야 일상의 밤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별들도 다시 반짝인다. “덜커덩! 콰아앙!” 빨랄 노인네가 잠그는 요란한 쇠 대문 소리가 머라삐 화산 폭발음처럼 커지더니 스러졌고 노인네에게는 주인님의 손님이라 부담이었는지 손님이 떠나자 긴장이 풀린 듯 방에 들어가…

  • <수필산책 208> 고구마 사건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어제는, 파라볼라로 시청하는 CGN TV를 통해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고 눈물을 진하게 흘렸다. 캄보디아에서 봉사하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한국인 청년의 생전 사역지를 두루 비춰주는 영상이었다. 이미 떠나고 없지만 그곳에서의 짧은 삶의 모습을 자료화면과 돌아가신 분을 회상하는 캄보디아인들의 인터뷰 멘트로 진솔하게 편집하여 감동을 주는 특집이었다. 잔잔한 애도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영상은 채널을 바꾸지 못하게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

  • <수필산책 198> 수첩 속 그 이름 하연수 / 수필가 (한국문협 인니지부 감사) 수명을 다한 소중한 수첩을 들고 낙엽을 태우는 불 앞에 섰다. 수첩 속에서 가장 오래 일 순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사람이 생각난다. 신발재봉 최고 전문가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던 P주임이다. 신발산업이 해외로 모두 떠나고 실업자로 있던 P주임에게 해외공장 근무를 제안했다. 그날 그는 해외에서 자신의 꿈을 다시 펼쳐보고 싶다고 했다. 며칠 후 갑자기 가장인 자신이 어머니를 두고 해외근무지로 떠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P…

  • <수필산책 189> 마녀, 매력적인 그녀 전현진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옛날 옛적에 얼굴이 하얗고 머리가 까만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공주는 매일 아침 눈 뜨고 싶을 때 일어나고, 나풀거리는 옷들을 즐겨 입었어요. 예쁜 옷이 구겨질까봐 행동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지요. 그림처럼 차려놓은 음식을 새처럼 조금씩 먹는 둥 마는 둥 했고요. 공주가 하는 일이라고는 거울 앞에서 빗질하고, 딱히 약속이 없어도 곱게 치장하는 것이었어요. 누굴 만나러 갈 때는 마차 뒤에 앉아만 있어서 어디로 가는 줄도 …

  • <수필산책 188 > 친구에게 들려주는 나의 공간 이야기 이병규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나에게 나의 공간이란 개념이 생긴 게 아마도 중학교쯤 이었던 것 같아. 온 나라가 88 서울올림픽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우리 가족은 시내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지. 잘 알겠지만 그 시절은 모두가 그렇게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었지. 우리라고 뭐 다를 게 있었겠어? 부모님과 여동생까지 우리 넷은 단칸 월세 방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었지. 그 어느 곳에도 나만의 공간은 없던 시절이…

  • <수필산책 187> 고향이 무엇이길래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은 꿈을 키워주던 어머니의 품속 같다. 가난에 찌든 초가집 주변의 어지럽게 흩어진 지푸라기와농기구들이 추억의 전부는 아니리라. 지붕과 울타리 사이 밤이슬에 촉촉한 거미줄은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잡초와 어우러져 올망졸망 쪼그만 얼굴을 내미는 패랭이는 추운 겨울을 잘도 참아내며 이듬해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붉은 꽃을 선사한다. 외양간과 연결된 사랑채의 두 쪽짜리 대문은 움직일 때 매다 삐그…

  • < 수필산책 186 > 살라띠가 쿠쿠밥솥 소동 이태복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우리가 살아가면서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는 작은 사건 하나에서 문화의 담을 담쟁이처럼 넘어 현지 문화 속에 흡수되어 살고 있다. 두 해 전 업무상 중부자바 쁘르워다디 시골로 나흘간 일을 다녀왔던 때의 일이다. 인도네시아에서 25년을 살면서 나의 여행 광기는 자바 여러 곳을 여러 번 여행하게 했고 동띠모르를 비롯해 깔리만탄, 수마트라등 꽤 많은 곳을 다닌 것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만 나서면 된…

  • <수필산책 185> 남해여행에서 깨달은 행복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쫓기듯 젊음의 의욕이 끝없이 넘쳐나던 적도의 황혼이 붉게 물들고 있다. 인고를 쌓아 올리며 하늘 끝을 점령한 기다란 야자수처럼 석양에 비치는 역정의 그늘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그리움들이 있다. 인도네시아 생활에서 잊고 살아온 고국에 대한 애착과 친지나 친구들과의 그리 많지 않을 만남의 기회에 대한 후회, 곰곰이 시간을 저울질하기에는 조급함이 먼저 앞선다. 잡다한 집착을 내려놓고 짐을 챙겨 한국으로 떠나는 일이 부…

  • <수필산책 184> 빈 페인트 통에 대한 감상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세월은 참 빨리도 흘러간다. 코로나와 몸부림치며 씨름한지도 2년, 세월이 흐르는 속도는 언제나 같으련만 전 세계가 갑자기 부닥뜨린 펜데믹과 씨름하는 동안 뉴스마다 코로나 전쟁의 진퇴에 대한 보도라 그것에 신경 쓰며 보낸 세월인지라 더욱 빨리 지나가버린 것 같다. 나는 매월 한번 지인들에게 카톡이나 메일로 조금 긴 편지를 월 초에 띄운다. 이렇게 나의 소식을 보낸지도 벌써 20년째다. 어떤 분은 받은 편지를 유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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