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나루 문학특강] 2024년 3-6월(총12주) 강의 안내한국, 미주, 호주, 인도네시아, 인도 등(한국시간 기준)
2024, 제6회 적도문학상 공모인도네시아의 유일한 한국문학 단체인 《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에서 우리 문학의 맥을 잇고 발전시켜 나갈 우수한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자 아래와 같이 2024년 「제6회 적도문학상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신인 작가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본 문학상에 많은 응모 바랍니다.1. 응모 대상: 미등단 신인으로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에 거주하는 성인2. 부문: 시, 소설, 수필(전 부문 자유주제)3. 응모 방법: 시(3편 이상), 수필 2편, 단편소설 1편4. 분량: 시는 자유분량, 수필은 …
친구 ‘랄’할아버지/Sahabat Pak lal이태복(시인, 사산자바문화연구원장)자카르타에서 내려놓고 살라띠가에 살러 왔다. 내려놓은 사람은 걱정과 두려움이 없다. 내려놓음은 종착역으로 오해하기 쉬운 비움이 아니라 바른 목적지가 정해진 노선 위에 기관차를 올려놓은 출발일 뿐이다.나흘 전, 연구원에 이민국 직원이 들이 닥쳤다. 내겐 아직 뭔가 두려움과 당황함이 있었다. 나의 내려놓음은 그저 비움 정도였기 때문이다. 나는 묵상 결과 비움만으로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고 자가 진단을 했다.‘귀신이 나온 방에 돌아가 보니 집이 비고 청소되고 …
42년 만에 온친구의 카톡 편지 이태복(시인, 사산자바문화연구원 원장) 내 동기 친구에게 쓰는 편지 내 어린 시절 18살의 기억 속에 그 시간이 있었네. 지금은 아무리 돌아보려고 해도기억이 없네. 날 기억이라도 한련가 ? 나, 이준태 일세! 늘 숨어서 훔쳐보는 것처럼 시인의 글 근황을 지켜보고 있는 평범한 노인 일세! 잘 지내는 모습 부러우이. 건강하시고기억하는 친구 일랑 세월을 보탬주세. 그냥 친구 이름이 보고픈 친구일세. 이준태. 감이 잡히지 않는 카톡 편지가 왔다. 보낸 이의 프로…
가난의 풍경 이병규(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짝수 날의 출근길은 자카르타 뿌삿(Pusat)의 좁디좁은 골목길로 길고 긴 항해다 암초 같은 오토바이들을 지나고 거친 와룽들의 파도를 넘는 길은 온갖 삶의 풍경들로 꽉 채운 삶의 현장이다 빈틈도 없을 것 같은 풍경 사이로 작은 그림자 하나가 삐쳐 나왔다 멈춰선 차들의 그림자를 밝고 선 차창 너머의 작은 그림자 삶이란 무게 딱 그만큼 휘어진 허리로 지푸라기 망태기를 걸친 엄마와 제멋대로 반대로 넘어가 가까스로 매달린 아이 깊은 삶이란 늪에서 살려달라고,…
<수필산책 204> 그래야 사니까 한화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병실에 힘겨운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흘렀다. “묻지 마세요, 내 나이 묻지 마세요, 흘러간 내 청춘 잘한 것도 없는데, 요놈의 숫자가 따라오네요...” 커튼 너머로 노랫소리를 듣던 옆자리에서 “할매요, 오늘은 노래가 나오는겨?”라고 말이 넘어오자 “내가 하도 서글퍼서 노래가 나오네요. 오늘따라 노래 가사가 하나같이 와 이리 다 맞노? 아이고 무서버라.” 이렇게 답하시…
< 수필산책 194 > 스마트 시대의 질문과 답변 이재민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선생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그때는 무얼 하시며 지내셨어요?“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 나도 잠시 쉬어야 할 시간인데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스마트하게 보고 있던 제자 녀석이 내 시선과 마주치자 별 싱거운 질문을 다 해온다. “가만, 가만 있어봐. 선생님이 생각 좀 해보자.“ 스마트폰이 없던 내 어린 시절, 집 대문을 열고 골목으로 나가면 친구들이…
<수필산책 184> 빈 페인트 통에 대한 감상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세월은 참 빨리도 흘러간다. 코로나와 몸부림치며 씨름한지도 2년, 세월이 흐르는 속도는 언제나 같으련만 전 세계가 갑자기 부닥뜨린 펜데믹과 씨름하는 동안 뉴스마다 코로나 전쟁의 진퇴에 대한 보도라 그것에 신경 쓰며 보낸 세월인지라 더욱 빨리 지나가버린 것 같다. 나는 매월 한번 지인들에게 카톡이나 메일로 조금 긴 편지를 월 초에 띄운다. 이렇게 나의 소식을 보낸지도 벌써 20년째다. 어떤 분은 받은 편지를 유심히…
<수필산책 174> 몬도가네의 시대를 걸어가며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모처럼의 귀국이지만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고 들어와 치료받으며 보낸 3개월, 이제는 목발 없이도 산을 오를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다. 산을 노루처럼 달려 오르고 뛰어내려오던 강건한 다리를 은근히 자랑하였건만 한번 다치고 나서는 확연히 위축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얻은 소중한 것은 작은 변화에도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친 사람들의 육체적 장애와 그 답답한 맘을 진솔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 수필산책 164 > 풍장 (風葬) 김준규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운영위원) 인도네시아에서 지낸 세월이 어느덧 40년이나 되었다. 오랜 해외생활을 이유로 선산에 모신 부모님의 묘소를 참배한지가 몇 년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 날 큰 형님으로부터 부모님의 묘지 문제로 상의할 일이 있으니 급히 귀국하라는 소식을 접하였다. 질곡의 세월을 사시는 동안 자식의 안위를 소중히 여기시던 부모님은 죽어서도 영면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끌려 다니며 여러 번의 장례를 치루는 수모를 겪으셨다. 연로 하신 아버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