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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외국은행 때려 치고 ‘컷 더 크랩’ 창업한 씨푸드 마니아 사회∙종교 편집부 2016-10-0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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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그만 두겠습니다”
테디 씨는 6년 동안 잘 다니던 외국계 은행을 때려치우고 지난 2013년 끄바요란 바루 찌까장에 테이블 여섯 개짜리 씨푸드 레스토랑을 열었다. UOB 은행 마케팅 세일즈 팀에서 실적 1위를 달리던 사원이 돌연 사표를 던지니 상사는 쌍수를 들고 만류했고 안정적인 은행원인 남편이 하루아침에 자영업을 한다니 아내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 간청하기에 이르렀다.오직 그의 아버지만이 스스로 내린 결정을 증명해 보이라며 격려했다.
 
‘씨푸드 마니아’인 테디 씨는 자카르타에서 내로라 하는 씨푸드 레스토랑은 다 다녀봤지만 천편일률적인 소스만 사용하고 있다는 데 아이디어를 얻어 레스토랑 사업을 구상했다. ‘다양한 소스와 크랩을 버무리면 훨씬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을 텐데…’ 지금 그의 레스토랑에서는 열 댓개의 소스를 직접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다닐 시절에도 씨푸드가 좋아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흩어져 있던 점을 연결하듯 씨푸드와의 인연은 그가 인도네시아에서 돌아온 뒤에도 이어졌다.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맨손으로 해산물의 온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컨셉으로 잡았다.
 
참신한 아이디어라도 신선한 해산물 공급처가 마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일. 그는 직접 인도네시아 곳곳을 돌며 어부들을 만나고 해산물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했다. 파푸아와 중부 술라웨시 끈다리 지역에서 매일 해산물을 공급해줄 수 있는 어부를 만나 계약을 맺었다. 
 
“우리 레스토랑에서 오늘 조리되는 해산물은 오늘 아침 파푸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겁니다. 물론 살아있는 채로요!” 집게발을 움직이는 게를 집어 들면서 “이 게는 파푸아에서 오늘 도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산물 품질을 보장하는 일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가장 힘든 점이지만, 맛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매일매일 살아있는 원재료만 사용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맨손으로 맛보는 신선한 크랩 요리’는 자카르타 사람들 사이에서 일파만파 입 소문을 탔고 아내와 직원 세 명이 전부였던 소규모 레스토랑은 같은 건물 2층까지 점포 확대를 하더니 지금은 끌라빠가딩과 삑 지역에 추가 점포를 개점했다. 현재 컷 더 크랩에서 일하는 종업원 수만 90여 명이 넘는다.
 
컷 더 크랩에서 크랩 메뉴를 주문하면 접시대신 테이플 크기의 종이가 깔리고 그 위에 귀여운 꽃게가 그려진 종이 앞치마와 망치가 셋팅된다. 포크와 접시는 이 곳 테이블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테이블 위에 특제소스에 잘 버무려진 크랩 요리가 쏟아지면 본격적으로 양손을 이용해 크랩, 랍스터, 홍합 요리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면’ 된다.
 
컷 더 크랩을 창업한 이래 꾸준히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테디 씨는 말했다. 뉴스를 보면 근래 인도네시아 내수 경제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많지만, 가족 단위 손님 방문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컷 더 크랩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데는 월등한 식재료 품질과 더불어 클레임 제로를 지향하는 서비스 덕분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어떤 사업을 하던 종업원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컷 더 크랩은 개인 레스토랑이지만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들은 각자의 스케줄에 따라 매주 3회 서비스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한 달에 한 번 시험을 치른다. 만약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보너스의 일부가 깎이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손님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는 직원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려 한다고 노력한다고 했다. 레스토랑 인근에 직원들의 거주처가 마련되어 있고 정기적으로 모든 브랜치 직원들과 함께 아웃팅 행사를 열어서 팀워크를 다진다.
 
그는 여전히 ‘모든 답은 손님에게 있다’는 것을 모토로 각 점포를 부지런히 오가며 손님들의 니즈를 살핀다.
 
 
“우리 가게에는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은데, 부모님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에 손을 대려고 하면 아이들이 보채서 어려움을 겪으시더군요. 그래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게 아이들용 놀이터를 만들어 아이들은 맘껏 놀고, 어른들은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했죠”
 
석 달 전 한국 K-TV에서 컷 더 크랩을 취재한 덕분에 테디 씨는 한국 교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만큼이나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 분들에게는 스파이시 소스를 곁들인 크랩 요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국 친구들에게 ‘소주’를 추가하라는 조언을 받기도 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요. ‘소맥’과 매콤한 크랩 요리가 좋은 합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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