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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구걸하는 엄마와 잠든 아이들 사회∙종교 편집부 2015-03-1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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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남부 수마트라 빨렘방시에서 최근 유아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구걸하는 행위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아기가 울면 구걸하기 힘들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 때문이다.
 
수마트라 지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전역의 거리를 걷다 보면 한 번쯤은 꼭 마주치는 인물들이 있으니, 바로 구걸하는 엄마와 엄마에게 안겨 잠들어 있는 아기이다.
 
현지언론은 거리에서 아기를 안고 구걸 중인 한 여성에게 “왜 아기가 잠들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여성은 “아기가 울고 보채면 구걸하기 힘들어 수면제를 먹여 재우곤 한다”며 “CTM이라고 불리는 성인용 수면제 1/4쪽을 아기에게 먹이면 구걸하는 동안 잠들어 있어 편하다”고 활용방법까지 거리낌 없이 설명했다.
 
과연 유아가 성인용 수면제를 먹어도 괜찮을까?
 
사실 CTM은 구걸 여성이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수면제가 아니다. CTM은 알레르기 반응이나 염증에 관여하는 화학물질 ‘히스타민’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알레르기 치료제이다. 그러나 대부분 인도네시아인들이 수면제로 잘못 알고 오∙남용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아디띠아와띠 빨렘방 MH병원 의사는 “성인용 수면제라 불리는 CTM은 사실 알레르기 처방약이다. 절대 유아를 대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어떤 경우에라도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서 언급된 것처럼 태어난 지 불과 1~2년이 채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약을 먹이고 구걸행위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구걸도 사업?
 
구걸하는 엄마들과 같이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곤히 잠들어 있거나, 마치 잠에 취한 것처럼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고 제 몸 가누기도 힘겨워 한다.
 
처음 이들과 마주치는 대부분 외국인들은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 길거리에 앉아 있어 많이 힘들겠구나”하며 안쓰러워 하지만, 현지인들은 “못 됐다”며 대번 무시한다. 또 현지인들은 “아기는 불쌍하지만 저 엄마인척 하는 사기꾼은 절대 동정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현지인들에 의하면 대부분 구걸하는 사람들이 정말 삶이 절박하여 하루하루 연명하기 힘들어 길거리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 조직체계가 갖추어진 영업망을 통해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걸 사업 조직원들은 이른 아침 일정 지점에 모여 ‘출근버스’를 타고 각자에게 배정된 구역으로 이동한다. 각자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 동선을 유지하며 하루 종일 구걸행위를 한다. 저녁이 되면 다시 ‘퇴근버스’를 타고 아침에 모였던 장소로 이동하여, 그날 번 돈을 상납하고 일당을 받는다. 그리고 오토바이, 심지어는 자동차를 끌고 귀가한다.
 
또한, 안겨 있던 아이들은 그들이 낳아 기르는 자식이 아니다.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아이들의 부모로부터 돈을 주고 ‘임대’한 도구인 셈이다.
 
한편 이렇게 파렴치하고 천인공노할 일들이 버젓이 모두가 지나 다니는 길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뚜렷한 방지책이 언급되거나 대응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사람들은 ‘공공연한 비밀’로 취급하며 언급하기를 꺼려하고, 더욱이 일각에서는 “단순 음모론이다”, “정말 불쌍한 사람들을 사회악으로 매도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실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약에 취해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은 누가 감싸줄 것인가? 하루 빨리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을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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