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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터뷰]“기차를 타고 인도네시아로 온 시인”, 김주명시인을 만나다! 문화∙스포츠 편집부 2015-03-0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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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명(오른쪽) 시인이 시집 ‘인도네시아’를 펴냈다. 이번 김주명 시인의 출판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 출판으로, 기념식은 28일 자카르타의 한인문인협회에서 열렸다.   사진=한인문인협회 
 
코리아센터 4층은 벌써 분주했다. 노란 고무풍선 날리듯 왁자한 한국말들이 복도에서 복도로, 엘리베이터로 둥둥 떠 다녔다.
 
“제가 김주명입니다!”
 
사진과는 좀 다른 모습에 놀랬다할까? 아니면, 짧게 자른 머리와 검게 그을린 듯 한 얼굴색이 더욱 친근하다 할까, 김주명 시인은 그곳에 있었다. 아름다운 롬복 바다를 멀리 두고 이렇게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가 못내 아쉽다면서, 시집 ‘인도네시아“의 운을 뗐다.
 
 “이번 시집은 저의 첫 시집입니다."
 
"습작기를 치더라도 아직 저는 시를 쓴지 10년도 안 되는 신출내기 시인이죠. 하지만, 이렇게 늦게 시작을 한 사람도 시집을 낼 수 있구나, 그리고 문학인으로 살 수가 있음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시집 말미에 해설대로, 기차를 타고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던 소년이 중년에 이르러서 삶의 정곡을 찌를 듯 그렇게 말을 아끼는 마무리, 여백과 공간의 미학을 특징으로 하는 특이한 어법으로 내 놓은 시집입니다. 더군다나 외국의 땅에서 모국어로 품은 저의 시집은 앞으로의 제 삶의 이정표처럼, 등대처럼 꼭 붙들고 있겠습니다.”
 
 그랬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람부탄이며, 탕고 등 친근하게 등장하는 인도네시아어를 보면, 이곳의 배경이 인도네시아임을 살짝 잊게도 만든다. 어디까지가 모국어이고 어디까지가 외국일까의 경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이곳으로 이주했을까? 한국인도 별로 살지 않는다는 롬복이라는 작은 섬의 깐풍에 살고 있다나, 그의 이주사가 궁금해진다.
 
 “네, 영어를 통해 여러 가지 일들을 했습니다. 문화재 해설사, 국제재즈페스티발의 운영위원 등이 좋은 예겠지요. 하지만 또 한 분야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통역활동입니다. 처음엔 자원봉사 단체에서 활동을 하다가, 인도네시아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문자 메시지로, 이메일로, 또 찾아가기도, 더러는 제가 사는 대구까지 와서 그들의 애로사항들을 들어 주었습니다. 그때 만난 인도네시아 사람들, 나중에는 롬복 사람들로 압축 되더군요. 그 롬복 친구중의 한 명과 인연이 이어져 롬복으로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롬복으로 와서 결혼도 새로 하게 되었고, 지금은 ‘롬복한국문화원’을 열고 한국에 있는 창작 예술인들과의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랬었다. 어떤 계기가 사람이었고, 사람과 통하게 영어를 가지고 왔으나, 지금은 영어를 안 쓰니 다 잊어버렸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도착하자 말자 눈앞에 펼쳐지는 신비로움을 글로 옮겼다. 편지도 많이 보냈다고 한다. 친구들, 선후배 문우들에게 늘 낯선 생활과 풍광들을 전하다 보니, 돌아오는 회신이 책으로 엮어 보라는 권유였다고 한다. 그렇다고 막상 책을 내려고 하니, 롬복의 그 아름답고 다이나믹한 풍경을 글로써는 풀어내기에는 작가능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한국에서 사진가로 활동하는 권상욱 선생의 도움을 받아, 글과 시와 사진이 함께 하는, 조금은 색다른 책 ‘롬복 이야기’ (2013년, 베스트출판사)를 냈으며, 책의 내용은 자카르타 경제신문을 통해 매회 본문 전채를 연재하고 있다. 다만 사진은 책에 실린 멋진 사진들을 모두 싣을 수 없어 다소 안타깝지만, 내용만이라도 충분히 전달 될 수 있다며, 그 고마움을 전했다.
 
김주명(가운데) 시인이 이날 모인 한인문인협회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인문인협회
 
 “작가는 사랑을 합니다."
 
"즉 연애를 하겠죠. 사람이던, 사물이던 그 사랑의 감정을 늘 지니고 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홍芽鴻’은 제 스스로 지은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의 총칭입니다. 멀리 날아다니는 겨울 철새 기러기에다가 새싹을 더해서, 그렇게 멀리, 자유로이 날고 싶다는 꿈을 표현한 뜻이겠지요. 제 스스로의 독백형식의 보다는 어떤 사랑하는 대상이 있다면 독자들의 지루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전개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누구냐고 물어요. 그럴 때 마다 저는 답하죠, ‘제가 사랑하던 사람이다.’ 이렇게 하고서는 한바탕 함께 웃죠.”
 
  하동군 평사리에서 열리는 토지문학제의 메인 행사인 평사리문학대상에 보면 김주명 시인의 시 ‘환승입니다’를 볼 수 있다. 이번 시집 맨 마지막 페이지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그를 시인으로 세상에 내 놓은 시, ‘환승입니다’를 통해 그의 시 쓰기를 들여다보았다.
 
 “네, 맞습니다. 처음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역사와 문화와 관련된 산문을 주로 다루었죠. 객원기자 또는 프리랜서 작가라고도 하는데, 잡지사 등에 연재를 하며 취재도 직접 했습니다. 물론 제 본업은 영어과외교습소를 운영하고 있었지요. 그러던 중 문득, 시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또, 때맞춰 대구시창작원(지도시인 박윤배)이 문을 열었고 제가 1기로 수료하였습니다. 지금 제가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형상시문학동인의 모태가 되겠죠. 주로 시 창작원과 저의 문학동인 위주로 활동을 하는 중에, 2012년, 인도네시아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예전 제가 통역자원봉사를 맡았을 때 맺은 ‘롬복’이라는 인연이, 저를 롬복으로 오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때맞춰 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지부가 발족을 하였고, 저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왜 시냐고 굳이 묻는다면 특별한 이유나 동기는 없습니다. 단지, ‘반대의 선택’이 저를 시인으로 이끌었나 봅니다. 이 표현은 제 지인들의 말이죠. 저는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공부했습니다. 물론 국문학과가 꿈이었지만, 잠시 미뤄두었죠. 졸업 후 곧장 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채 5년을 못 채우고 그 뒤 이직을 몇 번 했었죠. 그러면서 제 삶에 남아있는 게 영어와 글쓰기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글쓰기에 몰입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마치 은행을 그만두고 영어를 택한 것처럼, 또 영어를 그만두고 글쓰기를 택했으니, 제가 말한 ‘반대의 선택’이란 뜻이 이해가 될까요?
 
김주명(오른쪽 아래부터 위로 세 번째) 시인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한인문인협회
 
 그렇지만 시는 저의 다른 삶이 방식이 되어버렸더군요.
 
삶에도 파고가 있다면, 삶의 저점에서 다시 힘을 얻고 저를 일어서게 하는 게 시가 되어버렸더군요, 그 시가 바로 ‘환승입니다’로 모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저의 시집 해설을 저의 선생님이신 박윤배시인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를 적도의 한 나라가 아닌, 제게 꿈과 희망의 나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누구나가 그러할 것이고, 인도를 찾아나선 콜롬버스도 그랬을 것입니다. 꿈과 희망의 항해를 결코 멈추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제 저도 그 항해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시가 대부분, 사랑과 이별, 외로움을 다루는 보통의 시다. 그렇지만 통속적인 사랑과 이별의 시가 아니라는 것은 ‘편도’, ‘사랑적도’. ‘소나무 이민사’ 등에서 암시하고 있다. 바로 나와 당신의 사랑이고 나와 당신의 이별임을 시집에서 시인은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시들 쏟아내며 우리와 함께 하고픈 기대를 걸어두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번 시집은 한국에서 책나무 출판사 형상시인선 5번으로 출판되었으며, 대형 문고나 인터넷 서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코리아센터에 있는 ‘한인니문화연구원’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며, 시인의 다음까페 ‘sisarang1992'를 통해서도 시집의 전문을 볼 수 있다. 김주명 시인이 고른 한 편의 시로 시집 ’인도네시아‘의 여운을 남기고저 한다.
 
 
 
 
 
 
겨울적도
 
 
카카오스토리 끄트머리
떡국 사진을 걸어 놓았다
누가?
 
중심기압 구백 헥토파스칼로
울컥했다
 
흔한 사진인데
내가 너무 멀리 가버렸나
 
서쪽 바다에는
열꽃이 벌써
붉게 핀 모양
물컹한 생의 기억
뽀얀 국물 속
눈물 몇 방울
 
댓글로 달아둔다   
 
 
 
김주명시인의  이메일 [email protected]
              카카오톡아이디 wnaud0129
              카카오스토리 lombok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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