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대통령 불법 도청 사건 파장 속, 자카르타에 군 병력 대규모 배치 정치 편집부 2026-11-0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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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5일, 자카르타 모나스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국군(TNI) 80주년 기념식 모습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안보 강화와 인근 지역 군사훈련 준비를 위해 약 2만1천명의 병력이 동원되는 가운데, 대통령 불법 도청 혐의로 경찰 고위 간부 3명이 체포된 사건이 정치적 파장으로 번지면서 수도의 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5일 자카르타포스트가 전했다.
인도네시아군(TNI)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해군 병력 약 2만1천명을 자카르타에 배치하는 계획이 마련됐으며, 배치는 4단계로 진행되고 자카르타 군사령부의 작전 통제를 받는다. 이번 계획은 아구스 수비얀또 군 사령관이 11월 2일자 군 지휘 전문을 통해 대규모 병력 동원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대변인 뚱굴 M. 한은 4일 병력 배치 사실을 확인하며, 국가 안보와 안정 유지를 위한 조치이자 자카르타 인근 여러 지역에서 예정된 군사훈련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군 대변인 무함마드 나스도 국가와 인도네시아의 영토적 통합성을 수호하기 위해 군은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안따라통신이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병력 동원은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며, 자바섬과 람뿡 지역의 군사령부 및 군 관련 기관에서 병력을 차출해 육상과 해상으로 이동시킨다. 해상 수송에는 해군 함정 KRI 마까사르와 KRI 닥터 수하르소가 투입된다.
1단계에서는 이미 자카르타에 주둔 중인 부대에서 2,100명이 투입됐으며, 수도 외 지역에서 차출된 5,740명이 2·3단계에 걸쳐 4일까지 추가로 도착할 예정이었다. 나머지 1만3,140명은 각자 소속 부대에 대기하며 필요할 경우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4일 오후 대통령궁 인근 모나스(국립기념탑) 광장에는 군용 트럭 수십 대가 배치된 모습이 목격됐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지난주 반정부 학생 시위가 열렸던 호텔 인도네시아 로터리(Bundaran HI) 주변에서 경찰 기동대 차량 수십 대가 포착됐다.
이번 병력 동원은 대통령 불법 도청 사건으로 경찰 고위 간부 3명이 체포된 가운데 이뤄졌다. 체포된 인물은 전직 경찰청장으로 지난달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리스띠요 시깃 쁘라보워와 아리 손따 나수띠온, 에꼬 하디 산또소 등이다. 아리는 쁘라보워 대통령의 전직 부관을 지냈다. 이들은 2025년~2026년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승인받지 않은 도청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리스띠요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1년 경찰청장에 임명됐으며, 쁘라보워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자리를 유지하다 지난달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옮겼다.
유스릴 이자 마헨드라 법률·인권·이민·교정서비스 조정장관은 3일 밤 경찰청 범죄수사국(Bareskrim)이 도청의 목적을 조사하고 있으며, 당시까지 반역 혐의를 뒷받침할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4일부터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쁘라스띠요 하디 내각사무처장은 이번 감시 행위가 대통령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는 '반역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같은 날 리스띠요를 대통령 비서실장직에서 해임하고, 후임 정식 임명 때까지 육군 중장급 장성인 아리요 윈두또모를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쁘라스띠요는 쁘라보워 대통령의 그린드라당 소속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는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용의자 중 한 명이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해결해야 할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스릴 장관도 4일 경찰 수사가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막기 위해 대통령을 무력화하려 했다는 의혹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반역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사건은 인도네시아 정치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은 정치 상황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정치권 인사들이 권력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번 도청 사건은 쁘라보워에게 매우 위태로운 시점에 발생했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이미 물가 상승과 주식시장 급락, 지지율 하락, 핵심 정책을 둘러싼 지속적인 거리 시위, 산불 문제 등으로 국내 정치적 입지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군사 전문가 아리스 산토또는 특히 해병대 병력을 포함한 대규모 군 병력의 자카르타 배치가 리스띠요 체포 이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시위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병대 병력 투입은 전략적 의미가 있다"며 "국민과 가까운 군 조직이라는 해병대의 이미지가 시민들을 안심시키고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스릴 장관은 "우려할 만한 소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치안 불안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한편 리스띠요 체포 사건은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부통령을 둘러싼 탄핵 요구가 다시 제기되는 시점과도 맞물렸다. 조코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기브란은 법원 판결로 학력 증명서의 효력이 부정된 이후 자격 논란에 휩싸여 있다.
조코위 전 대통령 역시 논란이 된 대학 학위와 관련한 명예훼손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정치권의 긴장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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