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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무상 급식의 ‘금식’ 사회∙종교 편집부 2026-02-2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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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의 주력 정책인 무상 급식 프로그램이 2025 1 6일 처음 시행됐다.(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본 내용은 219일자에 게재된 자카르타포스트 사설입니다.

 

인도네시아 국가영양청(BGN)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표 정책인무상 급식 프로그램을 라마단 기간과 이둘 피뜨리(Idul Fitri) 연휴까지 계속 시행하기로 했다. 무슬림이 다수인 인도네시아에서 라마단 기간 동안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 시간에 금식하게 되는데도 말이다. 영양청은 빵과 비스킷 등 상하지 않는 식품을 배포해 해진 뒤 섭취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 이둘 피뜨리 연휴 첫 사흘 동안에도 학생들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식품 꾸러미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류 측면에서 프로그램 운영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질문은 남는다. 한정된 교육 예산 아래에서, 금식 기간과 명절 연휴까지 급식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가장 효과적이고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인가 하는 점이다.

 

올해 무상 급식 프로그램에 배정된 예산은 335조 루피아(미화 약 200억 달러), 이는 국가 전체 교육예산의 42%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출이 고질적인 교육 위기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양청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는 하루 약 12천억 루피아가 소요된다. 라마단과 연휴 기간까지 계속될 경우 한 달 동안에만 약 33조 루피아가 지출되는 셈이다. 학생 대다수가 금식하는 시기이고 정부 재정 여건도 빠듯한 상황에서 이처럼 큰 금액을 지출하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 예산의 일부만 전용하더라도 교육 현장에는 혁신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후된 교실을 보수하고, 교사 복지를 개선하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인 수백만 명의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교육 인프라 개선은 더 이상 미관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다. 학교 붕괴 사고 보고가우려스러울 정도로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서부자바에서는 세 곳의 학교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해 수십 명의 학생이 부상을 입었다. 최근에는 동누사뜽가라주 시까 지역의 한 중학생들이 강풍으로 교실이 파손된 뒤 심하게 훼손된 대나무 가건물에서 맨바닥에 앉아 수업을 받는 영상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걸쳐 교육 인프라가 얼마나 불평등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정부는 올해 약 14조 루피아를 투입해 11천 개 학교를 개보수할 계획이지만, 이는 전체 수요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전국 195천 개 학교, 120만 개 교실 가운데 상당수가 중간 이상 수준으로 노후된 상태인데, 현재 예산으로는 전체 필요의 약 5.6%밖에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물리적인 보수 외에도, 해당 자금을 학생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정부가 무상 급식 사업을 한 달만 중단해도스마트 인도네시아 카드(KIP)’ 장학금 수혜 인원을 거의 세 배로 늘릴 수 있다. 지난해 133천억 루피아 예산으로 1,850만 명의 학생을 지원했는데, 추가로 33조 루피아를 투입하면 빈곤이나 강제 조기 노동으로 현재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390만 명의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무상 급식을 일시 중단하면 260만 명에 달하는 명예(비정규) 교사들의 만성적인 저임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많은 명예교사들이 월 40만 루피아밖에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 최저임금의 17% 수준에 불과하다. 급식 프로그램을 한 달만 중단해도 이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5개월간 지급할 수 있어 그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영양 지원 정책이 학생 복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공공정책은 제한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 배분할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라마단은 성찰과 절제의 시기다. 정책 결정자들도 재정 운용에 대한 자신들의 규율을 되돌아보고,현재의 지출이 인도네시아 교육 시스템의 가장 시급한 문제와 부합하는지 고려해 볼 적절 한 시기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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