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추행한 이슬람기숙학교장, 20년 징역형 및 화학적 거세형 선고 > 정치∙사회

 

동부 자바에서 수므늡 지방법원은 지역 이슬람기숙학교(쁘산뜨렌) 교장에게 학생들을 성적 학대한 혐의로 징역 20년과 화학적 거세를 선고했다. 이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매우 강력한 판결 중 하나로 기록됐다.

 

13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안드리 레스마나 판사가 이끄는 재판부는 지난 9일 비공개 심리에서 51세의 M. 사흐난(M. Sahnan)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아르자사 지역에 있는 다룰 아브로르 이슬람 기숙학교에서 8명의 미성년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50억 루피아(약 4억4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6개월을 추가 복역하도록 했다. 또한, 이례적으로 화학적 거세와 최대 2년간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했다. 사흐난의 이름과 신원을 전국 및 지역 신문에 게재하라는 명령도 포함됐다.

 

이번 판결은 검찰이 구형한 17년 징역형보다 더 무거웠다. 수므늡 검찰청 일반범죄수사부장 하니스 아리스띠아 헤르마나는 사흐난의 화학적 거세, 전자발찌 착용, 신원 공개는 그가 20년 형기를 마친 후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형벌은 본형을 모두 복역한 후에만 집행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므늡 지방법원 대변인 제따 뜨리 다르마완은 사흐난이 항소를 고려 중이므로 아직 형이 그렇게 확정된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사흐난이 항소를 제기하거나 사법 심사를 요청할 기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사흐난은 기숙학교 학부모들의 신고를 받고 올해 6월 10일 수므늡 경찰에 체포됐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종교 교사와 교장이라는 직위를 악용하여 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게 찬물을 가져오라며 자기 방으로 불러들여 성행위를 강요했다. 피해자들은 그의 지위 때문에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침묵을 강요당했다.

 

이 사건은 학생들이 왓츠앱 그룹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드러났고, 이후 부모들이 해당 채팅방의 대화 내용을 보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법원에서 확정된 피해자는 여덟 명이지만 초동 수사 당시 자료에 따르면 실제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 측 변호사인 슬라믓 리야디는 검찰이 구형한 17년형보다 더 무거운 판결에 만족하며, 화학적 거세를 포함한 추가 형벌을 부과한 판사들의 용기에 피해자들이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흐난이 종교 지도자로서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들을 부당하게 착취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앞으로도 오래동안 지속될 심각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사흐난의 선고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기숙학교 학생 수십 명이 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이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시위 참가자 중 한 명인 멜리는 자신의 친구들 중 두 명이 피해를 당했고 그중 한 명은 트라우마 때문에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방식 중 하나로 화학적 거세를 처음 도입했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여러 명의 아동을 성폭행한 경우, 또는 성병, 심각한 신체적 상해, 정신 질환, 생식 기능 장애를 유발한 경우에는 화학적 거세 대상이 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화학적 거세란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에게 성욕, 성적 환상, 성적 흥분을 감소시키도록 고안된 항안드로겐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효과는 일시적이며, 일반적으로 3개월마다 투여해야 한다. 투약을 중단하면 효과가 사라진다. 범죄자는 시술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의학적, 심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한편 의료 전문가들은 화학적 거세가 골다공증, 빈혈, 심혈관 질환 및 인지 장애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이러한 관행이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처우, 즉 고문의 한 형태라며 기본 인권 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해 왔다.

 

화학적 거세는 도입된 지 거의 10년이 되었지만 위에 언급한 조건들을 두루 갖춘 범죄자에게조차 드물게 적용되는 형벌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