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온라인 도박으로 빚더미에 앉는 아이들... 인니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 미흡 드러나 사건∙사고 편집부 2025-10-3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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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도박 이미지(Freepik/macrovector)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꿀론 쁘로고에서 한 중학생이 이모의 신분증을 도용해 온라인 대출 플랫폼으로부터 돈을 빌려 도박을 계속하는 중독 증세를 보인 사건은 아동 온라인 도박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높이는 계기가 됐다.
28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꿀론 쁘로고 교육·청소년·스포츠국(Disdikpora)의 누르 하디얀또 국장은 학생이 학교를 한 달간 무단결석함에 따라 학교가 당국에 신고하면서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당국의 방문을 받은 학생은 부끄러워 학교에 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고 했는데 급우들에게 빌린 약 400만 루피아(약 34만 원)를 아직 갚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빌린 돈은 온라인 대출 플랫폼의 빚을 갚는 데 사용됐다.
해당 학생은 도박 중독에 빠진 상태였고 온라인 대출 신청을 위해 이모의 신분증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삔졸(pinjol)이라 불리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에서도 돈을 빌리려면 유효한 자격, 즉 성인 신분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게임 비용을 마련하려고 도박에 빠졌다. 쉽게 돈을 구하려던 것이지만 곧 도박에 중독되면서 빚더미에 앉게 됐다.
누르 국장은 현재 소속기관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학생이 학업을 계속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이 원한다면 전학을 허용하거나 중학교 동등 학력 인정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권익아동보호국(Dinsos-PPPA)의 시띠 숄리까는 자신의 부서에서 이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심리학자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학생이 물의를 빚은 것은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교육감시네트워크(JPPI)의 우바이드 마뜨라지 전국 코디네이터는 꿀론 쁘로고학생 도박사건이 학교와 학부모의 자녀 관리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학교나 가족의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은 채 장기간 온라인 도박에 빠져 빚더미에 빠진 것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사실상 학생을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우바이드는 이 사건이 인도네시아의 교육 및 인성 계발 체계의 광범위한 구조적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하며, 이 사건이 결코 우발적인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도박 및 대출 서비스가 아주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고리 대출을 해주고 집요하게 빚독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부가 자국의 디지털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규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도박은 불법이지만,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PPATK)는 작년에 약 400만 명이 온라인 도박에 참여했다고 보고했다. 이 중 2%, 즉 약 8만 명의 플레이어가 10세 미만이고, 11%, 즉 약 44만 명의 플레이어가 10세에서 20세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분기에는 약 160만 건의 온라인 도박 거래가 발생했고 총 거래액은 6조 2천억 루피아(약 5,35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10세에서 16세 사이 플레이어들의 도박에 사용한 금액은 22억 루피아(약 1억6,000만 원), 17세에서 19세 사이 플레이어들의 판돈은 479억 루피아(41억3,000만 원)에 달했다.
온라인 도박꾼의 70% 이상이 월 소득 500만 루피아(약 43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 가구 출신이며, 은행, 협동조합 또는 신용카드 계좌 외에 다른 부채를 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사회복지부는 약 20만 명의 사회복지 지원 수혜자도 온라인 도박에 연루되었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 일반범죄 담당 부청장 아셉 나나 물리아나는 온라인 도박에 연루된 사람들이 초등학생, 농부부터 노숙자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온라인 도박에 빠지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들은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유혹에 판돈이 적은 슬롯 게임부터 시작해 결국 도박에 중독되어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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