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군 편제 확대한 인도네시아, 가속화되는 군사화 문제 정치 편집부 2025-08-1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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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5일 인도네시아 국군(TNI) 창설 79주년 기념 행사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군 조직 개편이란 이름으로 군 편제를 확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방예산의 비효율적 사용과 군사령부 추가 설치를 통한 전국적인 군사화 경도 추세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필연적으로 민간 영역에도 군의 존재감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을 높였다.
1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은 서부자바 바뚜자자르(Batujajar)에서 새롭게 설치되는 수십 개의 군 부대 창설식을 주재했다. 이 행사에는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부통령, 뿌안 마하라니 국회의장, 샤프리 샴수딘 국방장관을 비롯해 고위 군 장성들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쁘라보워 대통령은 6개 육군 지역사령부(Kodam), 14개 해군 지역사령부(Kodaeral), 3개 공군 지역사령부(Kodau)의 창설을 공식화했다. 그 외에도 1개 공군작전사령부, 6개 육군 특전사령부(Kopassus), 20개 영토개발여단, 100개 영토개발대대, 해병대 소속 5개 보병대대, 공군 신속대응여단(Kopasgat) 소속 5개 특공대대 등도 창설됐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유럽과 중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쟁으로 야기된 세계적 불안정 속에서 이러한 군 편제 확장을 통한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처럼 큰 나라는 강력한 군대가 필요하다. 강력한 군대 없이 독립적 주권을 유지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며, 인도네시아가 주권과 자원을 수호하기 위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에서 그는 딴디오 부디 레비따 대장을 인도네시아 통합군 부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이 보직은 지난 20년 넘게 공석이었으므로 이 자리에 4성 장군을 추가 배치한 것은 향후 중대한 조직변화가 있을 것임을 의미한다. 통합군 부사령관 보직은 2000년에 폐지되었다가 2019년 조코 위도도 당시 대통령이 부활시켰으나 지금까지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쁘라보워는 또한 육군 특전사, 해군 해병대, 공군 특공부대 등 모든 부대의 특수 정예부대 사령관 계급을 2성 장군(소장)에서 3성 장군(중장)으로 격상시켰다. 특수부대 사령관들 위상을 격상시킨 것은 지난 8월 6일 이미 수십 명의 장성 인사가 이루어진 후 추가로 진행된 것으로 쁘라보워 대통령 임기 중 대대적인 군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는 작년 말 취임 이후 행정부의 주요 정책 수행의 상당 부분을 군에 크게 의존해 왔는데 이제 군 편제의 확대와 주요 사령관들의 진급, 격상을 통해 보다 큰 권한을 주는 것으로 보상한 것이라 해석된다.
비효율
군의 전폭적 편제 조정에 대한 관측통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군의 현대화가 중요하다고 평가했으나 다른 일각에서는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인도네시아 국방전략연구소(Lesperssi)의 군사 분석가 리잘 다르마 뿌뜨라는 이번 군 편제의 확장으로 운영비가 크게 증가할 것인데 이는 그간 각 부처의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예산 절감을 주도한 쁘라보워 정부의 비용 절감 기조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행정부처의 예산을 빠듯하게 줄이고서 군에는 예산을 한도 없이 퍼붓는다는 것이다. 쁘라보워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전체에 대한 예산 절감을 진두지휘하면서도 자신이 추진하는 특정 정책들에 한해 예산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번 조치가 군 현대화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군 효율성 제고와는 아무 관계없는 조직 확장일 뿐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대신 첨단 전투능력과 무기체계 제고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번 조직개편이 치밀하게 계획된 현대화 전략이 아니라 유휴 군 장성들을 퇴역시키지 않고 그들이 군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추가 보직을 만들어 준 잉여인력 흡수정책이라고 폄하했다.
군사화에 대한 우려
인권 단체 임빠르시알(Imparsial)의 알 아라프는 이번 군 조직 확대가 외부의 적에 대한 준비가 아니라 국내 위협에 대한 대응에 더욱 중점을 둔 국내지향적 방위 전략으로 회귀하는 것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6개 지역에 새로이 지역군 사령부를 추가한 것은 수하르또의 신질서시대 당시 군이 전국 곳곳의 민간 부문까지 좌지우지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인권 침해를 일삼던이른바 ‘군의 이중기능(dwifungsi)’ 구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1998년 이후 시작된 개혁시대에는 관련법 제정을 통해 당시의 이중기능 교리를 축소해 왔는데 쁘라보워 대통령 시기에 이르러 이를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되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 활동가들은 쁘라보워 정권이 시작된 후, 특히 지난 3월 논란의 군사법 개정안이 국화를 통과한 후 민간 부문에 대한 군의 영향력이 획기적으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국방전략연구소의 리잘은 새로운 지역군 사령부 창설이 정보 기능을 통해 해당 지역의 지자체를 은밀하게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군 대변인 끄리스또메이 시안뚜리 소장은 자카르타포스트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앞서 군의 구조개편 계획을 옹호하며 이에 필요한 예산도 꼼꼼하게 계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대를 신설한다고 해서 반드시 해당 부대를 채우기 위한 신병모집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말했다. 즉 일부 부대들은 기존 부대에서 전보 발령된 군인들만으로 채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보전략연구소(ISESS) 군사 분석가 까이룰 파흐미는 이번 군 조직개편을 통해 군의 미래 위협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군 정예부대(특수부대) 지휘관 보직의 계급을 높이면 육-해-공군 사이에서 더욱 효과적인 협력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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