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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앞두고 저항의 상징 된 ‘해적기’ 사회∙종교 편집부 2025-08-0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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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해적기 (Shutterstock/Fahmi Syauki)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전국 도로와 주택가에 국기인 홍백기가 물결을 이루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지만 올해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깃발이 국기 대신, 또는 국기와 함께 여러 장소와 행사에 게양되고 있어 정부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검은색 바탕에 밀짚모자를 쓴 해골이 그려진 졸리 로저(Jolly Roger)’ 해적기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만발하고 있는 다양한 정치사회적 문제 속에서 국민적 불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서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7 31() X 플랫폼 사용자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권력자들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 지금 게양하기에 우리의 국기 홍백기는 너무 신성하다는 글을 남겼다. 작금의 국가 상황을 본다면 홍백기보다 해적기를 게양하는 것이 국가의 정체성에 어울린다는 조롱이다. 그는 원피스 깃발을 나부끼는 것이 이 나라에 창궐하는 불의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수천 명의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해당 포스팅에 공감했으며, 그중 한 명은 원피스 깃발 스타일로 80주년 독립기념일 로고를 재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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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80주년 기념 해적기 밈 (X/@seasotosan)


이러한 움직임은 이후 정부와 국회의 강력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국회는 해적기를 게양하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단결을 파괴하려는 도발적인 행위라고 규정하며 과민반응했다.

 

수프미 다스코 아흐맛 국회부의장은 7 31() 안보 기관으로부터 '원피스 운동'을 통해 국가의 단결을 분열시키려는 조직적인 시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다음날 부디 구나완 정치안보조정장관도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기념일에 '원피스' 깃발을 게양하는 것을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그럼에도 해적기 게양을 강행하는 주민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국기에 대한 모독을 범죄로 규정한 2009년 국기 관련 기본법을 언급했다.

 

심지어 나탈리우스 삐가이 인권부 장관은 이러한 움직임을 반역의 한 형태라고 칭하며 국가가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시민사회는 정부의 국기 관련 발언을 규탄하며, 이는 단순히 정부 업무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범죄로 규정하여 탄압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권단체인 인도네시아 법률지원재단(YLBHI)의 무하마드 이스누르는 사람들이 홍백기 바로 아래에 원피스 깃발을 게양하는 한 이는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홍백기를 해적기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홍백기 아래에 해적기를 게양하는 것은 주민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민주주의 참여의 표시이므로 반역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그 시민의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에서 유래한 이 깃발을 게양하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이 애정을 가진 정부기관이나 지자체, 또는 대중조직, 축구클럽의 깃발을 휘날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부통령은 지난해 대선 선거토론 당시 옷에 원피스 라펠 핀을 달고 다닌 바 있다.


동부자바 뚜반의 군경은 8 4() 여러 지역에서 졸리 로저 해적기 세 개를 압수했고 한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두 아이가 해적기에 경례하는 사진을 삭제하도록 강요했다.

 

같은 날 중부자바 스라겐에서도 군경이 도로변에 그려진 원피스 해적기 캐릭터 그림을 주민들에게 지우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의류공장에 밀짚모자 모양의 졸리 로저 깃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정책연구옹호연구소(ELSAM) 연구원 누룰 이즈미는 당국의 해적기 단속이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협박과 억압의 한 형태라고 규탄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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