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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현역 군인 퇴진한 공기업 자리에 또 현역 군인 지명…군의 민간업무 개입하는 나쁜 선례 우려 정치 편집부 2025-07-1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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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자바 브까시 주민들이 정부의 식량 가격 안정화 프로그램에 따른 저렴한 쌀을 구입하고 있다. 2024.2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의 현역 군장성이 여러 논란 끝에 현역 조달청(bulog)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그간 적잖은 물의와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임으로 또 다시 현역 군인이 지명됐다. 시민단체들은 군이 민간 업무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정부가 의도적으로 남기려 한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그간 문제가 됐던 조달청 대표이사 노비 헬미 쁘라스띠야 육군 중장이 퇴진하자 지난 3일 에릭 또히르 국영기업부 장관은 아흐맛 리잘 람다니 육군 소장을 그 후임으로 임명했다. 이는 국영기업부 장관령으로 공식화됐다.

 

그간 전역 신청을 했다고 군이 몇 차례 발표했던 노비 중장은 조달청을 떠나 다시 군복무를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 30일 조달청 대표이사직을 공식 사임했다.

 

노비 중장의 군 복귀와 그 자리에 아흐맛 소장을 임명한 것은 정부 주요 비군사적 직책에 앉은 현역 군인들 숫자를 정부가 의도적으로 늘리려 한다는 인권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인권단체 임빠르시알(Imparsial) 선임연구원 알 아라프도 이에 동의하며 군이 거짓말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인도네시아 군은 노비가 조달청 수장으로 임명된 지 한 달 후인 지난 3월에 노비를 전역 처리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알 아라프는 현역 군인이 민간인 보직을 맡으려면 그 전에 사퇴 또는 전역해야 한다고 규정한 군사법 제47조를 정부가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이 조항은 국방, 안보, 정보 관련 특정 국가기관의 일부 직책에는 현역 군인의 임명을 허용한다.

 

강력한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군사법 개정안은 현역 군인이 복무할 수 있는 정부기관을 10개에서 14개로 늘렸다. 하지만 식량조달과 비축을 주로 담당하는 조달청은 예의 14개 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

 

두 인권운동가는 노비의 자리에 고집스럽게도 당국이 또 다시 현역 군인인 아프맛 소장을 또 다시 임명한 것은 끔찍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의 이중기능 부활?

샤프리 삼수딘 국방장관은 7 9일 아흐맛이 조달청 사장 취임 전 군 복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군 대변인 끄리스또메이 시안뚜리 준장도 현재 군사법에 따라 아흐맛 소장의 조기 전역 신청을 처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난 노비 중장의 임명 당시에도 나왔던 이야기들이다.

 

알 아라프는 이 사건이 인도네시아가 오래전 폐기했던 수하르또 시절의 군의 이중기능(dwifungsi)을 부활시키는 길을 열어 줄 것이라 우려했다.

 

수하르또의 신질서정권 당시 군이 안보 및 정치 전 분야의 모든 요직을 차지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수하르또가 30년 넘게 독재정치를 하며 군을 정치적 반대세력 탄압을 위한 도구로 이용했고 군은 군대로 이에 편승해 권력을 남용하며 무수한 인권침해 사건을 일으켰다.

 

이제 수하르또의 사위였던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자신의 주요 정책에 군의 참여를 확대하면서 수하르또 시대 군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노비 중장과 아흐맛 소장의 조달청 대표이사 임명도 사실상 쁘라보워 대통령의 의지, 또는 최소한 그가 이미 동의한 사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군은 현재 식량 분야에서도 정부의 무상급식 프로그램과 토지 개간에 군 병력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 조달청이 식량 조달 및 유통, 쌀의 비축 등을 감독하고 있다는 점에서 쁘라보워 대통령이 식량안보의 한 축으로 인식해 현역 장성을 조달청 수장으로 투입한 것이라 이해되나 이는 어쨌든 현행법 위반이다.

 

이 기관을 퇴역 군경 장성들이 맡은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굳이 현역 군인을 전역시키지 않은 채 재차 임명하는 것은 그것이 의도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 대변인 끄리스또메이 소장은 노비 중장의 군 복귀에 대해 군 조직이 그를 필요로 했고 인적자원 개발 측면을 고려했다고 포장했으나 현역 신분으로 조달청 사장 직을 겸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여기고 직을 수락했던 노비 중장이 전역 압박이 거세지자 조달청보다 군을 선택한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는다.

 

끄리스또메이 소장은 노비 중장의 경질과 후임 아흐맛 소장의 법적 지위에 대한 질문에 추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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