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인니 탁아시설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여파 사회∙종교 편집부 2024-08-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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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땅그랑에서 아기가 엄마의 품에 안겨있다./기사 내용과 관련없음(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일련의 아동학대 사건들이 연이어 알려지며 국민들의 공분을 산 가운데 이로 인해 전국 주간돌봄 서비스와 탁아시설에 부정적인 인식이 덧씌워졌다. 많은 이들이 정부 당국이 이들 시설과 종사자들의 자격 표준을 마련하고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일 아야 소피아 아흐마드의 인스타그램 계정@phy_losophy에 리아우주 쁘깐바루 소재의 한 주간돌봄 시설에서 높은 의자에 한 아이의 두 발을 테이프로 고정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아이가 집에 돌아갈 때가 되어서야 그 테이프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쁘깐바루 경찰서는 관련 인사들을 조사해 증언을 받고 해당 영상을 포함한 증거를 모은 후 WF라는 이니셜의 해당 시설의 원장을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했다.
이와 별도로 이달 초에는 데뽁 소재 웬센 스쿨 인도네시아(Wensen School Indonesia)라는 어린이집에서 두 살 아동과 9개월 된 유아를 학대한 MI라는 이니셜의 원장이 2014년 아동보호법 위반혐의로 입건됐다.
이 사건은 아동을 발로 차고 유아를 집어 던지는 두 개의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불거졌다. 피해 아동은 탈골 등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 심리학자 아넬리아 사리 사니는 탁아시설에서 비인간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자꾸 발생하는 이유가 해당 시설 종사자에 대한 자격 요건이 너무 느슨하고 그 결과 적절한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동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급기야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탁아시설과 그곳 종사자에 대한 자격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각 연령그룹 아동들에게 각각 차별화된 돌봄 방식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3세 아동과 젖먹이 유아는 전혀 다른 행동양식을 보이므로 각각 다른 보육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탁아시설 종사자의 자격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정해져 있는 현재 상황은 주간돌봄 탁아 산업에 대한 정부의 감독이 제대로 이루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문제의 웬센 스쿨 인도네시아의 경우 유치원 진학 이전의 2세에서 4세 사이 아동을 위한 ‘플레이그룹’ 허가만 받았을 뿐 주간돌봄 탁아소나 유아 보육시설 허가가 없는데도 버젓이 2세 미만 아동들도 함께 받으며 영업해 왔다.
웬센 스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법무인권부는 데뽁 지역 110개소의 탁아시설 중 98개가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한적인 좋은 시설의 서비스
아넬리아는 인도네시아에도 좋은 시설을 갖추고 훈련된 사람들이 일하는 주간돌봄 서비스가 많이 있지만 대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일반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동부자바 모조꺼르또에 사는 교사 추스눌 아말리야 아판은 일하러 나갈 때마다 자신의 세 아이를 3개월 때부터 3살이 될 때까지 이웃에게 부탁해 맡겨 놓아야만 했다.
추스눌은 매일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교사로 일해야 했고 남편도 맞벌이인데다 집에는 같이 사는 다른 가족이 없었으므로 이웃에 아이들을 맡기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를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어 자신이 잘 아는 평판도 좋고 인내심도 많은 이웃에게 전적으로 부탁하고 있다.
그녀가 아이들을 주간돌봄 시설에 보내지 않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그곳 사람들이 보육기술이나 경험이 충분한지 알 수도 없고 우선 좋은 탁아시설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급 탁아시설에 아이를 보낸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동부자바에 사는 인플루언서 아그니아 뿐자비는 올해 초 자신의 세 살배기 딸이 수라비야 소재의 고급 탁아시설에 고용된 IPS라는 이니셜의 종업원에게 학대를 당하는 사건을 겪었다.
IPS는 아그니아의 딸을 한 방으로 끌고 들어가 한 시건 넘게 신체적 학대를 가해 아이의 얼굴에 온통 멍이 들게 만들었다. 이 사건에 대한 말랑 행정법원의 선거공판이 지난 7일에 열려 IPS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3년6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학대 방지
아넬리아는 아동들이 보육사에게 학대를 당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국가자격표준을 제대로 세워야 하며 전국 시-군에 공립 탁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아소 직원을 아무나 데려와 써서는 안되고 예를 들면 보육사들은 최소한 고졸 학력이어야 하고 관련 직업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식의 최소한의 조건을 세워 자격표준에 통과한 사람들만 채용해야 한다. 특히 탁아시설 종사자들에게도 좀 더 엄격한 자격표준이 필요하다고 아넬리아는 강조했다.
탁아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감독과 해당 시설이 표준에 부합하는지 정기적인 평가작업도 이루어져야 한다.
중·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 부도덕한 민간 어린이집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이 유능한 인력을 갖춘 탁아시설을 만들어 서민가정도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아넬리아는덧붙였다.
여성권익아동보호부의 아동특별보호 담당차관보 나하르는 아동 친화적 탁아시설에 대한 국가표준을 이미 수립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표준이 모든 탁아시설에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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