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중부·동부자바, 2024 인니 대선 최대 접전지 정치 편집부 2023-11-2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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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선출마 후보들(왼쪽 부터 위-아래로) 아니스 바스웨단-무하이민 이스깐다르, 간자르 쁘라노워-마흐푸드 MD, 쁘라보워 수비안또-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인도네시아의 2024 대선은 모두가 예상한 것처럼 투쟁민주당(PDIP)의 후보로 통합개발당(PPP)의 지지를 받는 간자르 쁘라노워-마흐푸드MD팀, 그린드라당, 골까르당, 국민수권당(PAN), 민주당의 정당연합 선진인도네시아연합(KIM)의 쁘라보워 수비안또-기브란 라까부밍 라까 팀, 그리고 나스뎀당, 국민각성당((PKB), 복지정의당(PKS)의 정당연합인 변화연대(KPP)의 아니스 바스웨단-무하이민이스깐다르 팀, 이렇게 3파전으로 맞붙게 됐다.
두 번의 대선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맞서 연속 낙선한 후 매번 대선 결과 불복 헌재청원까지 불사했던 쁘라보워가 어느날 갑자기 국방장관으로 입각하더니 이제 조코위 정부의 업적을 이어받을 ‘적통 승계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며 대선 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듯 조코위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임기 마지막 해에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통치전략과 국정관리 방식에 있어 조코위식 성향과 업무능력을 가진 후보를 국민들이 선호할 것이란 예단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내년 발렌타인데이인 2월 14일 실시되는 대선에 참여할 후보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어떻게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승리했는지 연구하고 모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잘 이해하고 거기에 캐릭터, 콘텐츠, 선거구의 특징을 감안하면 가장 효과적인 선거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
후보들은 캐릭터와 콘텐츠 요소에서 조코위를 모방하면서도 동시에 자기 특유의 비전과 가치를 역설하며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구라는 물리적, 지역적 측면에서는 해당지역 커뮤니티를 이해해야만 전략적 접근과 유권자 확보, 결집이 가능해진다.
특히 2014, 2019 대선에서 조코위가 승리한 것은 자바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는 중부·동부자바와 족자카르타에서의 압도적인 득표가 크게 작용했음을 주목해야 한다.
중부자바, 동부자바 그리고 족자카르타는 서로 문화-사회·경제적으로 각각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해당 지역 8,500만 명의 인구가 특정 공감대를 이루어 결집할 수 있었다.
쁘라보워가 자바섬 서쪽의 나머지 지역, 즉 서부자바와 반뜬 주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중부·동부자바와 족자카르타에서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 것이 앞선 두 대선에서 패착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세 대선 후보팀들이 2019년 당시 조코위를 찍었던 자바섬의 유권자들을 어떻게 자기 편으로 끌어오느냐가 당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중부자바 제일 서쪽인 반유마스 군과 동부자바 제일 동쪽 반유왕이를 잇는 이른바 반유마스-반유왕이 회랑에서의 접전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 이 지역의 유권자들에게 각 후보들이 문화·사회·경제적으로 어떻게 접근하냐 하는 것이 투표 결과에 반영된다.
반유마스는 핵심 표밭의 서쪽 끝에서 북부와 남부해안 공동체를 연결하며 자바 주류문화의 서브컬쳐를 구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농경사회이지만 상업과 전문직이 증가하고 있으며 뿌르워꺼르또가 그 중심 도시다.
반유마스-반유왕이 회랑은 뿌르워꺼르또에서 스마랑-마글랑을 지나 족자카르타로 이어지는데 이중 스마랑은 자카르타-수라바야 축선의 정중앙에서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한다.
마글랑 역시 중요한 사회적 허브이자 쁘라보워가 1974년 졸업한 육군사관학교가 있는 곳이다.
족자카르타는 자바 귀족들과 민족주의자들의 유산이 넘쳐나는 곳으로 이곳에 세워진 명성 높은 국립대 가자마다대학교(UGM)는 조코위, 간자르, 아니스의 모교이기도 하다.
바로 그 지척인 수라까르따(솔로)는 ‘조코위의 나라’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곳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시장으로 재직하며 정치를 배웠고 현재는 그의 아들 기브란이 시장을 지내고 있다. 자바 귀족들의 흔적이 도처에 남은 수라까르따는 수많은 예술 현장들이 남아있고 시장은 활기가 넘치며 농업경제가 굳건하다.
중부자바 주지사를 지낸 간자르도 이들 지역이 홈그라운드에 가깝고 족자카르타 시민들과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이기려면 적어도 2019년에 조코위에게 표를 준 유권자 이상을 확보해야 하며 동시에 다른 후보들에게 표가 이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한편 기브란 현 수라까르따 시장을 러닝메이트로 삼은 쁘라보워는 이들 지역에서 자신이 조코위 대통령의 승계자임을 좀 더 손쉽게 어필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는 기브란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이 지역에서만 수백만 명의 표를 단번에 간자르로부터 빼앗아 오는 효과를 누렸다.
아니스의 경우에는 UGM 시절의 이야기와 인도네시아가 독립하기 전부터 족자카르타에 살았던 저명한 조부모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민족주의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한계가 뚜렷하다.
고대 마따람 왕국 지역이었던 중부자바를 넘어 동부자바로 들어서면 해안지역 사회의 전통이 보다 두드러지는 마디운, 끄디리, 블리따르 등을 만나게 된다. 동부자바의 수라바야-마글랑 축선은 북부해안선을 타고 스마랑을 지나 궁극적으로 자카르타까지 이어지는데 이곳에 약 4,000만 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다.
동부자바의 마두라족 커뮤니티는 현재 빠수루안-쁘로볼링고 축선에 포함된 북쪽 바다 따빨 꾸다(Tapal Kuda) 군까지 뻗어있다.
거기서 좀 더 동쪽으로 가면 즘버르-본도워소-시뚜본도를 지나 반유왕이에 이르게 되는데 이 지역에 분포한 다양하고 복잡한 공동체들은 투쟁민주당(PDIP)의 민족주의, 나들라툴울라마(NU) 커뮤니티인 나딜린(Nahdliyin)의 성향을 물씬 풍긴다. 이곳 유권자들 중 중도성향은 한줌도 되지 않는다.
이 지역은 기본적으로 간자르가 강세를 보이지만 선거가 시작되면 나딜린 표를 놓고 싸우는 마흐푸드와 무하이민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곳이다. 마두라 전통에 기반을 가진 마흐푸드는 이 지역 나딜린들로부터 아직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압두라흐만 ‘구스두르’ 와히드 전 대통령에 대한 굳건한 충성심으로 어필하고 있다.
이 지역 민족주의 성향의 유권자나 나딜린은 쁘라보워가 표를 기대하기엔 무리지만 해당 지역에도 적잖이 분포하고 있는 강성 조코위 지지자들에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결국 이 반유마스-반유왕이 회랑 지역은 조코위를 등에 업은 쁘라보워-기브란 팀과 조코위의 사실상 세 번째 임기를 저지하려는 간자르-마흐푸드 팀이 치열하게 맞붙는 격전지가 될 전망이며 아무래도 열세인 아니스-무하이민은 나딜린에게 매달리는 것만이 유일한 방편이다
그동안 늘 그랬듯이 이 지역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전국선거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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