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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부패근절 부문 낙제점 면치 못한 조코위 행정부 정치 편집부 2023-10-1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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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반부패 활동가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이제 임기 종료를 1년 남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권위주의 정권의 몰락 이후 가장 부패한 정권으로 이름을 남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활동가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조코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 중 벌써 다섯 명이 부패사건 피의자로 체포됐기 때문이다.

 

1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사퇴한 샤룰 야신 림뽀 전 노동부 장관이 노동부 부패사건의 피의자로 부패척결위원회(이하 KPK)에 지목되면서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KPK11일 샤룰 장관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샤룰은 몸져누운 마까사르의 어머니를 먼저 돌봐야 한다며 소환에 불응했다.

 

불과 몇 개월 전에도 조코위 행정부의 정보통신부 장관 죠니G 쁠라테가 정부의 4G 이동통신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의 조달비리 사건 피의자가 되어 검찰에 체포된 바 있다. 죠니 전 장관은 해당 프로젝트의 시행사로부터 178억 루피아(15억 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되었고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에디 쁘라보워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맘 나흐라위 전 체육스포츠부 장관, 쥴리아리 바뚜바라와 이드루스 마르함 전 사회부 장관도 각각 다른 부패사건으로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KPK106일자 자료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이 취임한 2014년 이후 정부기관이 연루된 부패사건 291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역대정권들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한편 지자체가연루된 부패사건은 499건으로 단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정부기관들 사이에서 창궐하는 부정부패는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에도 영향을 끼쳤다. CPI에서 부패지수는 0에서 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나는데 0은 '매우 부패', 100은 '매우 청정'을 뜻한다.

 

조코위 대통령이 취임하던 2014 34였던 부패인식지수는 2019 40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1년에는 38, 2022년에 다시 34가 됐다.

 

국제투명성기구 인도네시아 지부의 와완 수얏미꼬 사무차장은 인도네시아가 1995년 이후 최악의 부패인식지수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화된 반부패기구

시민단체 인도네시아 코럽션워치(ICW)의 활동가 디끼 아난디야는 조코위 대통령 재임 초기에 개선된 부패인식지수가 그후 하향곡선을 그어 임기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예전과 다름없는 수치로 돌아온 것은 지난 9년간 부패척결 부분에 있어 획기적인 개선이나 발전이 없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초선 임기가 끝나던 2019년 국회는 활동가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대중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KPK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의 골자는 KPK 감독위원회라는 것을 신설하고 부패사건에 연루된 용의자들에 대한 체포, 압수수색, 도청 등을 승인하거나 거부하는 권한을 해당 위원회에 전속하는 것이었다.

 

, 감독위원회의 승인이 없으면 KPK의 일선 수사관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개정 전의 KPK 법 원안에서 수사관들은 KPK 지도부의 승인만 받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개정안을 통해 옥상옥이 생긴 것이다.

 

한편 KPK법 개정안은 포렌식 조사관, 수사관, 기소팀 등 모든 KPK 구성원들이 공무원들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결과적으로 이해충돌이나 독립성 결핍을 필연적으로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잔뼈가 굵어 온 자신의 출신 부처, 또는 KPK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야 할 친정인 특정 정부기관에 사정의 칼을 댈 때 사사로운 감정이나 계산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셈이기 때문이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와완은 예의 KPK법 개정안이 KPK가 독립성을 잃고 대통령에게 좌지우지되는 기관으로 전락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KPK는 신의성실과 도덕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도부가 고위관리들의 부패척결보다는 내부 단속에 더욱 중점을 둔 행정부의 정치적 도구로 만들어버려 더 이상 반부패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KPK 지도부 대부분이 윤리강령위반 혐의에 휘말렸다. 특히 피를리 바후리 KPK 위원장은 경찰 고위직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윤리강령을 위반해 징계를 받았다.

 

그러한 전력으로 인해 최근 기자들 사이에 유포된, KPK 피를리 위원장과 샤룰 전 농업부 장관이 배드민턴 코트에서 사적인 회합을 하는 모습의 사진이 그가 샤룰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을 갈취하려 한 증거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피를리라면 그럴 만한 사람이란 인식이 그간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피를리는 해당 소문을 부인했다.

 

와완은 내년 10월이면 임기가 만료되는 조코위 대통령이 가장 깨끗해야 할 KPK가 부패로 얼룩져버린 현 상황을 이제 와서 바로잡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보았다.

 

한편 ICW의 디끼는 최근 정부가 승인한 사법개혁팀이 행정부가 즉시 KPK 법을 다시 개정해 본래의 독립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는 사실에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사법개혁팀은 범죄 수익으로 구축된 부패범들의 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강력한 재산몰수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도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의 반부패법보다 훨씬 강화된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조코위 대통령도 해당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는 서한을 국회에 보냈지만 국회는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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