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100미터 높이 수까르노 동상 건설 반대하는 반둥 주민들 사회∙종교 편집부 2023-08-3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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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반둥군 찌깔롱웨탄의 왈리니 공원에 세우려는 수까르노 동상 디자인 (꼼빠스닷컴 /Tribun Jabar)
서부자바에 새로 건설되는 경제중심지에 100미터 높이의 수까르노 초대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프로젝트에 대한 반발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이 사업을 지금 진행해야 할 긴급성이나 타당성이 있냐는 것이다.
29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수까르노 동상이 세워지는 곳은 서반둥군의 왈리니(Walini) 지역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현재 1,270 헥타르 규모의 차밭을 녹색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해 역내 새로운 경제중심지로 바꾸는 건설사업이 목하 진행 중이다.
거대 부동산 재벌 찌뿌뜨라 그룹과 국영 플랜테이션 기업인 제8 쁘르끄부난 누산따라(PT Perkebunan Nusantara (PTPN) VIII)가 합작하고 있는 그린시티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는 10조 루피아(약 8,500억 원)이며 이중 150억 루피아(약 12억7,700만 원)가 동상 건설비용으로 배정됐다.
동상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공사는 내년에 시작될 예정이며 저명한 발리 출신 조각가 뇨만 누아르따가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적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뇨만 누아르따는 발리에 세워진 거대한 가루다 위스누 끈짜나(Garuda Wisnu Kencana) 동상의 디자인과 건설을 진두지휘했고 신수도 누산따라의 가루다 모양을 본뜬 국가궁 건물을 설계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일부 무슬림 커뮤니티에서는 수까르노 동상 건립을 위한 150억 루피아의 예산이 더욱 시급한 다른 곳에 사용되어야 한다며 동산 건립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자칭 서부자바 성직자변호사포럼(FUTA)이란 단체가 지난 주 리드완 까밀 주지사 집무실이 있는 서부자바 주정부 건물인 반둥 시내 그둥사떼(Gedung Sate) 앞에서 해당 동상 건립 계획을 취소해 달라는 시위를 벌였다. 또 다른 이슬람 단체인 이슬람행동연대(API) 서부자바 지부도 8월 초에 유사한 동상 건립 반대 시위를 했다.
물론 이들이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지 경제적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수까르노의 거대한 동상이 사람 또는 동물 등 그 어떤 피조물의 전신을 드러내는 동상 또는 형상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는 이슬람의 하디스(hadith)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디스란 선지자 무하마드가 말하고 행동하고 다른 사람의 행위를 묵인한 내용을 기록한 무슬림들의 생활 지침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무슬림들 최고 성직자들의 단체인 인도네시아 울라마대의원회(MUI)는 상당히 결이 다른 견해를 발표했다. 역사를 기념하는 예술작품인 해당 동상 건립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그렇게 클 필요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MUI의 설교위원장 무하마드 초릴 나피스는 수까르노 동상의 크기와 예산이 분명 낭비라고 여겨질 수밖에 없으며 자칫 수까르노 신격화로 유도하는 매체가 될 우려가 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적었다. 수까르노 동상이 100미터 높이로 건설된다면 다른 국가영웅들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이므로 불공평한 조치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오늘날 인도네시아 정치권에서 수까르노의 영향력은 그의 장녀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가 오랫동안 철권으로 틀어쥐고 있는 현 집권여당 투쟁민주당(PDIP)를 통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만큼 해당 동상 건립 의지나 동상의 사이즈는 그 정도의 반발로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수까르노 동상 건립 프로젝트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헹끼 꾸르니아완 서반둥 군수는 8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민간 투자자들이 동상 건립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부담할 것이며 지방정부 예산은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결국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찌뿌뜨라 그룹과 여타 민간회사들이 동상 건립비용 전액을 부담할 것이라 말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에 있었던 동산 건립 기공식에는 리드완 까밀 서부자바 주지사는 물론 많은 투쟁민주당 인사들이 참석해 지방정부와 정당 차원의 관심과 지지를 분명히 드러낸 바 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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