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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메단 경찰서 습격사건으로 다시 조명된 고질적인 군경 갈등 사회∙종교 편집부 2023-08-1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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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 장성급 정례회의가 2023년 8월 10일(목) 대통령궁에서 열려 198명의 군 장성, 170명의 경무관급 이상 경찰 고위간부들이 참석했다. (사진=자카르타포스트/Seto Wardhana) 


지난 주 북부 수마뜨라 메단 경찰서에 군인 가족이 범죄용의자로 잡혀가자 군이 병력을 동원해 경찰서를 위협한 사건으로 인해 고질적인 군경 갈등에 또 다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이쯤 되면 두 합법적 폭력기관이 자꾸 충돌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나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학습능력의 문제이거나 그들이 국민들 비판을 귓등으로 흘리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지난 8 4() 북부 수마뜨라와 인근 지역 방위를 담당한 부낏바리산 지역군사령부에서 출동안 40여 명의 군인들이 메단 경찰서 범죄수사국장 뜨구 파띠르 무스따파 총경의 사무실을 두 시간 동안 포위하고 무력시위를 벌였다.

군인들을 몰고 온 지역군사령부 소속 데디 하시부안 소령은 토지증서 사기혐의로 잡혀온 한 용의자를 풀어 달라며 경찰서장과 열띤 말다툼을 벌였다. 그는 용의자 본인인 아흐맛 로시드 하시부안의 삼촌이었으므로 경찰이나 시민들 눈에 이 시위가 매우 부적절한 권력남용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데디 소령은 사건 수사를 중단시키거나 방해할 목적이 없으며 단지 아흐맛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알려졌다. 무조건 석방이 아니라 친인척의 신원보증 하에 석방을 요구한 것이어서 사실상보석요청이라는 주장이다.

데디 소령은 해당 사건의 주범에 해당하는 다른 용의자는 보석으로 석방해 주고서도 아흐맛의 보석 요청은 경찰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아흐맛은 결국 다음 날인 일요일에 석방되었는데 뜨구 총경은 보석 사유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북부 수마뜨라 경찰청 대변인 하디 와휴디 총경은 아흐맛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경찰은 법질서와 정의를 바로 세우기에 있어 경찰로서의 직업윤리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흐맛 사건과 토요일 메단 경찰서 습격사건과 관련해 군경의 대립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군과 경찰이 굳건한 동지로서 언제나 협조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군인가족 법무지원 문제
하지만 문제는 사건 당일 메단 경찰서에 군인들이 몰려가 갈등을 빚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이미 전국에 전파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물론 자카르타의 통합군사령부에서도 강경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통합군사령관 유도 마르고노 제독은 데디 소령의 행동이 매우 비윤리적이라 지적하면서 해당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헌병대에 지시했다. 데디 소령은 즉시 구금되었고 이 사건에 관련된 22명의 병사들에 대한 수사도 현재 진행 중이다.

헌병 사령관 아궁 한도코 공군중장은 데디가 경찰관들을 위협하여 자기 조카에 대한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메단 경찰서를 고의로 습격한 것이라고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특히 토요일 휴일이었던 당일 굳이 데디 소령을 비롯한 모든 병사들이 군복을 입고 경찰서를방문한 것에서 그 고의성이 명백히 입증되었다고 보았다.

유도 제독은 군인 가족들이 군 법무관들의 법무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을 개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군인의 배우자, 자녀, 형제, 부모, 배우자 직계가족, 조카 및 사망한 군인의 배우자 등이 군의 법무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관련 개정안은 군 법무지원을 받는 군인가족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준비될 예정이다.

메단 법무지원연구소((LBH Medan) 이르판 사뿌뜨라 소장은 현행 규정을 비판하며 민간인들은 군 법무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오랜 갈등의 역사
군경의 갈등은 1999년 하비비 대통령이 경찰을 군으로부터 분리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전까지 경찰은 당시 ABRI라 불리던 인도네시아군 소속경찰군이었다. 경찰이 내무부 산하로 이관되면서 군도 ABRI(인도네시아 공화국 무장집단)에서 TNI(인도네시아군)로 다시 명칭을 바꿨다.

그후 이들 두 기관의 충돌은 수시로 신문지상을 장식했다.


2020
년에는 군인들이 포함된 폭도들이 동부 자카르타 찌라짜스(Ciracas) 경찰서에서 차량 두 대를 불태우고 인근 도로변 상점들을 약탈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의 발단은 일병 한 명이 찌라짜스에서 교통사고로 경상을 입으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나중에 동료 병사들에게 자신이 일단의 민간인들에게 공격을 받아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고 이에 격분한 일단의 군인들이 몰려나와 민간인들을 무차별 공격했는데 실제로 23명이 폭행당하고 109명이 재산피해를 입었다


그 과정에서 군인들이 찌라짜스 경찰서까지 습격한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헌병대는 병사 65명을 입건했다.

안보전략연구소(ISESS) 안보분석가 밤방 루끄민또는 군경이 각각의 임무와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 이런 식의 충돌사건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군에 있습니다. 그들은 이 나라의 국방시스템을 구축하는 한 기둥이지만 경찰력의 치안유지를 필요로 하는 일반 국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 역시 적절하고 프로페셔널한 방식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국민들의 불평불만을 예방해야 합니다. 그 국민들 중에는 군인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군이 경찰을 한 수 아래의 기관으로 보고 갑질을 해온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가장 최근에도 국가수색구조본부장 삼성 장군과 그의 보좌관 중령이 조달비리 뇌물수수혐의로 부패척결위원회(KPK)에 의해 체포되어 피의자로 입건되자 헌병대 고위장교들이 KPK 건물로 우르르 몰려가 피의자들의 신병과 사법관할권을 요구하며 사과까지 받아낸 사건도 있었다.

KPK
의 피를리 바후리 위원장은 2021년까지만 해도 군 삼성장군인 치안정감을 지낸 인물이었으나 결국 군의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자카르타포스트/기사 제공=배동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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