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뿡 경찰관 집에 갇혀 있던 인신매매 피해자들 구출 > 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여성들을 말레이시아에 가정부로 팔아넘기려다 체포된 인신매매범들. 2016.8(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지난 5일(월) 람뿡 경찰은 경찰본부 소속 한 경찰관 소유의 주택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24명을 구조했다. 람뿡 경찰청장 헬미 산띠까 치안감은 집주인인 경찰관이 해당 범죄에 연루되었는지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안따라통신은 7일, 경찰은 인신매매범들이 단순히 해당 주택을 임대한 후 집주인 몰래 인신매매를 해왔을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고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본청 내무국에서도 이미 내사를 시작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구조된 피해자들은 모두 서부누사뜽가라(NTB) 출신 여성들로 중동지역에 이주노동자로 불법송출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5일 구출 작전을 벌이면서 용의자 네 명을 체포했다. 그들은 피해여성들에게 해외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조건을 700만 루피아(약 60만 원)의 월급을 받게 될 것이라며 꼬드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07년 인신매매금지법과 2017년 이주노동자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가 입증되면 최대 15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보호국(BP2MI)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을 9백만 명에 달하지만 이들 중 공식 절차를 통해 합법적인 허가서류를 챙겨 출국한 이들은 460만 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48,8%를 차지하는 나머지 440만 명은 불법 송출된 상태이며 당국에서는 그들이 어디에서 어떤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지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강경 대응

마흐푸드 MD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은 지난 4월 리아우주의 바땀 지역에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는 인신매매를 공무원들과 민간 부문이 공모하여 벌이고 있다는 정황을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바땀 지역 인신매매 척결을 위해 특별팀을 조직했고 해당 범죄를 은폐하여 경찰 수사망에 걸려들지 않도록 하거나, 창궐하도록 방조 또는 허락해 결과적으로 해당 범죄에 공조한 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에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리스띠요 시깃 쁘라보워 경찰청장에게 인신매매에 조력한 경찰관들에게 강경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리스띠요 경찰청장은 이에 부응해 인신매매수사 TF팀을 구성하고 경찰청 범죄수사국 부국장 아셉 에디 수헤리 치안감을 해당 TF팀장에 임명했으며 전국 지방경찰청에도 유사한 조직을 구축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인신매매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경찰관들은 해당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경찰당국은 바땀에서 벌어진, 인도네시아인들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이주노동자로 불법 송출하려 한 또 다른 사건과 관련해 아직 붙잡히지 않은 다섯 명의 용의자들을 도망자로 분류하여 추적하고 있다.

 

거듭된 다짐

바땀과 람뿡에서 벌어진 해당 사건들과는 별도로, 인도네시아인들이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로 불법 송출되어 사이버 범죄 조직에서 억지로 일하도록 강요받는 사건에 대한 신고도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로 인신매매되어 현지에서 인질로 잡혀 온라인 사기에 강제로 동원되었던 약 300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을 당국이 구조했다.

지난달 라부안 바조에서 열린 제42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풍족하지 못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취약한 환경의 취업 준비생들을 노린 인신매매범들이 벌이고 있는 온라인 사기행각을 분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법집행 기관들의 수사역량 제고, 데이터 조사와 수집, 정보 공유 및 합동단속 등을 통해 인신매매 퇴치에 각국이 노력하겠다는 의장성명이 나왔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도 아세안 권역에서 인신매매를 척결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