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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조코위 대통령의 속내, 집권 여당의 변수 정치 편집부 2023-05-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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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선 당시 선거인단 번호를 들어 보이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오른쪽)과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 2018.9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까지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현재의 상황이 그의 소속 정당이자 최대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인 투쟁민주당(PDI-P)으로서는 오히려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27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당적에도 불구하고 그가 펼쳐 놓은 정책들을 승계할 후계자를 후임 대통령으로 지지하기 위해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그의 지지자들이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총재 지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세계 민주국가 대통령들이 부러워할 만한, 임기말 70%를 상회하는 국정운영 지지도를 보이며 그가 올해 쯤 레임덕이 될 것이라 했던 여러 비평가들의 예측을 무색하게 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뜻이라면 무조건 따를 콘크리트 지지층 수십만 명에게조차 후임 대통령으로 누구를 자기 마음에 두고 있는지 분주하게 추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그는 투쟁민주당이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행사에 참석해 당의 결정을 지지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그 이후에도 자신은 물론 아들인 기브란 솔로 시장과 그들의 열성 지지그룹이 그간 긴밀한 동맹관계를 이루어 온 쁘라보워와 전혀 거리를 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투쟁민주당이 전면에 나서 U-20 월드컵에 이스라엘 참가를 저지하다가 결국 유치권을 박탈당하자 그 후폭풍을 온몸으로 맞으며 급격한 지지율 하락을 겪은 간자르가 간신히 다시 대선 당선가능성 여론조사 선두권에 복귀하기까지 조코위 대통령이 딱히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아 그가 간자르와 쁘라보워 사이에서 여전히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가 대통령과 협의를 마쳤다며 불시에 간자르를 투쟁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전격 발표했을 때 간자르가 단번에 선두로 치고 나가 다른 경쟁자들과 큰 격차를 벌릴 수도 있었으나 조코위 대통령이 취한 애매한 태도가 당시 간자르 지지율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인도네시아 국내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일간 꼼빠스의 여론조사 부서가 2024 대선 선두주자 세 명을 놓고 진행한 최근 조사에서 1,049명의 응답자 중 24.5%가 선택한 쁘라보워가 수위에 나섰고 간자르와 야당 후보 아니스 바스웨단은 각각 22.8%13.6%를 기록하며 그 뒤를 달렸다.

 

429일에서 510일 사이에 진행된 해당 여론조사에서 간자르나 쁘라보워를 선택한 여권 후보 지지자들이 전체 응답자의 56.3%를 구성하는데 이는 직전 1월에 진행한 유사한 조사의 61%보다 4.7% 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가 간자르와 투쟁민주당에게 위협적인 것은 여권 지지율이 줄어든 가운데 쁘라보워에 대한 지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간자르 지지율이 크게 빠졌다.

 

그린드라당 당원들은 쁘라보워의 약진에 대해 현 내각 국방장관으로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암묵적인 지원이 크게 작용했음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린드라당 소속 정치인 하비부로흐만(Habiburokhman)은 쁘라보워와 대통령 사이의 친화력을 돋보이게 한 그간의 정치적 제스처들로 인해 쁘라보워가 조코위 대통령이 현재 당면한 모든 문제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유력한 계승자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각인했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기관 인도네시아 정치지표(Parameter Politik Indonesia)의 아디 쁘라잇노(Adi Prayitno) 대표는 쁘라보워가 2009년 대선에 메가와띠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나선 것을 필두로 2014, 2019 대선에 내리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경력 위에 현직 국방장관으로서 일하면서 경쟁 후보들에 비해 월등히 큰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제 조코위 대통령이 이미 확정된 소속 정당의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느슨한 양다리 정책을 고수하는 것이 쁘라보워에게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정치적 반대파로부터 종종 공격의 대상이 되는 간자르나 아니스에 비해 쁘라보워가 지금까지 중대한 정치적 실책을 범하지 않은 것도 그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뜨리아스 정치전략(Trias Politika Strategis)의 아궁 바스꼬로(Agung Baskoro) 대표는 조코위 대통령과 그를 한낱 ‘일개 당원’으로 간주하곤 하는 고압적인 투쟁민주당과의 역학관계를 조명했다.

 

투쟁민주당으로서는 좋건 싫건 파워브로커, 킹메이커로서 조코위 대통령이 확실한 위치를 점하고 있고 특히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권력을 배분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또한 대통령과 당이 원하는 방향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점 역시 상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조코위 대통령은 단순히 투쟁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책과 위업이 다음 정부에서 승계되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자칫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면 조코위 대통령과 투쟁민주당은 서로 대척점에 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대통령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고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고 있는데 아무래도 쁘라보워라는 바구니에 담은 계란이 객관적으로 더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쁘라보워가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투쟁민주당 측은 오는 10월이면 간자르가 다시 선두를 탈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쟁민주당 간사 사이드 압둘라(Said Abdullah)도 당이 좀 더 체계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면 곧 간자르가 더 큰 민심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투쟁민주당 정치인 아디안 나삐뚤루(AdianNapitulu) 역시 조코위 대통령이 당의 노선을 따른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가 양다리를 걸친다는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대통령이 지난 20년간 당으로부터 변함없는 지원을 받았고 그의 아들 기브란 솔로 시장과 사위 보비 나수띠온 메단 시장이 당내 특권을 누려왔음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예전 어딘가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나누었던 대화를 복기했다. 당시 대통령이 우리가 반드시 2024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 말했을 때 아디안이 우리란 누굴 뜻하느냐 묻자 당연히 투쟁민주당이지라고 대통령이 답변했다는 것이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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