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구금 중에 사망한 트렌스젠더 외국인...발리 경찰 "폭력 없었다 " > 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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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발리에서 구금 중에 사망한 트렌스젠더 외국인...발리 경찰 "폭력 없었다 " 사건∙사고 편집부 2022-08-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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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 신혼여행을 왔다가 경찰에 체포된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지난 11일 사망한 하버드 대학교 트랜스젠더 활동가의 유족들이 그 과정에서 경찰 폭력의 개연성을 주장하자 지난 26일(목)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이를 부인했다.
 
사망자는  페루 출신 32세의 로드리고 벤토실라(Rodrigo Ventosilla)로  발리에 도착한 후 세관에서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그의 유족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리 당국이 경찰 폭력을 눈감아주었을 뿐 아니라 가혹한 차별 행위, 트렌스젠더 혐오 등이 이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발리 지방경찰청 대변인 스테파누스 사타케 바유 스티얀토 총경이 로이터 통신에 밝힌 바에 따르면, 벤토실라의 짐에서 대마초 추출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물건이 발견돼 마약법 위반으로 체포되어 조사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벤토실라는 체포된 지 이틀 후인 11일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결국 사망했다.
 
스테파누스 대변인은 벤토실라의 사망 원인이 ‘신체기능 정지’때문이라는 상투적인 이유를 댔다. 신체기능 정지는 사망 원인이라기보다 사망 상태를 묘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벤토실라가 어떤 약을 먹은 후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다고 전했다. 해당 약품은 경찰의 압수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약 혐의로 체포, 구금된 용의자의 소지품을 압수하지 않고, 구금 상태에서 성분이 알려지지 않은 약품의 복용을 경찰이 허용했다는 것도 개연성이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다.
 
특히 행복한 결혼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온 사람이 마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듯 모종의 약품을 스스로 복용한 후 병원에 실려갔다는 것 역시 개연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벤토실라의 유족들은 비록 벤토실라의 사인을 분명히 알 수 없지만 그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과 같은 법적 자위권을 발동하거나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테파누스 대변인은 유족 측 주장에 즉답을 피하면서 그 대신 체포 및 수사과정에 아무런 폭력행위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며 이 사건은 이미 종결되었음을 선포했다. 해당 사건을 다시 수사할 계획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벤토실라의 모교인 하버드 케네디 스쿨(Harvard Kennedy School)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 뉴스페이퍼(Harvard Crimson newspaper–이하 ‘크림슨’)에 따르면 교내 학생들과 교수들이 벤토실라 유족들과 한 목소리로 발리 경찰의 철저한 사건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토실라는 페루의 트랜스젠더 권익기구 ‘디버시다데스 트란스 마스쿨리나스’(Diversidades Trans Masculinas)의 창립 멤버로 대학에서 공공행정 부문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의 남편은 현재 페루로 이미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수) 페루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두 시민들의 인권을 철저히 보호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하면서도 두 사람을 최초 구금한 것은 인종차별이나 트랜드젠더 혐오와는 아무 상관 없었다며 발리 당국이 적법한 체포와 구금을 인정하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이에 벤토실라의 유족들은 페루 외무성에 보다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권역에서 마약사범들에게 가혹한 법적 처벌을 내리는 국가로 유명하며 사형선고도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구금되어 경찰 조사를 받던 용의자, 그것도 외국인이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가 죽음을 맞는 것은 절대 늘 있는 일이 아니다.
 
더욱이 범죄를 저질렀을 개연성이 엿보이는 외국인 용의자가 경찰은 아무런 폭력행위도 하지 않았는데 ‘경찰서 안에 있던 용의자가 창의성과 용의주도함을 발휘해  혼자 알아서 죽었다는’ 이번 사건에서 J 순경 피살사건을 조작, 은폐하려 한 페르디 치안감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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