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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영혼이 깃든 인형`을 아기처럼 키우는 사람들 문화∙스포츠 편집부 2022-01-0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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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돌을 아기처럼 키우는 이반 구나완(Ivan Gunawan)(이반 구나완 SNS계정 캡처)
 
인도네시아 유명 셀럽들 사이에 ‘영이 깃든 인형’이라는 의미의 보네카 아르와(Boneka Arwah) 또는 스피릿돌(spirit doll)을 입양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런 종류의 인형을 꾸만통(kumanthong)이라 부르기도 한다. 스피릿돌을 가진 사람에겐 행운이 찾아온다는 믿음도 있어 뻐수기한(Pesugihan), 즉 재물주술의 일종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유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2021년 7월 30일 영매로 소문난 후리 하룬(Furi Harun)이 ‘스피릿돌 입양, 무시무시할까?’(ADOPSI BONEKA ARWAH!!! SEREM GA YA???) 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 하면서부터다.
 
그녀는 스피릿돌을 들이는 것은 인간 아기를 입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스피릿돌 안에 어린아이의 혼이 붙잡혀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괴한 트랜드는 인터넷으로 옮겨가 네티즌들 사이에 많은 의견과 논란이 오갔다. 스피릿돌을 입양한 유명인들은 인형을 마치 인간 아기처럼 대하는데 그중 적지 않은 이들이 인형을 품고 돌보는 모습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그중 2000년대에 여러 영화에 배우로 출연했고 현재는 디자이너와 프레젠터로 활동하는 이반 구나완(Ivan Gunawan)은 자신의 스피릿돌이 인형이 아니라 자기 아기라고 진심으로 목소리를 높일 정도다.
 
셀린 에방겔리스타(Celine Evangelista), 루신타 루나(Lucinta Luna), 노라 알렉산더(Nora Alexander)를 비롯한 다른 여러 연예인도 자신들이 키우는 스피릿돌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셀린 에방겔리스타, 루신타 루나, 노라 알렉산더
 
일정부분 사회적 현상으로 비치는 이런 모습에 대해 EMS 알람수트라 병원 정신과 전문의 안드리(dr Andri, SpKJ, FAPM)는 단순히 연예인들이 자신이 가진 스피릿돌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주 노출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월 2일(일) 콤파스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제 시작되었는지 그 시기적 기원을 알기 어려운 이 현상은 분명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피릿돌은 <사탄의 인형>에 등장한 쳐키나 <컨져링>의 아나벨같은 것으로 사람이 살가운 존재로 주변에 두기엔 무섭거나 불길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인형이 예로부터 영을 담는 매체로서 사용되어 왔다는 사실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 게시물을 통해 인정했다. 중국 전통문화 속에서도 도교 사원에 세워진 대형 목각상들은 인간에게 도움을 주거나, 반대로 인간을 해치는 혼이나 신을 담고 있다고 간주되었다.
 
영을 담은 인형의 전승은 인도네시아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초혼술에 사용되는 자일랑꿍(jailangkung), 젱롯(jenglot) 같은 인형이나 박제들이 혼령을 품고 있거나 영혼을 불러들인다고 한다.
 
결국 스피릿돌은 본질적으로 영혼을 담는 매체, 즉 인형의 형태만 조금 다를 뿐이다.
 
▲자일랑꿍(왼쪽)과 젱롯(오른쪽)
 
인형은 오래 전부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었다. 스피릿돌이 우리 전통적 일상의 인형들과 다른 점은 어른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는 사실과 그 안에 혼이 담겨 있다고 믿는 믿음에 있다.
 
하지만 안드리 정신전문의는 스피릿돌을 가진 사람이라도 실제와 허구를 구분할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면 정신적으로 별다른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한 취향과 믿음이 최소한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않는 한 괜찮다는 것이다.
 
그는 연예인들의 스피릿돌 붐도 그저 한때의 유행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스피릿돌의 부상은 뭔가 신비하고 영적인 면이 가미된 이상한 일들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취향을잘 보여주는 하나의 사회문화적 단면이기도 하다.[콤파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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