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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코로나 위기 와중에 감수성 부족한 관료들 구설수 휘말려 정치 편집부 2021-07-1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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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푸드 MD 정치사법치안조정장관이 2020년 1월 22일 덴톤 HPRP 로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JP/Dzulfiqar Fathur Rahman)

이미 1년도 넘게 계속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 가장 치명적인 감염확산이 벌어지고 있는 최근 한 달을 보내면서 정부관료들이 현재 보건위기에 대한 통일성 있는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중앙정부의 정책적 난맥상이 투영되고 있다고 관측통들은 입을 모은다.

의료종사자들과 전국 병원들이 밀려드는 코로나 환자들과 씨름하며 의료체계가 붕괴의 파열음을 내고 있는데 정부 고위관료들은 그런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딴소리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단연 압권은 마흐푸드 MD 정치사법치안조정 장관이다. 그는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 @mohmahfudmd에서 긴급 사회활동제한조치(PPKM Darurat) 시행으로 집에서 TV 드라마를 즐길 시간이 더 생겼다는 감상을 전했다. “PPKM 덕에 <사랑의 매듭(Ikatan Cinta) 드라마를 볼 기회가 생겼다. 재미 있지만 도통 뭐라 하는지 모를 스토리다.” 그는 지난 7월 15일(목) 유명 TV 드라마를 언급하며 이렇게 적었다.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드라마 제작자가 가진 법지식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흐푸드 MD 장관의 관련 트윗: 살인혐의를 인정한 사라가 곧바로 체포되지만 형사법 상 용의자는 자백은 강력한 증거로 인정되지 못한다는 법적 견해를 밝혔다.

이 트윗에 대해 수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현재 상황이 이해가 안돼요?” “오, 시덥잖은 드라마를 보실 정도로 시간여유가 생기셨군요. 참고로 말씀드리는 거지만 지금도 수천 명이 죽어가고 있고 수천 명이 병상을 구하지 못하고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또 다른 수백만 명이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hoeneybunch와 @mariepurba 계정을 가진 네티즌들은 장관의 발언을 한껏 비꼬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마흐푸드 장관이 말 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인도네시아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인 작년 2월에도 인도네시아엔 입국절차가 복잡해 코로나가 들어오지 못할 것이란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의 농담을 인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허가과정을 간소화하고 관료주의적 요소들을 배제하는 목적의 일자리 창출 관련 옴니버스 법안에 대한 심의가 발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를 하던 중 나온 발언이었다. 이 법안은 2020년 10월에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14일(수)에는 대통령 대변인 파지룰 라크만(Fadjroel Rachman)이 독일 시인 프레드리히 쉴러의 시 한 귀절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해 트윗에 띄웠다. “목숨을 걸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다” A life not at stake, never to be won.
 
▲파지룰 라크만 대변인의 해당 트윗

이 트윗에도 곧바로 수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팬데믹 와중에 실제로 수많은 서민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teuku_h 계정의 네티즌은 “말귀를 못알아 듣는 건가요? 도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라고 비난했다. 그의 트윗은 병상과 산소통을 구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코로나-19 환자와 가족들, 그리고 코로나로 생계가 끊겨 일거리와 도움의 손길을 찾아 헤매는 국민들에게 그런 걸 얻으려면 최소한 목숨이라도 걸라는 조롱으로 받아들여졌다.

무하지르 에펜디 인간개발문화장관도 최근 가자마다 대학교에서 주최한 웨비나에서 “너무 이성에만 의지하지 말고 코로나-19를 영적인 측면에서 마주하라’는 얘기를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나쁜 소식을 전파하지 말라는 정부 기조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억제대책을 대체로 낙관적인 측면에서 조명하는 한편 일부 관료들은 국민들에게 감염확산에 대한 나쁜 소식에 대해 글을 쓰거나 전파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루훗 빈사르 빤자이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15일(목) 기자회견에서 펜데믹 상황과 이를 억제하려는 정부 대책에 대해 자신이 하는 말을 잘라먹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육군장성 출신 루훗 장관은 우리 스스로 우리 약점들만 들여다 본다면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훗 장관의 이런 발언이 나오기 며칠 전부터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팬데믹에 대한 뉴스를 퍼나르지 말자고 국민들에게 촉구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이 시작된 바 있다. 이 캠페인은 족자, 라몽안, 그레식 등 동부자바 도지들과 찌레본 등 서부자바 도시 등 몇몇 도시 시민들에게 집중적으로 노출되었다.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퍼뜨리지 말라는 정체불명의 캠페인

이 캠페인을 누가 주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자카르타포스트도 파악할 길이 없었다.

투명성이 필요한 상황
전문가들은 연이어 나오는 정부에서 현실 감수성 떨어지는 발언이 결국 정부의 팬데믹 대응이 어떠한지를 반영하는 척도라고 말한다.

호주 국립대학교의 인도네시아 미디어 전문가 로스 탑셀 박사는 인도네시아 관료들이 공식 발언과 정책결정을 통해 상황이 저평가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식적인 사례수치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요.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별반 효과가 없었고 제대로 된 소통도 이루어지지 않았죠.” 그는 올바른 소통전략을 세우는 것이 낫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보다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빠라마디나 대학교(Paramadina University)의 정치소통 전문가 헨드리 사트리오 박사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직 팬데믹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부가 공식적인 소통경로를 통해 국민들을 진정시키고 패닉 방지에만 주력하는 상황에서 정말 무엇을 국민들과 소통해야 하는지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진짜 상황을 설명해 주고 그래서 우리들이 앞날을 대비할 수 있도록, 이제 어떤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반응해야 하는지 알게 해주는 투명한 소통입니다.”

-기사번역 제공: 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기사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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