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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도네시아 의료체계 붕괴, 그래서 당분간 어두운 미래 보건∙의료 편집부 2021-07-0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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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3일 중부자바의 반유마스군 뿌르워커르토시의 수디르만 거리를 경찰이 막고 차량을 우회시키고 있다. 반유마스의 코로나 신속대응팀은 코로나 확산억제를 위해 7월 3일부터 20일까지 여러 주요 도로들을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통제하기로 했다. (Antara/Idhad Zakaria)

급증하는 코로나 신규환자들을 맞아 중환자실과 의료용 산소가 동나는 등 각 지역 병원들에 과부하가 걸리고 의료체계가 전반적으로 붕괴하면서 팬데믹 와중의 인도네시아는 당분간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는 7월 4일(일) 555명의 사망자와 2만7233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했다. 해당 신규확진자는 자카르타에서만 1만 명 이상, 서부자바 4,500명, 중부자바 3,000명을 포함했다. 7월 5일(월)엔 사망자 558명에 신규확진자 2만9745명으로 또 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이둘피트리 연휴 당시 증가된 이동량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촉발된 전례없는 제2차 코로나 대유행 억제를 위해 새로운 긴급 공공활동제한조치(PPKM Darurat)가 지난 토요일부터 자바와 발리섬 전역에서 시행되었다.
 
지난 일요일 루훗 빤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강력한 억제정책 시행 이후에도 2주 정도는 여전히 신규확진자 증가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코로나 환자들에게 필요한 병상과 의료설비, 의료용 산소가 제때 공급되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동부 자카르타 뽄독거데(Pondok Gede) 지역의 하지(Haj) 기숙사를 600~7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병원으로 개조할 계획도 밝혔다.

루훗 장관의 이 발표는 지난 7월 2일 라뽀르코비드-19(the LaporCOVID-19)가 6월을 통틀어 자가격리 또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기다리다가 숨진 코로나 19 환자들이 최소 265명에 달한다고 지적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이들 사망자들은 10개 주에 걸쳐 발생했고 이중 자바의 6개 주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들이 나왔다. 라뽀르코비드-19는 정확한 자료가 공급되지 않아 이 숫자 역시 실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정부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의료시설 바깥에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PPKM Darurat 긴급 이동제한조치가 시행된 자바섬 6개 주의 코로나 병상이 거의 소진되었다는 보건부 발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 반뜬, 서부자바, 족자 등 4개 주는 지난 토요일까지 병상 점유율이 이미 90%를 넘었고 중부자바와 동부자바의 병상점유율을 각각 87%와 80%였다.
 
 “붕괴된 의료체계의 맨 얼굴이 드러난 겁니다. 코로나 환자들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어요. 이러한 상황은 소통과 정보전달이 원활치 않아 더욱 악화되는 중이고 사람들은 결국 병원에 가도 병상을 얻지 못할 바에 자가격리 치료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라뽀르코비드-19 단체는 이렇게 주장했다.

▲7월 3일 현재 자바와 발리섬의 병상 점유율 상황.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TV로 방송된 성명에서 가용한 병원들에 대한 정보가 실제와 많이 다르며 이번 주에 1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되는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이 코로나 병상이나 중환자병상을 구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현재 자료상 자카르타에서 치료 중인 코로나 환자들은 8만6000명이다. 지난 월요일 수도 전역에서 40명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고되었으나 같은 날 코로나19 프로토콜에 따라 공동묘지에 매장된 사람들은 392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 5월 1일의 25명 매장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아니스 주지사는 지적했다. 7월 3일(토) 자카르타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들의 90%가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보건부 대변인 시티 나디아 타르미지는 즉각적으로는 아무런 코멘트도 내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꼼빠스TV와의 인터뷰에서 시티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의료체계의 붕괴가 사실이 아니며 단지 자가격리 중이던 환자들이 치료를 늦게 받아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의료시설 외부에서 다량 사망사태의 책임을 환자들에게 돌렸다. “그러니 빨리 병원에 가세요. 집에서 기다리지 마세요. 아직 병상이 남은 병원들이 많이 있고 코로나 환자들을 위해 추가로 준비된 병실들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자카르타에서는 민간병원들이 코로나 환자들을 위한 병실을 추가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호흡곤란 환자들에게 절실한 산소 절대 부족 상황
지난 토요일 중부자바 곰봉 소재의 무함마디아 병원이 패닉에 휩싸였다. 모든 수술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고 간호사들은 산소부족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달려가 가용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일요일 결국 병원의 산소가 모두 동나고 말았다.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던 20명 넘는 환자들은 이제 스스로 호흡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그중 몇몇은 곧바로 중태에 빠졌다.

“그 광경에 우린 벌벌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산소 공급을 기다리는 것뿐이었어요.” 병원 관리실의 입누 나서르 아로히미가 지난 일요일 자카르타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

인접한 스레만군에 위치한 닥터 사르지토 병원(Dr. Sardjito Hospital)도 일요일에 의료용 산소가 바닥을 드러냈다. 루크모노 시스위샨토 병원장은 보건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빨라야 일요일 자정에 산소가 추가로 공급되는 상황이 코로나 환자들은 물론 비코로나 환자들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즉각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제때 산소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 병원에서 이틀 동안 62명의 환자가 목숨을 잃었다.

최근 몇 주 동안 인도네시아 병원협회(PERSI)는 의료용 산소를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병원들로부터 많은 불만을 접수했다. 협회의 리아 가르드니아 빠르타쿠수마 사무국장은 정부가 의료용 산소를 필요로 하는 병원에 필요한 시간 내에 공급할 것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병원들이 의료용 산소 벌크 공급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액화산소를 공급받아 산소가스로 전환해 벽 안에 장착된 연결포트를 통해 각 병실로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바 전역의 많은 병원들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텐트를 쳐 임시병동을 만든 상태여서 액화산소를 공급받는 방식보다는 당장 사용하거나 운반이 편리한 캐니스터 형태의 산소통 수요가 늘었다. 이 역시 국가 전체적으로 시중에서 의료용 산소통을 구하기 어렵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의료용 산소통

소셜미디어는 산소를 구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환자 가족들의 포스팅으로 넘쳐나고 있다. 그들은 친적, 지인, 직장동료, 이름이 알려진 공인 등 누구에게든 산소통을 구해 달라며 매달렸다. 어떤 이들은 시중가의 세 배를 내겠다고도 하고 매체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치유를 위해 빈 산소통을 리필하려고 충전소에 장사진을 친 사람들 모습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대부분 코로나 환자 밀접접촉자인 사람들이 선 그 줄 속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을 지 모른다.

안디니 줄리안티(26)는 지난 주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은 아버지가 호흡곤란을 호소하자 입원을 위해 병원을 전전했으나 결국 병상을 얻지 모했고 산소통을 구해 아버지를 집에서 격리치료하라는 조언만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자카르타 곳곳을 뒤진 안디니는 사장통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산소통을 구하지 못했다. 아픈 아버지가 있는 집에 맨손으로 돌아갈 생각에 울음을 터트린 안디니는 다행히도 극적으로 친구에게서 산소통을 빌려 돌아갈 수 있었으나 아버지의 용태는 별로 호전되지 않았다.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그녀가 아버지를 다음날 자가카르사 지역 종합병원(Jagakarsa Regional General Hospital)에 입원시킬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최소한 국가 일부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산소공급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아구스 구미왕 가르타사스미타 산업부 장관은 현재 약 800톤 정도의 수요를 넘어선 매일 850톤의 국가적 산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의료용 산소 공급을 위한 충분한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가 목도하는 사태는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대거 증가하면서 산소통이 원활히 회전, 순환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아구스 장관은 6월 29일(화) 산소부족 사태의 직접적 원인으로 국민들의 산소통 집착을 지목했다.

그는 의료용 산소 생산량을 예전 전체생산량의 40%에서 60%로 상향조정하도록 지시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주말 루훗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아구스 장관에게 해당 비율을 의료용 90%로 재조정하도록 요구했다.

곰봉 소재 무함마디아 병원의 입누 사무장은 이러한 해법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문제는 단지 보급과 의료용 산소의 기동성 있는 공급에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산소 공급량이 아무리 많다 해도 병원에 몰려오는 사람들이 모두 호흡곤란을 겪는 상황에서 혼란을 겪는 것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그는 모든 어려움과 기다림을 감수하면서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이미 산소포화도가 60, 70 정도의 치명적인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런 이들에게는 당장 산소호흡기를 연결해 주어야 한다.

입누 사무장은 더욱이 지난 10월 이후 정부로부터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아무 현금지원이나 보상도 받지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산소호흡기를 추가로 놓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지만 우리 자금상황은 그럴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돈이 없어 사람들을 살릴 수 없는 현실.

이런 상황은 현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의료붕괴의 맨 얼굴일까? 아니면 보건부 대변인이나 여러 장관들이 말하는 것처럼 단지 병목현상에 의한 보급지연일 뿐일까? 그렇다면 왜 병원들은 약속된 정부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혹은 늘 그렇듯 정부는 지불했지만 중간에 배달사고라도 나고 만 것일까?

-기사번역제공: 배동선(‘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저자)
-기사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paper/2021/07/04/javas-health-system-paralyze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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