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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왜곡된 코로나 양성율이 빚어낸 착시현상 보건∙의료 편집부 2021-06-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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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3일 서부 자바 쩡까렝 지역 종합병원(Cengkareng Regional General Hospital) 응급실에서 의료 종사자가 환자에게서 검체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Antara/Fauzan)

지난 몇 주간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되는 가운데 공식 보건 데이터 상 양성율은 상대적으로 별다른 변동이 없어 국가적 코로나 검사능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7일 신규확진자 2만1,342명으로 작년 3월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신규확진자 발생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대유행 정점의 하루 1만4,000명 선을 1,5배 정도 초과한 수치다. 하지만 전체적인 양성율은 그때나 지금이나 17%~22% 사이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공보건학교는 양성율을 전체 코로나 검사 건수 대비 실제 양성으로 확인된 비율로 규정하고 있다. 양성율은 검사를 진행한 지역에서 감염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는지, 검사능력이 질병 전파를 가까이 쫓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결정적인 지표다. 기본적으로 팬데믹 대응책으로서 이동제한 같은 정책적 결정을 내릴 때 기준이 되는 지표가 바로 이 양성율이다.

그러나 양성율은 인도네시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두 가지 검사법, 즉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탐지를 위한 가장 효율적 방식인 폴리머라제 연쇄반응 방식(PCR) 테스트와 신속항원검사(신속검사 또는 항원검사라고도 함)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주 통계에 다르면 덜 민감한 항원검사의 양성율은 1%인 것에 비해 PCR 검사는 이보다 훨씬 높은 45%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PCR 검사 양성율은 보인 것은 6월 23일의 51%로, 말하자면 두 명을 검사하면 그중 한 명이 확진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검사는 PCR 테스트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카르타에서 이루어졌다. 만약 자카르타의 검사결과를 제외할 경우 6월 23일의 PCR 검사 양성율은 94%에 이른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양성율이 5% 미만일 경우 감염병이 통제권 안에 있다고 판단해 정책기관들이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시점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단 한번도 양성율 5% 미만을 기록한 적이 없다.

검사방식에 따라 양성율이 다를까?
국내 연구소들의 PCR 검사 적체 문제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던 국가적 검사능력의 한계에 봉착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그 정확성이 상당히 떨어지면서도 비용상 저렴한 항원신속검사를 수용해 국가적 검사능력 제고하기로 결정했다.

항원신속검사는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을 인간의 구강이나 비강에서 채취한 검체 샘플에서 찾아내는 방식이다. 신속검사키트는 종이 막대 한 개, 임신진단키트를 닮은 테스트 키트로 구성되어 있을 뿐 대대적인 연구소 설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WHO는 여러 브랜드의 검사키트를 조사해 그 정밀도가 0%에서 94% 사이에 분포한다는 것과 매우 높은 확률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를 비감염자로 잘못 판단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검사의 한정성(specificity)는 일관성 있게 97% 이상을 보였다. 즉 코로나 환자가 아닌 사람을 코로나 환자로 판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2021년 6월 23일 반뜬주 남부 땅그랑 서부 주랑망우(West Jurangmangu)에서 땅그랑 보건국 직원이 양성반응을 보인 항원신속검사 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양성결과는 검사자가 감염된 적이 있거나 현재 감염된 상태라는 뜻이다. (Antara/Muhammad Iqbal)

반면 PCR 테스트는 코로나바이러스 자체가 가진 RNA를 찾아내는 방식이므로 코로나바이러스를 탐지하는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정 연구소 검사설비와 긴 처리과정, 숙련된 인원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PCR 검사의 약점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PCR 설비의 지역별 분포상황이 불균형하다는 점이 인도네시아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검사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원인이 된다. 신속한 검사와 역학조사, 격리 등의 조치가 바이러스 확산억제에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인데 PCR 검사과정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것도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PCR 검사역량이 제한적이어서 전국적인 대량 검사는 꿈도 못꾸고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는 경우만 PCR 검사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에이크만 분자생물학 연구소(Eijkman Institute for Molecular Biology) 아민 수반드리오(Amin Soebandrio) 소장은 이런 행태가 매우 높은 양성율을 낳는다고 지난 23일(수)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보건부 대변인 시티 나디아 타르미지(Siti Nadia Tarmizi)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입원한 사람은 앞서 검사결과와 상관없이 다시 한번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높은 양성율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검사방식이 중요할까?
인도네시아 통증클리닉 및 약품연구소 사회(PDS PatKLIn)의 또낭 드위 아리얀토(Tonang Dwi Aryanto) 회장은 심한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만 PCR 검사를 받게 하는 정부정책이 감염병학자들로 하여금 현재 인도네시아 팬데믹의 실질적 심각성을 적절히 읽어내는 데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PCR 양성율은 그토록 높게 나오는데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포함시키면 전체적인 양성율이 너무 낮게 표시된다는 것이다. “만약 현재 비율대로 전체 인구의 50%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치면 실제로 병원에는 그에 비교도 안될 만큼 더 많은 환자들로 북적일 겁니다.”

그는 정부가 지난 석 달 동안 PCR 테스트 대신 신속항원검사 사용을 늘렸기 때문에 마치 국가적인 검사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 같은 착시현상을 가져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주 42만 5,000건의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이는 WHO의 기준인 27만 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그중 PCR 검사량은 반도 안된다. 자카르타와 나머지 33개 주 사이의 테스트 불균형도 착시현상을 부추겼다. 자카르타는 전국 PCR 검사량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시티 보건부 대변인은 검사 역량의 거대한 간극과 자카르타를 벗어난 지역의 열악한 의료지원 인프라로 인해 많은 지역 연구검사소들이 제한된 검사키트와 부족한 인원문제를 겪으며 관련 보고조차 늦어지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코로나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면 감염확산관리를 잘 못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확진자 숫자를 줄여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자체장들이 일부 있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또낭 소장은 정부가 특별히 지역적 규제정책을 채택한 현재 상황에서 양성율에 대한 불분명한 계산방식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팬데믹 대처방식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현행 소규모 지역별 공공활동제한(PPKM Mikro) 정책 하에서 각 지역의 통, 반들은 각각의 감염 리스크, 일일 확진자 숫자와 양성율에 기반해 각각 다른 수위의 제한조치가 적용된다.

“검사비율이 낮고 양성율이 실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지역의 리스크 정도를 당국이 도대체 어떻게 결정한단 말입니까?” 또낭은 이렇게 반문했다. 그는 PCR 검사를 중증 증상자들에게만 제한하는 것은 많은 무증상 또는 경증 감염자들을 걸러내지 못해 결과적으로 감염확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4월 6일 한 의사가 동부 자카르타 쯤빠까뿌티 지역 뻐르따미나 자야 병원(Pertamina Jaya Hospital) 연구검사실에 설치된 PCR 검사기계 앞에 서 있다. (Antara/M Risyal Hidayat)

어떤 개선 조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 감염학자 디키 부디만 박사는 인도네시아의 실제 감염상황을 확인하고 또 예측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하고도 객관적인 검사가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이러스 추적과 환자격리, 전염예방 등의 각 단계 조치를 결정하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도식화하려면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폭발적 바이러스 재확산 상황에서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선 적절한 검사와 강력한 규제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티는 정부가 코로나 PCR 검사설비를 확충해 검사역량을 높일 예정이며 물류회사와 협업해 검체 샘플들을 원거리 지역까지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다 많은 연구소 직원들의 확충, 원거리 지역까지 PCR 검사기계 보급 등의 약속도 함께 발표되었다.
 
 
-기사번역 제공: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기사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1/06/27/indonesias-static-positivity-rate-highlights-persisting-gaps-in-testing-capacity-capabilit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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