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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펜데믹 와중에 찾아온 라마단 금식월 사회∙종교 편집부 2020-04-2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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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포스트 사설 2020년 4월 24일 

수천만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은 올해 사뭇 다른 방식으로 라마단 금식월을 지키게 되었다. 코로나 펜데믹 사태가 전혀 수그러들 줄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성대하게 장기간 지속되는 성스러운 이슬람 축제기간에 예전처럼 다양한 전통적 지역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인도네시아 이슬람 단체인 양대산맥인 무하마디아와 나들라툴울라마(NU)가 사원에서의 집단기도회나 대가족 또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부까뿌아사 저녁식사 모임을 금지한다는 공식 파트와(fatwa) 성명을 환영해 마지않는 바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팬데믹 와중에 있다. 정부가 자카르타 수도권 일대에 부분적 봉쇄조치를 실시하고 주민들이 이둘피트리를 고향에서 지내기 위해 현재 위치를 떠나는 것을 금지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인도네시아 사회가 코로나사태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표시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한정된 검사능력으로 보건 당국은 실제 인도네시아 전체는 고사하고 자바 섬에서만도 어느 정도 규모로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고 있는지 그 실체를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천만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을 대변하는 NU와 무하마디야의 파트와 성명은 금식월 기간 동안 정부가 세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무슬림들이 지키도록 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그런 것이 없다면 무슬림들은 한낱 바이러스 때문에 사원에서의 집단예배나 친지, 지인들과 함께 금식 후 첫 식사인 저녁식사 행사를 금지하는 규정을 쉽게 무시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성 이슬람인 아쩨의 울라마 위원회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일 집단예배와 따라위 저녁기도회를 예전처럼 할 것임을 천명했다. 위원회는 모든 지역이 감염된 것이 아니므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억제 방침을 준수하는 선에서 집단예배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지역이 확실히 코로나 바이러스 청정지역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런 논쟁은 아무런 의도 없는 것이다. 이미 보건 재난이 닥친 와중에 대충 조심하는 것만으로는 파국을 피할 수 없다.

무하마디야와 NU는 공히 과학적, 종교적 논리로 팬데믹 시기의 종교집회 금지령을 정당화했다. 일각에서는 과학과 종교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 주장하지만 무슬림들은 알꾸란에서 물리적 거리두기와 봉쇄조치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쉽게 찾아 냈다.

예컨데 무하마디야는 언행록 하디스(hadith)에서 “그 땅에 역병이 돌거든 그곳에 가지 말고 네가 사는 곳에 역병이 발생하면 그곳을 떠나지 말라”고 한 예언자 무하마드의 말을 인용했다. 또 다른 하디스에서는 “병든 자를 건강한 이들이 있는 곳에 두지 마라’는 가르침도 있다.

지금 세계 모든 이들은 같은 어려움을 겪으면 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나 사원 같은 종교기관에 의지하려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집단기도회를 통해 감염병이 확산되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것들은 결코 라마단을 훼방하는 조치들이 아니다. 알꾸란에서는 신자들에게 금식을 명하면서 “알라는 너희들의 삶이 편하길 원하신다. 알라는 너희의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배동선 번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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