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서민후보 vs 독재자 전 사위' 인니 대선 4년전과 판박이 정치 편집부 2018-02-2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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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7일 조꼬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가운데)과 유숩 깔라 부통령(오른쪽)이 자카르타 므르데까 궁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독립 7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조꼬위 대통령 재선도전, 지난 대선 최대적수와 재대결 예고
동남아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차기 대선이 4년전과 마찬가지로 서민후보와 기득권 세력인 군장성 출신 정치인의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원내 1당인 투쟁민주당(PDI-P)은 지난 24일 발리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조꼬위 현 대통령을 2019년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이미 원내 2당인 골까르 당을 비롯한 4개 정당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였던 조꼬위 대통령은 이에 따라 재선 도전이 확정됐다.
중부 자바의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그는 요즘 보기 드문 '흙수저' 대통령으로 꼽힌다.
조꼬위 대통령은 2005년 중소도시인 수라까르따 시장으로 정계에 입문해 친서민 정책과 소통형 리더십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2012년에는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고, 여세를 타고 2014년 인도네시아 대선에 출마해 군부나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이 됐다.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지도자는 혈통(bibit), 사회적 지위(bebet), 자질(bobot)의 이른바 '3B'를 갖춰야 한다고 여겨지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승리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며 새 정치의 희망으로 부상했던 조꼬위는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개혁보다 경제살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앙정계에 기반이 없는 탓에 투쟁민주당 총재인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전 대통령의 '상왕 정치'에 휘둘려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다 최근에야 골까르 당 등과 연대해 홀로서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지하는 각 정당의 이해를 조정해야 하는 입장상 개혁적 색채는 다소 퇴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조꼬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현재까지 70%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조꼬위 대통령과 맞서는 가장 강력한 주자로는 군 장성 출신 정치인인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가 거론된다.
독재자 수하르또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쁘라보워 총재는 현지 명문가 출신이자 수하르또 정권 말기 군부세력의 대표주자로 군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나, 수하르또 집권기 군부에 의한 각종 인권침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보수세력의 강력한 지지로 당선이 유력시됐으나, 친서민 정책으로 돌풍을 일으킨 조꼬위 당시 투쟁민주당 후보에게 석패한 뒤 대선 불복을 선언하기도 했다.
공식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그린드라 당의 공동 창립자인 쁘라보워의 동생 하심 조조하디꾸수모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쁘라보워 총재는) 다음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선 조꼬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명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의 승자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4월 지방선거에서 중국계 기독교도인 전 자카르타 주지사를 낙마시키며 위력을 과시한 무슬림 과격파들이 쁘라보워 총재의 편에 서면서 보수성향의 무슬림 유권자를 끌어안을 필요성이 생긴 까닭이다.
인도네시아 정치권에선 유숩 깔라 현 부통령이 다시 러닝메이트로 나서는 방안이 언급되지만, 앞서 깔라 부통령은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투쟁민주당 내부에선 메가와띠 전 대통령의 딸인 뿌안 마하라니 인력개발문화조정장관과 측근인 부디 구나완 장군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위란또 인도네시아 정치·치안·법률 조정장관이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아구스 하리무르띠 유도요노 등 당외인사가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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