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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니서 '신성모독' 마녀사냥 광풍…전직 대통령까지 고발당해 사회∙종교 편집부 2017-01-2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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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에서 강경 무슬림 단체인 이슬람수호전선(FPI) 회원들이 유언비어 유포 등 혐의와 관련한 경찰의 수사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소셜미디어와 신성모독법을 무기 삼아 반대파를 마녀사냥하는 행태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 23일 집권 투쟁민주당(PDI-P) 총재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의 신성모독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장을 낸 인물은 강경 무슬림 단체인 이슬람수호전선(FPI)의 전직 간부로 확인됐다.
 
그는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투쟁민주당 창당 44주년 기념식에서 내세를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신성모독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실제 입건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번 사건은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 강경파가 득세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작년 9월 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에서 중국계 기독교도 주지사의 신성모독 논란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 일부가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속주의 전통이 강한 인도네시아에서 FDI를 비롯한 무슬림 강경파는 최근까지 비주류를 면치 못했으나, 작년 9월 중국계 기독교도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의 신성모독 논란을 계기로 급격히 세력을 확장했다.
 
인구의 1%에 불과하면서도 경제권을 장악한 중국계 기독교도에 대한 인도네시아 일반 시민의 거부감을 악용한 것이다.
 
이후 무슬림 강경파들은 자카르타 도심에서 10만 명 이상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거듭 열면서 세력을 과시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과 아혹 주지사를 필두로 한 신진 개혁세력의 대두에 위기감을 느낀 기성 정치권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결국 아혹 주지사는 이례적으로 선거 기간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014년 10월 20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투쟁민주당(PDI-P) 총재. [AP=연합뉴스자료사진]
 
 
현재 무슬림 강경파들은 아혹 주지사의 정치적 동반자인 조코위 대통령을 겨냥한 악성루머를 퍼뜨리며 정국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이런 행태를 비판하면서 내달 15일 지방선거에서 아혹 주지사의 재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무슬림 강경파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온건한 이슬람'과 '민주주의 국가'라는 정체성을 포기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조코위 대통령과 아혹 주지사가 주도해 온 반부패 정책에 대한 불만세력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자카르타전략국제연구소(CSIS)의 토비아스 바수키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종교적 문제를 넘어섰다"면서 "이는 청렴하고 투명한 정부에 대한 공격이자,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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