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건기에도 쏟아지는 비,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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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브까시 지역 마을.2025.7.8(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건기가 절정에 달했어야 할 시기에 예상치 못한 폭우로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치명적인 홍수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기후현상이 지구 기후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상청은 10월까지도 집중 호우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주말 국가재난방지청(BNPB)에는 전국적으로 홍수와 산사태를 포함한 21건의 수문기상 재해가 보고되었으며 그중 11건이 자카르타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7월 7일(월) 기준,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약 1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2,300채 이상의 가옥이 침수되어 그중 12채가 심각하게 파손됐다.
7월의 인도네시아는 건기의 한복판에 있어야 하지만 이때 연이어 내린 폭우가 당국을 당혹스럽게 했다. 지난 3월 기상청(BMKG)은 4월에서 6월 사이에 건기로 완전히 전환될 것이라 예측하며 이를 "습한 건기"라고 표현했다. 즉 건기로 접어들겠지만 간헐적으로 비가 내릴 것이란 예측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문재해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상청은 해당 전망을 전면 수정했다.
드위꼬리따 까르나와띠 기상청장은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3월 예측과는 달리 전지역의 30%만이 건기에 접어들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6월 말까지 전국의 64%가 건기에 접어드는 것이 그간의 통계 평균이었다.
드위꼬리따 청장은 올해 이상 강수량의 원인이 호주 몬순 약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몬순은 인도네시아에 건기를 가져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호주 몬순이 약화되면서 인도네시아 남부에서 이상 고온현상을 보이는 해수면 온도와 맞물려 폭우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기상청 소속 안드리 람다니는 지구적 기후변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이러한 수문재해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와 해수면 온도 상승과 같은 기후변화 지표들이 극심한 기상현상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대체로 유보적인 안드리의 평가와 달리 또 다른 기후 전문가 디끼 에드윈 힌다르또는 현재의 기상재해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지구적 기후변화의 명백한 징후라고 단언했다. 그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강우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는데 2019년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천명 이상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대대적인 홍수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매우 드문 현상이었다가 지금은 일상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디끼는 정부가 지역예산 및 지역사회 단위 수준의 공간계획 등을 조정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수립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극심한 기상현상으로 인한 미래의 피해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자카르타 수도권, 서부자바, 동부자바, 동깔리만딴, 남술라웨시, 서누사뜽가라, 말루꾸, 파푸아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이러한 이례적인 강우가 10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카르타 방재국(BPBD)은 지난 6일(일) 저녁 기준, 수도권에서 50개 지역이 침수되었다고 보고했다. 남부 자카르타와 동부 자카르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270cm에 달하는 홍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100여 가구의 주민들, 최소 371명이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쁘라모노 아눙 자카르타 주지사는 상류 지역의 폭우와 서부자바 보고르에서 유입된 홍수가 수도권 홍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며 일요일 동부자카르타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자카르타 수자원국을 포함한 모든 관련기관에 신속히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카르타 수도권 외에 남술라웨시에서도 홍수피해가 컸고 특히 반따엥 지역에서는 1,200여 가구가 물에 잠기고 도로와 제방이 파손됐다. 서부자바에서는 여러 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반둥 인근 렘방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1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보고르에서도 2명이 사망했다.
국가방재청 대변인 압둘 무하리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기성청이 기상조정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세스나 항공기(Cessna aircraft)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자체 당국과 주민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압둘 대변인은 비가 한 시간 이상 내리면 강과 경사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며 조기 대피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마뜨라 일부 지역에서는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방재청은 7월 2일부터 5일까지 북수마뜨라의 서아쩨군과 다이리군, 북니아스군에서 최소 47헥타르의 토지가 불에 탔다고 보고했다.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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