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기세 등등했던 로마가 몰락한 진짜 이유 문화∙스포츠 편집부 2012-12-1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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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제국은 번성했다. 그 바탕은 충분한 식량이었다. 속주(屬州)에서 식량을 세금으로 징수하는 관리, 제국 전역에 실핏줄처럼 뻗은 운송 도로, 도시 주변의 보관 창고, 그리고 약탈을 막아주는 군대가 이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력이 떨어져 곡물 생산이 줄자제국은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생산이 줄어드니 조세 징수 체계가 붕괴됐고 세금을 거두지 못하니 군대도 무너졌고 교역도 멈췄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지만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영국의 농업경제학자인 프레이저와 미국의 언론인인 리마스는 식량의 눈으로 인류문명의 부침을 분석하고 해석한다. 이들에 따르면 식량은 문명의 원천이다. 번영·종교·정부·군대는 모두 식량에 좌우된다. 로마는 물론 고대 메소포타미아·미케네 등등 인간이 세운 모든 문명은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된 잉여식량을 바탕으로 일어섰지만 식량공급이 줄면서 급속히 무너졌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현대 사회에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지은이들의 지적이다.
현대 식량공급 시스템은 17세기 초 서구의 항해술 발달에 따른 글로벌 교역으로 태동했다. 식품의 잉여 생산, 장거리 운반, 장시간 저장이 그 바탕이다. 현대 문명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가능할 때 존립 가능하다. 어느 한 가지라도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면 무너질 수 있다.
안타깝게도 붕괴의 징후가 이미 보이고 있다는 게 지은이들의 지적이다. 자연이 겪고 있는 기후변화가 대표적 요인이지만 인간이 만든 현대 농업 시스템도 큰 몫을 한다. 경제성은 높으나 가뭄과 병충해에 취약한 단일작물에만 의존하는 상업적 농업 말이다. 게다가 지력을 보충해주는 숲은 지난 3세기 동안 전 세계에서 약 40% 줄었다. 25개 국가에선 숲이 완전히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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