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조코위와 쁘라보워, 동맹 관계 조짐...이해관계 맞아떨어지나 정치 편집부 2023-02-0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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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선을 위해 선거인단 번호를 들어보이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 2018.9 (사진=자카르타경제신문/Aditya)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이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두 차례에 걸쳐 치열하게 격돌한 것도 이제 오래 전 일이 되었다.
2014년 처음 대선 토론회에서 맞붙은 지도 어언 9년, 두 사람은 이제 2024년 대선에서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이는 탄탄하고도 상징적인 관계로 발전해 왔다.
정치 분석가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수까르노 가문, 유도요노 가문에 버금갈, 가히 ‘왕조’라고 할 만한 또 하나의 정치 엘리트 가문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에는 쁘라보워가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31일자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그린드라당 총재이기도 한 쁘라보워는 최근 중부 자바 수라까르따를 방문했을 때 부친이 지나간 길을 그대로 뒤따르고 있는 조코위 대통령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Gibran RakabumingRaka) 솔로 시장을 만나 그의 관저에서 2024년에 중부지바 주지사나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쪽 주지사직은 모두 궁극적으로 대선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것으로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와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가 현재 몸소 그 중요성과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 두 주지사는 2024 대선 당선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쁘라보워와 함께 줄곧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예전 조코위의 만만찮은 정적이었던 쁘라보워가 이젠 조코위의 아들에게 정치적 조언을 해주는 막역한 사이가 된 것이다.
기브란은 1월 24일 기자회견에서 쁘라보워로부터 계속 전진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라는 의미다.
쁘라보워 역시 기브란과 만난 후 그가 중부자바 주지사나 자카르타 주지사 양쪽 모두에 적합하다며 지지의사를 밝혔고 기브란이 출마한다면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는 덕담도 덧붙였다.
기브란을 만나고 며칠 후에 쁘라보워는 북부 수마뜨라 델리 서르당 군(Kabupaten Deli Serdang)을 방문해 그의 최측근 다닐 시만준딱(Dahnil Simanjuntak)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그는 따로 시간을 빼 조코위 대통령의 사위인 보비 나수띠온(Bobby Nasution) 메단 시장을 만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보비를 만나고 나온 쁘라보워는 그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인해 북부 수마뜨라 주도인 메단에서 사람들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칭찬하며 보비가 원한다면 더 큰 자리로 나아갈 자질을 충분하다며 추켜세웠다.
공생 관계
뜨리아스 뽈리띠까(TriasPolitika) 전략연구기관 소속 정치분석가 아궁 바스꼬로(Agung Baskoro)는 쁘라보워가 조코위 대통령의 아들과 좋은 관계를 맺은 것은 대통령과 그의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쁘라보워가 2024 대선에 나서려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조코위가 자기 가문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려 하고 있는데 그런 조코위에게 있어 차기 대통령이 될 지도 모를 야심만만한 인물, 유력한 정당의 강력한 총재 이상으로 힘이 되어 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대선 승리를 위해 조코위 대통령 지원이 필요한 쁘라보워가 조코위 아들과 사위가 좀 더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도록 길을
닦아주는 것은 상응하는 대가라고 아궁은 분석했다.
늘 대선 후보군 선두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쁘라보워는 매우 높은 당선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조코위 대통령으로서는 퇴임 후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감안해 진지하게 2024 대선 지지를 고려할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작년 11월 쁘린도(Perindo)당 창립기념행사에서 ‘다음 대선은 쁘라보워(가 이길)차례’란 그의 발언은 진심이 상당히 묻어 나온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전직 육군 삼성 장군 출신인 쁘라보워의 그린드라당은 국민각성당(PKB)과 정당연합을 결성해 대선 참여 요건인 지지 정당 또는 정당연합의 국회의석 점유율 20% 이상을 충족시킨 상태다.
그가 특정인, 즉 기브란 솔로 시장이나 보비 메단 시장을 정말 지원하기 위해 그들이 출마할 특정 지역 지방선거에 그린드라당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인지 여부도 조코위와 쁘라보워 사이의 밀월관계를 평가하는 시금석이다.
현재 한 유뷰트 동영상에 등장한 관광창조경제부 장관 겸 그린드라당 자문위원장인 산디아가 우노가 쁘라보워와 아니스 사이에 2017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는발언이 일파만파 다양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양쪽 중 어느 한 쪽이 대선에 나갈 경우 다른 한 쪽은 그와 경쟁하지 않겠다는 것이 합의의 핵심이다.
그러한 합의가 정말로 있었는지 묻는 나스뎀당 정치인 악바르 파이잘(Akbar Faizal)의 질문에 산디아가는 ‘2019 대선에서 이는 매우 ‘결정적’이었다고 답하면서도 구체적 내용과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산디아가는 2017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당시 아니스 바스웨단의 러닝메이트로 뛰어 당선 후 부지사가 되었고 그린드라당은 아니스를 지원하던 핵심 정당이었다.
대통령 차남 카에상의 미래
대통령 차남 카에상 빵아렙(Kaesang Pangarep)이 정계 입문과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가 아버지의 소속정당인 투쟁민주당(PDIP)이 아니라 쁘라보워의 그린드라당 입당을 고려 중이란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조코위 대통령의
퇴임 후 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다각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조코위로서는 비록 자신이 현재 소속해 있지만 ‘당신은 단지 당의 일익을 담당하는 일꾼’일 뿐이라며 매번 틈날 때마다 상기시키고 폄하하려는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의 투쟁민주당에 대통령 퇴임 후 미래와 이해관계를 전적으로 의존할 리 없다.
정치분석가 아궁은 조코위가 자신이 이룩한 정치 명문가문의 명맥을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이어가려면 투쟁민주당 영향력 바깥에 자신이 언제든 올라탈 수 있는 또 다른 정당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카에상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정당은 비단 그린드라당 만이 아니지만 그린드라 부당대표 부디사뜨리오 지완도노(Budisatrio Djiwandono)는 젊은 세대가 정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그간 당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며 카에상 들으라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 뽈리띡 인도네시아의 바워노 꾸모로(Bawono Kumoro)는 앞으로 카에상의 정치 커리어가 미래에 조코위와 쁘라보워가 어떤 관계를 맺어 나갈 지, 쁘라보워가 과연 2024 대선에서 승리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만약 쁘라보워가 대선에서 또 패배한다면 쁘라보워와 조코위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기 쉬우므로 카에상으로서는 적절한 정치적 지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투쟁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한편 기브란은 카에상이 어디 입당할 것인지 알지 못하며 자신은 단지 그 문제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투쟁민주당 역시 카에상에게 정식 당원으로
등록할 것을 촉구했다. 하스또 크리스티얀또 투쟁민주당 사무국장은 이에 한 술 더 떠 지난 1월 28일(토) ‘한 가족 구성원들은 각각 다른 당적을 가질 수 없다’는 당규정을
들먹이며 카에상을 기필코 붙잡으려는 모양새를 보였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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