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장 괴한들, 쾌속정에 태워 바다로 도주 사건∙사고 편집부 2012-12-18 목록
본문
나이지리아서 한국인 4명 또 피랍
현대중 “돈 뜯어내려는 가능성 커”
외교부 “조속한 석방 위해 노력중”
지난 17일 오후 3시(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의 서남부 바엘사주 브라스섬. 현대중공업제관공장 구조물 공사장에 무장한 괴한들이 들이닥쳐 현대중공업 직원 채모(59)·김모(49)·김모(49)·이모(34)씨를 납치했다. 현지엔 총 6명의 현대중공업 한국인 근로자가 체류하고 있었지만 2명은 공사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 있어 화를 면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무장 괴한들은 한국인 4명과 현지인 근로자 2명을 납치해 바닷가로 끌고 간 뒤 쾌속정(스피드보트)을 타고 빠져나갔다. 현지인 무장 경비원도 근무 중이었으나 총격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들은 해상의 보트에서 현지 근로자 1명을 풀어줬고, 그가 헤엄을 쳐 사건 현장에 돌아온 뒤 다른 현대중공업 직원에게 납치 사실을 알렸다. 나이지리아 한국 공관을 통해 피랍 사건이 외교통상부에 보고된 것은 사건 발생 후 3시간쯤 지난 뒤였다.
18일 외교부 당국자는 “괴한들로부터 아직 연락이 없어 (납치범의 신원과 피랍 직원의 위치는) 우리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나이지리아 외교부, 치안당국,주정부와 긴밀히 접촉하며 근로자 4명의 안전 확보와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 납치사건이 발생한 것은 2006년 6월, 2007년 1월과 5월, 올해 4월에 이어 다섯 번째다. 특히 2007년 1월에도 바엘사주에서 대우건설 직원 피랍 사건이 있었다.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에선 금전을 요구하기 위한 피랍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돈을 목적으로 한 납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피랍 소식이 알려지자 현대중공업 울산본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후 울산 본사 2층에 긴급대책상황실을 마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브라스섬에 제관공장을 짓기 위해 나이지리아 바엘사주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후 일부 임직원이 현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나이지리아에는 현대중공업·대우건설 등 11개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외국지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피랍된 사건은 처음”이라고 했다.
피랍된 현대중공업 직원 4명은 모두 울산에 살고 있다. 이 중 3명은 계약직 직원들로 올해 초부터 2년간 파견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모(59)씨는 지난해 과장으로 정년퇴직 후 올해 다시 계약직 신분으로 파견 근무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피랍 직원의 한 가족은 이날 오전 일찍 상황실을 찾아 구체적인 피랍 상황을 전해 들었다. 가족들은 울먹이며 “제발 무사히 돌아오도록 힘써달라”고 회사 측에 요청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직원은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회사가 생긴 뒤 이런 납치사건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빠른 협상으로 모두 건강히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 이전글일본 중의원 당선자 72% “전쟁•군대보유 찬성” 2015.08.20
- 다음글알리안츠 印尼서 뇌물 줬다 1230만달러 벌금 2015.08.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