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두 야당 인사 사면으로 야권에 손 내미는 인니 대통령 정치 편집부 2025-08-0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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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무역부 장관 토마스 렘봉(왼쪽) /투쟁민주당(PDI-P) 사무총장 하스또 끄리스띠얀또
인도네시아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은 두 야당 인사를 사면해 야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2일 전했다.
쁘라보워 대통령이 또마스 렘봉 전 무역부 장관에 대한 법적 절차의 중단 및 폐기(abolition), 투쟁민주당(PDI-P) 사무총장 하스또 끄리스띠얀또를 위시한 1,116명의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들의 사면(amnesty)을 요청하는 제안서를 국회에 보낸 것은 사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행보였다.
또마스는 원당 수입 관련 부패사건으로 최근 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하스또는 지난 주 자카르타 부패법원에서 2019년 의원 후보 지명과 관련한 뇌물 수수 혐의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집권 여당인 그린드라당 소속 수프미 다스코 아흐맛 국회 부의장과 수쁘랏만 안디 아그따스 법무장관은 7월 31일(목) 밤 정부와 원내 정당들 간 협의를 가진 후 대통령의 해당 제안을 의회가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수쁘랏만 장관은 자카르타 스나얀 소재 국회의사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적 이익과 정치적 단결, 그리고 예의 두 사람이 과거 국가에 기여한 공로를 이유로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사면을 제안된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 아르디안또로 차관은 이와 같은 결정이 국민적 단결을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상호 협력을 촉구했는데 이는 사실상 사면을 받은 두 정치인이 소속한 야권을 향한 주문으로 읽힌다.
그는 쁘라보워가 이들의 입건, 구속, 기소 등 법적 절차에 개입하려 했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모든 인도네시아 국민은 법 앞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해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실제로 범행을 저질러 응분의 법적 조지를 당한 것이며 쁘라보워 대통령이 대국적 차원에서 이들을 사면한 것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사법제도의 정치화
분석가들은 쁘라보워가 또마스와 하스또에 대한 사면을 결정한 것이 사법제도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고 국가적인 부패방지 노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헌법 전문가 비비뜨리 수산띠는 이를 정치적인 의도로 사법 절차에 간섭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사법제도 정치화’의 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사면이란 범죄 행위와 그 판결을 인정하고 처벌 내용이 확정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사면 결정이 나왔더라도 이전 판결에 대해 항소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으나 두 피고인의 변호인단은 쁘라보워의 사면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스또의 법률 대리인인 로니 딸라쁘시는 이 사건이 처음부터 정치적인 의도의 개입으로 시작된 것이라 주장했고 또마스의 법률팀은 이번 폐지 결정을 수용하는 것이 토마스의 범죄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또마스와 하스또 측은 두 사건 모두 정치적 동기로 사법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작년 선거에서 쁘라보워를 암묵적으로 지지했던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인사들을 처단해 본때를 보이려는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또마스는 2024년 선거에서 낙선한 아니스 바스웨단 대선후보의 선거 캠페인을 이끌며 조코위와 쁘라보워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한편, 사실상 원내 유일 야당인 투쟁민주당(PDI-P)은 정부가 부패척결위원회(KPK)를 움직여 하스또를 무리하게 구속, 기소하여 징역형까지 이끌어 낸 것은 투쟁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당을 배신한 조코위 일족을 제명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거듭 주장해 왔다.
반대세력의 부재
그간 수사와 재판 과정이 세간의 시선을 끌었던 또마스와 하스또가 모두 사면됨에 따라 분석가들은 쁘라보워 정권에 대한 투쟁민주당의 투쟁 수위가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여론조사기관 인디까또르 뽈리띡의 정치 분석가 께네디 무슬림은 이번 쁘라보워의 사면 결정이 이미 압도적인 여권 정당연합을 구성하고서도 자신을 제외한 어느 정당도 지나치게 지배적인 세력이 되지 않도록 거대 정당연합 속에서 각 정당 간 권력 균형을 맞춰 서로 견제하게 하려는 쁘라보워의 성향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라 보았다. 즉 현재 여권 전체에 대항하고 있는 투쟁민주당을 여권으로 끌어들여 정당연합 안에서 거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골까르당을 견제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께네디는 향후 4년간 투쟁민주당에게 선명한 야당 브랜드를 허용하는 것에 비해 주요 야권 정치인 두 명을 사면하는 것이 치러할 대가가 적다고 평가했다. 그렇지 않으면 쁘라보워 정권이 부진할 때마다 투쟁민주당이 가장 큰 정치적 이득을 홀로 거두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카르타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아리아 페르난데스는 쁘라보워가 정치적 마찰을 완화하고 정부와 야권 두 세력 간 안정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이번 사면 카드를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호주 머독대학교 인도-태평양 연구센터의 이언 윌슨 선임연구원은 사면 이후 예상되는 야권과의 정치적 화해가 앞으로도 사법 절차를 엘리트 정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추세는 이미 조코위 정부 시절에도 시도되었는데 현 쁘라보워 정부에서도 같은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 정권에서 특정 정치인이나 주요 인사들의 부패 혐의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했는데 현 정권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기조를 이미 읽었는지 투쟁민주당 총재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는 지난 7월 30일(수) 당 행사에서 쁘라보워 정부를 안정을 위해 지지할 것을 당원들에게 촉구한 바 있다. 야당으로서는 선명성이 이미 크게 퇴색한 상태에서 하스또의 사면은 투쟁민주당에게 현 정권에 보다 우호적인 입장을 갖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윌슨은 이러한 현상이 투쟁민주당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니스 바스웨단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으므로 대중조직(ormas)을 이용해 범 야권을 세력화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투쟁민주당 고위 정치인 사이드 압둘라는 최근 하스또에 대한 사면이 사전에 정치적 거래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하스또 사면을 위해 당 지도부가 쁘라보워 측과 일종의 딜을 했다는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그러한 관행이 당의 원칙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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